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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봉 기자
  • 승인 200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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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20개 분야 2003년 평가와 2004년 전망
[IT 20개 분야 2003년 평가와 2004년 전망] (5) ERP

SMB 시장 ‘융단폭격’ 속에서 확장형 ERP ‘성숙’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정착 …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에 집중

올해 국내 ERP 시장을 요약한다면 우선 대기업 시장의 포화 상태로 다국적 업체들의 SMB 시장 진출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국내 ERP 시장 가시화에 따라 국내외 업체간의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를 이어 확장형 ERP에 대한 제품 완성도와 시장이 성숙했다는 점도 올해 이슈가 됐다. 하지만 3만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에 참여했던 토종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도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던 한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ERP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과 통합되어 기업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써 발전됨에 따라 2004년에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올해 국내 ERP 시장은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향후를 준비하는 한해로 평가할 수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위축과 ROI에 대한 재검토, 새로운 시장 돌파구 창출과 그에 따른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정비 등, 국내외 솔루션 업체들은 내부 정비에 힘을 쏟았다.

솔루션 측면에서는 확장형 ERP가 지난해에 개념 전파에 이어 향후 잠재력있는 솔루션으로 인정을 받았고 시장 측면에서는 중소/중견기업(SMB) 시장이 모든 벤더들이 군침을 삼키는 시장으로 부상했다.

확장형 ERP 정착

ERP는 ‘전사적(Enterprise)’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내(Intra-Enterprise) 프로세스 처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ERP 업체들이 확장형 ERP 또는 ERP Ⅱ라는 개념으로 기업내 프로세스 범위를 넘어 대상 주체 및 업무 성격을 외부로 확장하고 있다. 이런 개념에서 나온 것이 확장형 ERP다.

확장형 ERP는 기존의 ERP 시스템을 기반으로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프로큐어먼트 등 다양한 솔루션들을 연계, 기업 IT 자원들을 일관성 있게 관리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요구에 의해 나타났다. 또한 의사결정 및 경영관리 측면에서 일상 경영관리 차원을 넘어 경영관리 및 전략경영 차원의 업무 수행과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BI(Business Intelligence), KM(Knowledge Management), CM(Contents Management)등의 기능이 ERP에 추가됐다.

대상 주체 및 업무 성격 측면에서 단일 기업의 거래 처리 중심이었던 ERP가 점차 개별 기업 주체를 넘어서 공급사슬 전반과 거기에 관련된 기업 구성원까지 아우르는 거래 처리 및 관계 관리 등으로 발전했다.

시장에서 확장형 ERP에 대한 수요는 ERP 시스템이 기구축된 후 타 정보시스템과 접목시키는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벤더들이 확장형 ERP에 대한 개념 전파에 노력했다면 올해는 중소기업 IT화 사업의 지속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SMB 시장의 확대 등으로 구체적인 실수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ERP 발전 과정
연도
형태주요특징주요 기능
1970년대MRP생산계획, 부품표 및 재고 정보를 기반으로 제조일정, 자재생산 및 조달계획을 계산하는 기법
자재수급관리,
재고의 최소화
1980년대MRPⅡ생산능력계획과 기준 생산계획의 피드백, 조달예산계획, 설비구입계획, 재고예산계획, 제조재무계획, 판매계획과 연동한 시스템
제조자원관리,
원가절감
1990년대ERP기업의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첨단 IT를 기반으로 선진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구현된 시스템
전사자원관리,
경영관리
2000년대확장형
ERP
기업 내부 프로세스를 외부로 확장하기 위해 ERP를 기반으로 SCM, CRM, KMS, 그룹웨어 등을 하나의 패키지에 연동시킴
-

SMB 시장 경쟁 치열

2002년부터 솔루션 업체들의 가장 큰 경쟁 부문으로 부상했던 SMB 시장이 올해 ERP 시장에서도 이슈가 됐다.

산업자원부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국내 대기업의 60%가 ERP 도입을 완료했고 중소기업의 경우는 산업자원부의 지원으로 진행된 중소기업정보화 사업의 결과로 43% 정도가 이미 ERP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기업 시장은 이미 전통적인 ERP로는 포화된 시장이며 중소기업 시장도 점차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는 이미 구축한 솔루션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지 여부가 불투명한 사이트들이 많으며 그런 관점에서 남아 있는 미구축 시장과 이미 구축이 완료된 시장에서의 업그레이드 또는 교체 수요가 상당 수준에 이를 것으로 파악돼 SMB 시장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대기업 시장에 집중하던 외산 벤더들이 이 시장을 타깃으로 한 솔루션과 마케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고, 국내 솔루션 제공 업체들도 SMB 시장에 대한 솔루션 군을 갖추고 영업 마케팅에 주력했다.

ERP 시장은 이제 외산 제품은 대기업, 토종 제품은 중소기업이라는 시장 양분론 개념이 사라지고 외산 제품과 국산 제품이 SMB 시장을 타깃으로 출혈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한편 올해 국내외 ERP 벤더들을 가장 긴장하게 만든 것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ERP 시장 진출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2004년 7월 마이크로소프트 MBS 사업부를 정식 출범, MS ERP 솔루션을 국내에 공급/구축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솔루션즈그룹(ESG)과 함께 중소기업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토종 업체 및 소형 외산 업체들의 시장이었던 중소기업 시장이 대형 시장의 경우처럼 외산 ERP 경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또한 SMB 시장에서 SAP, 오라클, MS의 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향후 제품의 저가 공급이 예상되면서 실제 경쟁력이 없는 ERP 업체들이 퇴출되는 상황이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1년 산업자원부가 3만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 일환으로 업종별 ERP 템플릿 개발사업을 위해 19개의 컨소시엄을 선정하는 등 총 120억원의 예산을 편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뉴소프트기술, 더존디지털웨어, 소프트파워, 영림원소프트랩, 인성정보, 지앤텍, 코인텍, 한국하이네트 등 토종 ERP 업체들의 급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었다.

하지만 외적인 성장에 비해 남는 건 없다는 목소리와 ERP를 구축한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사용할 없어 오히려 정보화의 역기능을 양산해 ERP 솔루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심어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왔었다.

이런 우려 속에서 불거져 나온 것이 지난 10월 KAT의 부도사태다. 출혈 가격경쟁, 검증되지 않은 솔루션에 대한 밀어주기 식 사업, 정부의 단기적인 대처, 기업의 방만한 운영 등으로 ERP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함께 국산 솔루션에 대한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신규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

2004년 ERP 시장은 성숙기를 지나 확장형 ERP 분야로의 적극적인 진출이 예상된다. SCM의 경우 그 범위가 모호하고 대형 프로젝트라는 인식 및 구체적인 ROI를 제시할 만한 데이터가 없었으며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정보화에 대한 투자 여력 부족 등으로 올해는 이 분야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창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4년에는 정부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의 정보화 지원 사업에서 기존 ERP 분야에서 협업, SCM 등의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며 국내 경기가 내년도에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확장형 ERP 분야의 신규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산업별로 ERP 적용의 요구사항이 많은 업종인 조립제조업에서 프로세스 산업과 소비재 제조업종으로 확대되고 될 전망이다. 공공기업에서 ERP가 정보기술의 표준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성공적인 구현사례를 기반으로 점차 도입이 확산될 전망이다. 또, ERP 적용의 안정화 단계의 고객들에게 경영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가 신규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내년 국내 ERP 시장은 프로젝트 소형화와 함께 SMB 시장 활성화라는 두 축에 의해 움직일 전망이다. 또한 벤더들은 신규 고객 발굴보다는 기존 고객을 통한 매출 증대에 더 편중할 것이다. 신규 고객 발굴에 드는 비용보다는 기존 고객을 통한 거래 진행이 적은 비용으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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