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풍랑이 요동치는 지금, “EMC 진가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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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풍랑이 요동치는 지금, “EMC 진가 보여주겠다”
  • 승인 2003.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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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 한국EMC와 동고동락을 함께 해 온 정형문 사장의 뒤를 이어 김경진 사장이 새롭게 한국EMC의 조타(操舵)를 잡았다. 거친 풍랑이 요동치는 지금이야말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일 수도 있지만, 자칫 풍랑에 전복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행동 하나 하나에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김 사장이 제시하는 조타술은 무엇인지 직접 들어봤다. <권혁범 기자>

한국EMC가 현재의 위치에 서기까지 정형문 현 한국EMC 회장이 얼마만큼의 기여를 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동감하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 한국EMC 사장에 누가 선임될 지 지대한 관심이 모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 7월 10일 한국EMC는 그 동안 영업담당 전무로 근무해 온 김경진 사장을 한국EMC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무난한 인사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맡게 돼 아직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특히 회계연도 중간에 사령탑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과연 초보(?) 사장이 올 한 해를 무난히 마감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몰렸다.

김 사장은 선임 이후 아태본부를 방문하는 등 본사 차원의 교육 과정을 마친 지난 달 중순경 이와 같은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조직 변화로 인한 임팩트 최소화와 새로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장이 바뀜으로 인해 조직원은 물론, 채널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EMC는 올 한 해 동안은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관리에 있어서도 아무런 변화를 꾀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직원들과 일일이 일대일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이 사실을 분명히 했으며, 기존 채널을 방문해 한국EMC의 이러한 전략을 다시 한번 재확인시켰다”고 말했다.

“올해까지는 現 모멘텀 유지한다”

하지만 김 사장의 ‘現 모멘텀 유지 방침’은 올해까지다. 이미 시장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EMC와 견줄만한 제품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이제 경쟁사들도 EMC 제품에 버금가는 제품을 내놓은 상태며, 불안한 경제 상황, 정치적 이슈로 인한 프로젝트 연기 등 주변 환경은 더 이상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 중 무엇보다도 중요한 도전은 바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시장의 변화다. EMC 본사는 진작부터 이와 같은 변화를 감안해 체질 개선을 추진한 바 있다. 컨설팅 전문업체인 악센추어와 합작사를 설립한 것도, 데이터 보호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인 레가토시스템즈를 인수한 것도 모두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반면 한국EMC는 본사의 정책대로 변화를 추진해 왔지만, 최근까지도 여전히 하드웨어 매출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 사장은 내년부터는 한국EMC도 본사와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서비스, 컨설팅 비중을 50%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메트릭스 중심의 현 채널 정책에도 메스를 가할 계획이다. 기존 스킬셋을 유지시키는 한편 새로운 스킬셋을 갖출 수 있도록 채널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진정한 토털 스토리지 솔루션 업체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0위권 진입, 시장 성장보다 더 높은 성장률 기록, 일만 하는 회사가 아닌 일할 맛 나는 회사로의 직장 문화 전환, 그리고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회사로의 도약을 다짐하는 김 사장의 공약이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 지 앞으로 계속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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