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버시장②] 유닉스 서버 Vs 윈도 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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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서버시장②] 유닉스 서버 Vs 윈도 서버
  • 권혁범 기자
  • 승인 2003.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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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서버 2003과 인텔 아이테니엄 2 출시로 윈텔 진영이 그 어느 때보다 기세등등하다. 하이엔드 서버 시장 진입을 시도할 때마다 듣던 ‘32비트 한계’를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될 뿐더러, 고객들의 인식도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건은 전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국내 유닉스 시장점유율이다. 과연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편집자>

메인프레임 기반의 전산시스템이 노후화되면서 각 업무 시스템간 연계성 부족으로 발생하는 업무의 비효율을 극복하고, 저비용 관리를 실현하며,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는 목표 아래, 유닉스 서버 진영은 메인프레임 시장 공략의 수위를 매년 높여가고 있다. 올해에도 유닉스 서버 진영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보다 강력해진 기능이 탑재된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시장의 높은 관심과 함께 빠르게 수용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유닉스 서버 진영은 한 가지 사실을 간과했다. 메인프레임이라는 금광을 접수할 생각에 빠져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어느새 윈도 서버가 자신의 은광을 갉아먹고 있는 게 아닌가. 일부 유닉스 서버 벤더들은 별거 아니라는 듯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지만, 윈도 서버는 벌써 유닉스 서버를 위협할 정도로 세력을 응집해 놓은 상태다. 유닉스 서버는 뚫리지 않는 메인프레임과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윈도 서버로 인해,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난관에 부닥쳤다.

“윈도는 로엔드 서버 전용 OS가 아니다”

윈도 서버의 도전에 콧방귀를 뀌는 유닉스 서버 벤더들은 메인프레임 벤더들이 그러했듯 주로 안정성을 걸고 넘어진다. OS 레벨의 안정성 측면에서 ‘어찌 감히’ 윈도가 유닉스에게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윈도가 보안에 대한 패치를 계속해서 쏟아낼 정도로 OS상의 결함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는 곧 안정성에 있어서 윈도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주장처럼 윈도가 여전히 로엔드 웹 서버 OS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윈도 서버는 유닉스 서버에 근접할 만한 성능을 이미 발휘하고 있으며,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에서 적용된 사례도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트랜잭션 성능 평가 위원회(Transaction Processing Performance Council)에서 발표한 자료는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마이크로소프트 SQL 서버 2000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및 윈도 서버 2003 데이터센터 에디션을 HP의 아이테니엄 기반 수퍼돔에서 가동시킨 결과, TPC-C 벤치마크에서 1분당 707,102개의 트랜잭션을 기록한 것. 이 수치는 비 클러스터형 시스템에서 처리하는 상용 트랜잭션 수에 있어 단일시스템으로는 처음으로 700,000tpmC 기록을 깬 사례다.

유닉스가 장악하고 있는 하이엔드 서버 시장에서도 윈도가 적용된 사례는 적지 않다. 그 중 국내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그룹사별로 독립돼 있던 기존 그룹웨어 환경을 하나로 통합하고, 전사적 고객 비즈니스 정보와 프로세스 공유 및 전 그룹 내 애플리케이션 공유로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엔터프라이즈 포털을 구축한 신한금융지주회사는 대표적인 사례다.

신한금융지주회사의 그룹 포털 서버환경은 전사적 통합을 목표로 범용성과 확장성 면에서 검증된 하드웨어 솔루션 도입을 꾀했으며, 기존 그룹사별 독립된 시스템들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사용자 환경의 획기적인 개선과 비용절감, 비즈니스 프로세스 통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유니시스는 이를 위한 시스템 구성으로 8대의 유니시스 ES3040 4웨이 서버와 1대의 기존 4웨이 서버를 프론트 엔드 기능의 웹서버로 구성하고, 백 엔드 서버에 32웨이 하이엔드 서버인 ES7000 2대를 8개 CPU 단위로 총 8개의 파티션으로 나눠 각각 익스체인지 서버 및 게시판 업무를 할당했다. 또한 파티션 간에 MSCS 클러스터링을 통해 미션 크리티컬한 그룹웨어 및 포털 환경을 구축했다.

윈도 서버 2003, 하이엔드 시장 확대의 신호탄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베타버전 출시로 주목을 끌어온 윈도 서버 2003이 지난 5월 13일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윈도 서버 2003은 첫 번째 64비트 윈도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새로운 윈도 운영체제에서도 64비트를 지원함으로써 하드웨어상의 64웨이 서버가 진정한 64비트 서버의 성능 실현이 가능해진 것이다. 따라서 기업 운용에 필수적인 대용량의 데이터베이스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으며, 안정성 및 확장성 등도 확보가 가능해져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도 64비트 서버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서버 2003 제품 담당 김동환 차장은 “기존의 서버 시장은 고급 초대형 시장과 중소형 기업 시장으로 명확히 구분되어 각자의 역할과 경제성에 따라 운용되어 왔으나, 서버 시장에 대한 지난 10년에 가까운 마이크로소프트의 집중된 노력으로 탄생된 윈도 서버 2003 제품군은 기업들이 자신의 필요에 적합한 제품을 최소 비용으로 구입, 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TCO(총소유비용) 절감을 실현해준다”라고 밝혔다.

윈도 서버 2003은 IDC 등 대용량의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필요로 하는 대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 에디션’, 중간 규모 기업을 위한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중소기업 또는 부서, 파일 및 프린트, 협업에 적합한 ‘스탠다드 에디션’, 웹서버 및 호스팅, 웹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배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웹에디션’ 등 4종류로 구성된다.

‘옵테론’·’아이테니엄 2’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 극대화

‘윈도 서버 2003’이 윈도 서버의 하이엔드 기업용 컴퓨팅 시장 확대의 신호탄이었다면, 지난 4월 출시된 AMD ‘옵테론’ 프로세서와 지난 6월 출시된 인텔 ‘아이테니엄 2’ 프로세서는 윈도 서버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할 가속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AMD가 발표한 ‘옵테론’은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x86 아키텍처와의 호환이 가능해, 고객들은 64비트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기로 결정할 때까지 32비트 소프트웨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AMD의 헥터 루이즈(Hector Ruiz) 사장 겸 CEO는 “옵테론 프로세서는 64비트 컴퓨팅의 장벽을 없애고 보편적인 64비트 환경으로의 전환을 더욱 빠르게 하는 프로세서다”며 “이 제품 출시로 인해 모든 기업들은 보다 뛰어난 프로세싱 성능을 제공하는 64비트 컴퓨팅으로 전환할 때,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32비트에 대한 투자를 활용하면서 이음새 없이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윈도 진영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은 인텔이다. 이번에 인텔이 발표한 ‘아이테니엄 2’ 프로세서를 탑재한 기반 시스템은 기존 RISC 플랫폼 대비 약 48%의 비용대비 성능을 자랑하며, 기술적 컴퓨팅 작업, 보안 트랜잭션 등에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기존 제품(코드명 맥킨리)보다 30∼50%의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향후 출시 계획인 2개의 아이테니엄 프로세서(코드명 메디슨 9M와 몬테치토)와도 호환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점 때문에 올해에는 아이테니엄 2 프로세서 기반의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모델 출시가 2배에 이를 전망이다. HP, 델, IBM 등은 2웨이, 4웨이 시스템을 위해 40여개 이상의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며, 8개 이상의 프로세서를 장착한 대형 시스템도 10개 이상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HP는 가장 먼저 윈도 서버 2003 엔터프라이즈 및 데이터센터 에디션은 물론, HP-UX 11i v2와 리눅스를 지원하는 1.5GHz 아이테니엄 2 기반 ‘인테그리티 수퍼돔’ 서버를 발표했다.

윈텔 서버 신제품 출시 ‘봇물’

현재 윈텔(윈도+인텔) 진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서버 벤더는 HP, IBM, 유니시스, 델 등 썬을 제외한 대부분의 벤더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 중 유니시스와 HP는 주로 하이엔드 시장을, LGIBM과 델은 미드레인지 시장에 포진돼 있다.

가장 먼저 윈텔 제품을 출시한 HP는 자사의 전체 서버 매출에서 윈도의 비중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윈텔 파트너다. 아이테니엄 칩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HP는 이번에 발표한 인테그리티 서버 제품군에 자사만의 아이테니엄 칩셋(엔트리 레벨: zx1, 미드레인지 및 하이엔드 레벨: sx1000)을 탑재해 성능을 극대화시켰다. HP와 함께 윈텔 서버의 하이엔드 진출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유니시스는 오직 데이터베이스 서버와 같은 백 엔드 시장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유니시스는 유닉스 서버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반면 미드레인지 시장을 공략 중인 LGIBM과 델은 윈텔 진영의 핵심 전력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리눅스의 비중도 만만치 않은 업체들이다. LGIBM의 경우 중소형 서버 판매 활성화를 올해 목표로 두고 있어, 리눅스의 강세가 예상된다. 델 역시 2웨이 서버가 주종을 이루는 로엔드 시장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만큼 리눅스 서버 비중이 낮지만은 않다. 다만 델은 전략적으로 윈도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윈텔 진영은 아니지만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도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중요한 고객이자 파트너다. 유니와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64비트 AMD 옵테론 프로세서가 장착된 하이퍼블레이드 서버를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유니와이드의 하이퍼블레이드는 최대 80개의 컴퓨터 블레이드를 하나의 42U 캐비넷에 탑재가능한 제품이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와 AMD간 문제로 인해, 아직 윈도 서버 2003은 지원하지 못한다.

안정성·신뢰성 확보가 성공의 열쇠

윈도에 대한 기대는 ISV 업체들의 투자 패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ISV들이 가장 많은 열성은 쏟고 있는 플랫폼은 인텔칩을 사용하는 윈도 서버다. 특히 ISV의 80%가 윈도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과연 윈도가 유닉스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물론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있지만, 적어도 유닉스보다 더 큰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견해에는 대부분의 벤더들이 동의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지금보다 더 높은 신뢰성과 가용성, 확장성, 경제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다.

우선 가장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안정성 개선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관리되지 않은 컨피그레이션을 하지 못하도록 윈도 데이터센터의 경우 아예 OEM으로만 제공한다. 즉 HP 수퍼돔이나 NEC 서버와 같이 HCL(Hardware Compatibility List)을 통해 6개월 이상 검증된 제품에만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유닉스가 인정하는 유지보수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안정성에서 커다란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드레인지급에서도 인증된 하드웨어에서만 구현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강력한 정책을 구사할 방침이다. 그렇다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고객 서포트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파트너 지원팀을 늘리고, 지원 프로그램도 계속 보강해 안정적인 서비스 라인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부산대학교 학사 행정업무 DW 개발전용 서버로 64비트 아이테니엄 2 CPU, 윈도 서버 2003 기반의 ES7000 에어리즈 130모델을 공급한 유니시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와 같은 지원이 윈도 서버 진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류범종 한국유니시스 오픈센터 차장은 “여전히 많은 고객들은 윈도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 윈도 서버로 통합한다면 성능이 과연 나오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외국에서는 미션 크리티컬 서버에서도 윈도를 OS로 채택하고 있다. 만약 일부 고객들이 우려하는 대로 서버가 다운되고, 업무가 중단된다면 과연 윈도를 중대형 서버 OS로 사용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윈도가 갑자기 한 순간에 유닉스를 대체하는 일은 어렵다. 다만 유닉스가 메인프레임에서만 돌던 데이터베이스를 유닉스로 전환시키는데 10년의 세월이 걸렸다면, 윈도는 겨우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윈도는 유닉스의 경험을 아주 빠르게 배워가고 있는 만큼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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