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물류비 관리 해법 ‘공급망 트레이서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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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물류비 관리 해법 ‘공급망 트레이서빌리티’
  • 데이터넷
  • 승인 2023.0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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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리스크 비용·손실 최소화…빠른 시장 접근·변화 대응 통해 비즈니스 기회 창출
▲ 최명아 윌로그 CMO
▲ 최명아 윌로그 CMO

[데이터넷] 근래 기업의 공급망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졌다. 4~5년 전만 해도 공급망은 문제가 발생 뒤에 살펴보는 영역이었지만 팬데믹, 전쟁, 원자재 수요 확대, 불안정한 금융 환경 등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 요인들로 인해 경제상황이 급변하면서 공급망은 여러 비즈니스에서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경쟁력 강화 위한 공급망 가시성 전략
“저희 주문한 제품 언제 도착하나요?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요.”

과거에는 고객사에서 제품이 예정된 날짜와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야 물품이 어디에 있는지, 운송과정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곤 했다. 하지만 팬데믹 등 공급을 위협하는 여러 이슈로 운송문제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더 이상 사후 조치가 아닌 사전 조치를 위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에게 공급망과 물류는 비즈니스 지속을 위한 주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공급망과 물류의 중요성이 높아진 현 시점에, 기업들은 어떤 고민을 할까. 대다수 기업들의 고민은 비슷하다. 이슈 발생 시 어떻게 즉각적으로 이슈를 해소할 수 있을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이를 예상하여 사전에 대처할 수 있을지 세 가지 정도의 고민을 한다. 이를 위한 방안 중의 하나로 주목받은 것이 바로 공급망 가시성(Supply Chain Visibility) 전략이다.

공급망은 기업이 제품 및 서비스를 제조, 유통해 최종 소비에 이르도록 공급하기까지 공급업체, 제조공장, 유통센터, 소매할인점, 고객 간의 연결을 지칭하고, 공급망 관리는 모든 공급망 단계를 최적화해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을 원하시는 시간과 장소에 제공받으면서 동시에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간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급망 가시성 전략이라 함은 공급망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수집하여 가시성을 확보하여 공급망 관리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최근 회자되고 있는 공급망 가시성과 관련된 서비스 혹은 시스템에는 제한점이 있다. 대부분이 위치에 대한 정보 혹은 도착 예상 시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그친다. 온도, 습도, 충격 등에 의해 변화하는 물류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거나 제공하지 못하고, 제공하더라도 차량이나 선박, 대형 컨테이너 단위의 온도 정보 제공에 그친다. 그래서 정작 제품에 대한 상태 정보는 직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렵다.

단순 트래킹보다 가시성 확보를
‘물류 상태’에 대해 간접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와 시스템들이 존재하기는 한다. 예를 들면 해상 컨테이너의 충격과 기울기를 측정하는 장치인 쇼크와치나 틸트와치 같은 것이 있다. 이러한 장치들은 물품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사람이 장치의 변화를 육안으로 직접 확인해 컨테이너에 가해진 충격이나 변화를 짐작, 가늠할 수 있는 정도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사실 가시성을 제공한다라기 보다는 장치가 부착된 컨테이너나 차량의 온도, 충격 등을 트래킹하는 것에 불과하다. 어느 구간에서, 언제, 외부 충격이 발생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고, 상·하차, 내륙 운송, 창고 입/출고 시 각 구간별로 장치를 일일이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증명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정보들은 데이터화 되기도 어렵고, 기업과 물류 담당자들 간 정보 공유도 힘들다.

내륙운송의 경우에도 차량에 온도기록계를 부착해 상태를 파악해왔다. 냉장/냉동 컨테이너, 운송차량 등에 온도기록계로 불리는 타코메타, GPS트래커, 일반적인 데이터로거를 장착해 온도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현재 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제품의 상태를 보여주기보다는 장치 기준의 온도 변화를 확인하기 때문에 제품 상태 변화를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없다.

공급망을 구성하는 주요 부분 중 조달, 제조, 패키징, 보관의 경우에는 제품 단위의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품질 관리 관련 직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인원이 별도로 있고, 엄격한 KPI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품질 관리를 진행한다.

하지만 제품 출고 이후, 운송과정에서는 앞서 제시된 기존 방식의 한계로 제대로 된 품질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 운송과정 중 품질 관리 부재는 기업들에게 매출 손실, 원가 상승 등 큰 영향을 미친다. 평균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경우 파손율이 전체 매출의 0.6%, 도소매업은 0.4%에 이른다. 이를 각 분야별 국내 총 매출에 적용해보면 제조업은 물품의 파손 및 부패 등으로 인해 약 11조원, 유통업은 6조원의 매출 손실을 입고 있다고 예측할 수 있고, 이러한 파손과 부패는 대부분 물품의 이동 중 발생한다.

운송 중 물품 파손 및 부패로 인한 반품, 회수는 제품 원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매년 통계청이 발표하는 ‘기업물류비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업 물류비 중 리버스 물류비가 약 6.4%를 차지하고 유통업의 경우에는 15.5%에 달한다. 리버스 물류비란 제품의 회수, 폐기, 반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뜻한다.

리버스 물류비를 매출액에 대입해보면 리버스 물류비로 제조업은 약 7조원, 도소매 유통업은 약 22조원을 지출하고 있다. 운송, 유통 시 제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있었다면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이다.

운송 중 품질 관리 위한 가시성 확보
기존 공급망 가시성 한계를 극복하고, 트래킹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여 운송 중 제품의 품질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제품 단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도입되어야 하고, 이러한 프로세스에는 몇 가지 필요한 요건이 있다.

우선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는 다른 차원의 센서 디바이스가 필요하다. 기존의 장치들은 센서의 민감도, 수집하는 데이터의 범위, 소프트웨어와의 연동이 아주 제한적이었다. 다른 차원의 센서 디바이스라 함은 센서를 통해 환경, 위치를 비롯해 온도, 습도, 충격 등 제품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범위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기를 말한다. 또 사전에 설정된 단위로 데이터를 소프트웨어로 전송하여 제품 단위의 상태 정보변화를 시간흐름에 따라 끊김없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마다 다른 각각의 물류 환경에 맞춰 적용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자체 물류를 운영하는 곳과 외주 업체를 통해 운영하는 곳, 해상 운송하는 곳과 내륙운송 위주인 곳은 모두 적용 및 운영 방식이 달라야 한다. 물론 제품의 특성에 따라 데이터 수집이 달라질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수집된 데이터를 인사이트로 변화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유무이다. 다시 말해 제품 단위로 수집된 데이터를 제품의 주변상황과 환경을 직관적으로 인지,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로 변환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이력에 대한 가시성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슈 발생 시 즉각적으로 인지하고 상황이 더 진전되기 전에 개입할 수 있거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각도로 분석해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가시성(Visibility)에서 확장된 개념, 트레이서빌리티(Traceability)라고 한다. 소프트웨어를 통한 변환 데이터를 통해 트레이서빌리티를 확보하면 문제 발생 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여 적극적인 개입을 할 수 있어 이슈를 즉시 해소할 수 있고, 이후 동일한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는 물류 체인의 연동이다. 기업들은 다양하고 각기 상이한 물류 시스템 혹은 물류체인과 연결된 다양한 시스템을 이용한다. ERP, WMS, TMS 등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을 기반으로 물류 및 공급망 프로세스를 관리한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간 연동은 물류 가시성을 확보하는데 필수이다. 물류 체인에 걸친 시스템이 연동되지 않는 경우 정보의 사일로화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미스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 에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센서를 통해 확보되는 운송 컨디션 데이터 또한 시스템 및 제품 정보와 연동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가시성이 제품 단위 상태 가시성 확보를 통해 트레이서빌리티로 전환되면, 기업들은 내·외부 리스크와 비용 및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빠른 시장 접근과 변화 대응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도 창출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들은 트레이서빌리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Bain&Company)의 ‘Global State of Traceability’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 중 10% 정도만 트레이서빌리티가 가능한 공급망 환경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시스템 간 연동, 적합한 기술 선정,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의 확보를 꼽았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갖춰할 수 없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서 트레이서빌리티를 확보해야 한다. 거대하고 복잡한 공급망 가시성, 이를 뛰어 넘는 트레이서빌리티를 확보할 때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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