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도 잡고·사람도 만나고… 얼큰한 매운탕에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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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잡고·사람도 만나고… 얼큰한 매운탕에 ‘풍덩’
  • 승인 2003.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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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종류의 낚시가 있고, 그 낚시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특징과 재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렁이나 떡밥 등의 미끼를 쓰지 않고 동물의 털 등을 이용하는 ‘플라이 낚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낚시를 좋아하지만 지렁이를 끼우는 게 싫어 플라이 낚시를 접하게 됐다는 아이앤씨마이크로의 정동호 이사는 우연히 시작하게 된 플라이 낚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벌써 3년 이상 매 주말마다 강가로 달려가고 있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란 영화에서의 그림같은 낚시장면에도 바로 이 플라이낚시가 쓰였다는데... 아름다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늘도 낚시줄을 던지고 있는 정동호 이사를 만나본다. <장윤정 기자>

정동호 이사는 플라이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손수 만든 미끼로 고기를 낚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원래 플라이낚시는 송어를 낚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송어가 자주 먹는 벌레의 모양을 본 따 닭털, 오리털, 사슴털 등 동물의 털로 만들게 됐다.

정 이사가 보여주는 미끼통에는 흡사 액세서리를 연상시킬만큼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미끼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이 모든 미끼는 정 이사가 손수 제작한 것이다.

주변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회사에서건 집에서건 틈이 날 때마다 미끼를 만든다는 정 이사는 “시간이 없어 낚시를 가지 못할 때도, 회사일로 머리가 복잡할 때도 미끼를 만들다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해진다”고 언급한다.

또 정 이사는 플라이 낚시의 즐거움으로 낚시줄을 날리는 ‘캐스팅(casting)’이라는 플라이 낚시 기법을 꼽는다. 그는 “플라이 낚시에 사용되는 미끼가 털로 만든 가벼운 것이기 때문에 물에 뜨는 바늘, 중간에 뜨는 바늘, 가라앉는 바늘 등 바늘의 무게와 낚시줄의 무게, 던지는 힘 등에 의해 내가 원하는 곳에 날아가 떨어지게 된다”며 “하루하루 솜씨가 늘어가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플라이 낚시만의 즐거움”이라고 강조했다.

연친화적 소재로 환경오염 거의 없어

한편 동물의 털을 이용한 미끼는 강물에 떨어져도 전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기 때문에 자연사랑에도 일조한다. 특히 낚시를 간 곳의 지형을 잘 살펴, 이 강물에 사는 곤충들이 어떤 종류인지 또 성충인지 애벌레인지 파악해서 성충 모양 또는 애벌레 모양의 미끼를 사용해야 물고기를 잡을 수 있어 자연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 때문에 정 이사는 올해 6살난 딸이 조금만 더 크면 낚시에 데리고 다닐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 딸이 크기를 기다리는(?) 동안 정 이사는 플라이낚시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기 위해 회사사람들을 모아 올초 ‘낚시동호회’를 결성했다. 매월 1회씩 물맑고 산세좋은 전국 유명 낚시터로 여행을 떠나는 아이앤씨 마이크로시스템즈의 낚시동호회는 직접 낚은 고기로 매운탕도 끊이고 오순도순 둘러앉아 좋은 먹거리, 좋은 사람, 그리고 오랜만의 여유도 함께 낚는다.

정 이사는 “지금은 시간이 많지 않아 강으로만 낚시를 다니고 있지만 향후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바다낚시를 가고 싶다”며 “플라이 낚시가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취미로 전파됐으면 한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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