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능형홈 산업 경쟁력 확보 추진…매터 기반 연동·호환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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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능형홈 산업 경쟁력 확보 추진…매터 기반 연동·호환성 강화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3.08.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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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Home 구축·확산 방안’ 발표
건설·가전·AI 기업 참여 ‘지능형홈 얼라이언스’ 연내 출범
이용자 중심 ‘애프터마켓’ 육성, 다양한 제품 구입 지원
공동주택 경계보안 모델 대체할 제로트러스트 실증 수행
글로벌 선도형 지능형 홈 실증 예시. /과기정통부
글로벌 선도형 지능형 홈 실증 예시. /과기정통부

[데이터넷] 국내 지능형홈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사실상 글로벌 표준인 ‘매터(Matter)’를 기반으로 관련 기기의 연동성·호환성 강화를 추진한다. 국내 건설·가전·기기제조·AI 기업이 참여하는 ‘지능형홈 얼라이언스’를 연내 출범해 민간에서 산업 발전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공동주택의 경계보안 한계를 극복할 제로트러스트 모델 실증을 수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개최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신시장 창출과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지능형홈(AI@Home) 구축·확산 방안’을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혁신의 핵심 선도 분야로 지능형홈이 부상하고 있다. 과거 스마트홈은 월패드 또는 인공지능(AI) 스피커로 한정된 기기를 제어하는 수준이었으나, 지능형홈은 가전·조명·출입문 등 가정 내 기기를 단일 글로벌 표준으로 연결하고, AI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은 부동산의 가치·임대료에 지능형홈 구축 여부가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알렉사, 구글홈 등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며, 중국은 화웨이, 샤오미 등의 지능형홈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시장 전환기를 적극 활용해 지능형홈 신시장 창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AI@Home 구축·확산 방안을 마련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능형홈은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표준화를 주도하고, 서비스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전환기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표준을 적용한 선도적 지능형홈 모델·서비스 발굴과 지능형홈 이용활성화를 위한 애프터마켓 육성도 지원하는 등 신시장 창출이 시급한 시점이다. 지능형홈이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우리 삶을 더 편리하게 바꿀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듣고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연동성·호환성 확보에 ‘방점’

국내 스마트홈 산업은 월패드나 AI 스피커 중심의 제한적 기능만 제공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활용도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그동안 스마트홈 산업에서 연동성·호환성이 부족하다는 게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연동성이랑 이종 간의 기기, 솔루션, 서비스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함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건설·가전기업 등이 서로 다른 규격의 표준(OneM2M, RS485, OCF 등)을 채택했기 때문에 연동성이 미흡했다. 가정에서는 자유롭게 기기를 연결해 활용이 어렵고, 시장 형성도 제한됐다.

예를 들어 월패드는 엘리베이터 호출, 세대간 통화, 전기·가스 사용량 확인 등 공동주택 설비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AI 스피커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세대 내부의 가전기기 상태 확인이나 제어에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기기 간에는 연동이 되지 않아 이용자들은 일원화된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다.

특히, 스마트기기에서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하기 위해 규격별, 제조사별, 플랫폼별 앱을 설치·실행하는 파편화가 심화돼 이용자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호환성은 특정 기기의 장애나 고장 시 다른 제품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그동안 국내 스마트홈 산업에서는 월패드의 고질적인 호환성 부족이 지적을 받아왔다. 입주자들은 신축 아파트 건립 시 건설사가 미리 구매·설치한 월패드 제품만을 써야만 했다. 그런데 사용 중인 월패드가 고장날 경우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어려웠다. 제조사가 다른 제품의 경우 기존 스마트홈시스템과 호환되지 않는 것은 물론, 동일 제조사 제품마저도 단종이나 기능 변경 등으로 호환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은 스마트홈 표준이 매터로 통일 추세이며, 생성형 AI과 접목해 더욱 똑똑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홈으로 진화하고 있다.

매터는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재화·서비스 가치가 올라가 시장이 확대되는 네트워크 효과 및 기기간 자유로운 연결을 위해 플랫폼, 가전, 기기제조 등 530여개 기업이 참여해 출시한 규격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매터가 사실상 글로벌 표준으로 사용되는 현실이지만 국내 스마트홈 산업은 국제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호환성·연동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머지 않아 해외 지능형홈 기업들에게 국내 산업이 장악당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국내 스마트홈 산업이 매터가 아닌 독자적 규격으로 흘러갈 경우, 가전 제조사들이 국내용과 수출용 제품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등 제품 연구개발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홈 산업에 매터를 도입한다는 의미는 연동성뿐만 아니라 호환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라며 “그동안 스마트홈 시장에서 허브 역할을 해왔던 월패드 제조사들도 매터 도입과 활용 모색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스마트홈 산업에서 매터 기반의 연동성·호환성 강화가 이뤄지면 이용자 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 출시·도입이 촉진돼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지고, 장애인·노인 등 정보 접근성 취약계층의 복지도 두터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주도 지능형홈 생태계 조성

지능형홈은 건설·소형기기·가전·AI 등의 관련 기업·기관들이 서로 협업해 신서비스를 창출하는 생태계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민간 주도의 지능형홈 협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글로벌 표준으로 사용되는 매터와 생성형 AI 기반의 지능형홈 모델을 구현·실증하는 ‘AI@Home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1단계로 글로벌 표준으로 적용해 가전, 조명, 시건장치, 환풍기, 냉난방장치 등 가정 내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인숙한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기를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 실증을 지원한다.

이후 2단계로는 혁신기술인 생성형 AI, 가정용 로봇 등을 활용해 맥락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글로벌 선도형 지능형홈 실증도 추진한다.

지능형홈이 신속하게 확산될 수 있도록 국민이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민간인증을 3등급으로 신설해 브랜드화하고, 지능형홈 기업 간 협업을 위해, 국내 건설·가전·기기제조·AI 기업이 참여하는 ‘지능형홈 얼라이언스’를 연내 출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민간 주도의 지능형홈 산업 발전이 기대된다.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능형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출지원, 애프터마켓 육성, 유무선 홈네트워크 고도화를 추진한다.

지능형홈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기반을 구축한다.

수출 기업이 국제인증 획득을 위해 항공료, 해외 체류비 등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매터 등 글로벌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글로벌 표준 ‘국제공인시험소’를 연내 국내에 구축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국제공인시험소를 거점으로 글로벌 표준단체, 미·유럽연합(EU) 등 지능형홈 주요국과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표준 공동개발과 대응도 추진한다. 현재 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매터 관련 국제공인시험소 지정을 추진 중이다.

중소 기기 제조기업의 기술적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지능형홈 기술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유망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주요전시회 참가 등 해외진출 지원도 추진한다.

국내 시장은 건설사가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디지털 기능이 함께 구축돼 제공되는 비포마켓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 앞으로는 기축 주택에서도 이용자가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시장에서 쉽게 구입해 지능형홈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이용자 중심의 ‘애프터마켓’ 조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이용자가 지능형홈을 구축하는 방법을 모르더라도 이용자의 요구에 맞춰 실내공간에 스마트조명, 도어록, AI 스피커 등 기기의 배치와 설치 등을 설계·시공해주는 ‘스마트 인테리어 산업’도 육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기기들이 개발될 수 있도록 킬러 디바이스의 개발과 실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능형홈 서비스의 기반인 데이터 구축, 네트워크 고도화 등도 추진한다.

생성형 AI 기반의 지능형홈 신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학습용 데이터의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가정 내에서 초저지연, 초연결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고용량·고속 무선 네트워크인 와이파이6E 활용을 확대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기술기준 개정을 통해 내년 차세대 와이파이7 도입을 추진한다. 유선망은 신축건물에 광케이블 구축을 전면화하고 통신국사와 지역허브를 연결하는 간선망이 100% 광전환되도록 투자를 촉진한다.

과기정통부가 7월 11일 개최한 지능형 스마트홈 신산업 창출 및 확산방안 논의 간담회 모습.

보안 강화·저변 확대 추진

누구나 안심하고 지능형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안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매터 표준 기반 서비스 플랫폼 보안을 제고하기 위해 제로트러스트 실증을 추진하고, 우수 SW 개발인력 대상으로 지능형홈 보안전문화 교육을 통해 고급 보안 SW 개발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제로트러스트 실증과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3개 부처의 공동 고시인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에서 정한 ‘단지서버와 세대별 홈게이트웨이 사이의 망인 홈네트워크망(내부망)’ 모델은 앞으로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무인택배함시스템, 주차관리시스템 등 공동주택 입주자 대상 서비스 제공 설비 운용을 위해 내부망을 별도로 구축·운영하는 공동주택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부망에서 작동하는 지능형홈 솔루션의 경우에도 대규모 언어 모델(LLM)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만큼, 기기가 내부망 또는 인터넷 어디에 연결돼 있든지 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를 적용해 보안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제로트러스트 모델 적용은 단지서버의 클라우드 전환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고시에서는 국토부 장관과 사전 협의하고,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제22조에 따른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선정한 단지서버 설치 규제특례 지역의 경우에는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에 따른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 정보통신 보안 문제, 통신망 이상발생에 따른 홈네트워크사용기기 운영 불안정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공동주택 내에 있는 단지서버를 보호하기 위해 방화벽 등을 사용하는 경계보안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계보안 모델은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시 보안성 확보가 용이하지 못하다는 한계를 지적받고 있다. 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모든 송수신 데이터와 접근자를 의심하고, 검증을 거쳐 최소한의 권한만 부여해야 한다는 제로트러스트 개념이 대두하고 있다.

이 같은 과기정통부의 지능형홈 산업 발전을 위한 제로트러스트 실증은 국내 공동주택에서 관련 보안 솔루션의 공급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어르신이나 어린이 등 정보취약계층이 복잡한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지능형홈 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생체 인증 솔루션의 확산이 기대된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IP 카메라 등 지능형홈 기기의 보안 수준 제고를 위해 보안인증 강화 및 보안 취약점 신고 포상제 운영을 추진한다. 특히 IP 카메라 영상의 무단노출 피해 방지 등을 위해 국내외 영상 콘텐츠 모니터링도 지속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가 7월 11일 개최한 지능형 스마트홈 신산업 창출 및 확산방안 논의 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능형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일반인 중심으로 지능형홈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소비자 직접 제작(DIY) 문화를 확산하고, 서울 마곡지역에 지능형홈 서비스를 상설 전시하는 체험공간도 연내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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