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격자, 위장 언론사 이용 국내 여론전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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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격자, 위장 언론사 이용 국내 여론전 시도”
  • 김선애 기자
  • 승인 2023.11.13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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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과 보안기업 합동 분석 보고서 공개
중국, 홍보회사·보도자료 배포 서비스·언론사 위장해 뉴스 배포

[데이터넷] 중국 배후 공격자들이 갈등관계에 있는 국가의 여론조작을 위해 위장 언론사를 이용해 가짜 뉴스를 배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데, 이러한 시도가 우리나라를 타깃으로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과 이스트시큐리티·SK쉴더스·S2W·윈스로 구성된 국가사이버안보센터 합동분석협의체(NCSC)는 13일 ‘중국의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를 악용한 영향력 활동’ 보고서를 공개하고 중국 언론홍보업체 등이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웹사이트 38개를 개설,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반 공격자들은 언론홍보대행사 혹은 뉴스와이어와 같은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를 통해 우리나라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들로부터 공급받아 기사를 게재한 미디어는 대부분 우리 정부에 정식 등록된 언론사가 아니며, 중국 등 해외 서버에서 운영되고 있는 위장 언론으로 보인다.

홍보회사·보도자료 배포 서비스 위장 여론전 펼치는 공격 방식
홍보회사·보도자료 배포 서비스 위장 여론전 펼치는 공격 방식/ NCSC

타사 뉴스 무단 게재 후 SNS로 공유 시도

NCSC가 분석한 사례 중 중국 홍보회사 하이마이(Haimai)에서 운영하는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 타임즈 뉴스와이어(Timesnewswire)와 자체 제작한 한국 언론사 위장 사이트 18개를 통해 정치·사회적 콘텐츠가 배포된 것이었다.

하이마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해외 국가에 언론 홍보를 대행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포털인 네이버와 서울프레스, 충청타임스, 부천테크 등 실제 존재하지 않은 한국 지역 언론사에 보도자료 배포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위장 사이트의 도메인은 모두 동일한 IP 43.155.173.104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 텐센트에서 호스팅하는 서버로 확인됐다. 18개 사이트 대부분 도메인이 2020년 9월부터 10월까지 수 초 간격으로 고대디(GoDaddy)를 통해 등록됐다.

위장 언론 사이트에 친중, 반미, 반일 성향 기사가 게시돼 있는데, 민감한 사안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는 시점에 맞춰 게시됐다. 예를 들면 지난해 10월 ‘주한미군 세균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깜깜이 실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유튜브 영상의 링크를 게시했다. 이 영상은 부산 MBC ‘부산에 미군 세균실험실이 있다’는 영상을 부산 MBC 로고를 삭제하고 자체 보도영상인 것처럼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에서 이 영상을 업로드한 채널에는 6개의 동영상이 업로드 되어 있는데, 튀르키예 어를 기반으로 한 계정의 댓글이 있으며, 어색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다.

월드뉴스와이어(wdwire)와 연동된 한국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 11개도 추가로 확인됐다. 이들도 한국 지역언론사로 위장했으며, 일본 핵오염수 관련 글과 제주 4·3사건과 관련된 글이 있으며, 그 외에는 중국 관련 홍보와 보도자료다. 4·3 사건 관련 글은 하이마이가 위장 언론에 게시한 글과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확인된다.

한편 구글 맨디언트가 7월 공개한 ‘하이에너지(HaiEnergy)’ 분석 보고서에서는 하이쉰(Haixun) 소유 위장 웹사이트 72개 중 한국어로 제작된 사이트 9개가 확인됐으며, 이 사이트에 업로드 된 글의 이미지와 비디오 호스팅 주소가 하이쉰 관련 도메인이었다.

보고서에서는 “이번 보고서에서 분석한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는 게시글이 많지 않고, 우리나라 인터넷 뉴스 기사는 토털 사이트를 통해 노출되는 인링크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력은 높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위장 언론사 사이트 게시글을 SNS에 유포하면서 영향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활동이 본격화 되기 전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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