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실용적 메타버스로 내실 다질 때
상태바
[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실용적 메타버스로 내실 다질 때
  • 데이터넷
  • 승인 2022.08.06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동 위세아이텍 대표, 개방형 메타버스 아키텍처·범용 메타버스 엔진 필요성 강조
이제동 위세아이텍 대표이사
이제동 위세아이텍 대표이사

[데이터넷] 스탠포드 대학의 에릭 브리뇰프슨 교수는 “팬데믹은 여러 면에서 끔찍했지만, 20년 걸릴 디지털 전환을 단 20주로 압축했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를 비대면의 새로운 일상으로 인도하고, 기업들은 새로운 소비층과 소비 패턴에 맞게 나름의 생존 전략을 펴나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메타버스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주며 크게 성장하고 있다. 감염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회의와 교육이 보편화되고, 로블록스나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게임과 소셜(네트워크, 커머스) 활동을 즐기고, 이커머스가 일상이 되는 시기를 우리는 숨 가쁘게 지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크고 웅장한 파도가 휩쓸고 지나가면 사람들은 과연 무엇이 실생활이나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는가를 묻게 되고, 궁극에는 실용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만을 선택하게 된다. 우리는 이제 메타버스가 우리의 업무에 실제로 제공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비로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매번 새로 구축해야 하는 메타버스 개발 현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PC, 모바일, 웨어러블 등의 기기들과 자신들만의 폐쇄적인 클라우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메타버스 사용자 경험을 위한 구체적인 기술 표준화 노력은 미흡한 상황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주요 게임 엔진 개발 도구와 사설 게임 클라우드 네트워크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메타버스 콘텐츠를 이루는 에셋을 재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자산화하거나 플랫폼 간의 상호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표준화 노력 역시 미미한 상황이다.

3D 모델과 그래픽 콘텐츠 개발 기술에 대한 의존성이 큰 탓에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과 유지보수 생산성이 매우 낮고,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 비용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정으로 신규 메타버스를 구축할 때마다 애플리케이션을 처음부터 새로 구현·배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업무 담당자들은 기존 메타버스 에셋을 조합 새로운 메타버스를 제작하기 힘들고, 그에 따라 메타버스의 지속적인 개선 또한 어려운 실정이다.

개방형 메타버스 아키텍처·범용 메타버스 엔진 필요
생활·관광·문화예술·교육·미디어·의료·제조·공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지만 각기 나름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만 초점을 두고 있지, 개방형 아키텍처와 상호 호환성 있는 기술 구조는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표준에 기반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운영을 위해 개방형 메타버스 엔진이 필요한 이유다.

상호 호환성이 높은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아키텍처의 핵심 구성 요소들은 ▲메타버스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 ▲메타버스 콘텐츠관리시스템 ▲표준 메타버스 메시징 프로토콜 ▲클라우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메시징 서버 등이다.

메타버스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은 표준 메타버스 메시징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콘텐츠관리시스템으로부터 웹 3.0 기반 메타버스 콘텐츠를 내려받아 메타버스 사용자 경험을 동적으로 조합하고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웹브라우저가 웹페이지를 내려받아 텍스트, 이미지와 기타 객체들을 동적으로 조합하고 구성해 웹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처럼, 메타버스 콘텐츠관리시스템은 웹 3.0 기반의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메타버스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은 내려받은 메타버스 콘텐츠와 에셋들을 조합·구성해 사용자에게 동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신규 메타버스를 구축할 때마다 애플리케이션을 처음부터 다시 구현할 필요가 없으며, 메타버스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이 메타버스 콘텐츠관리시스템에 새로 등록되거나 변경된 콘텐츠와 에셋들을 동적으로 조합해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메타버스 플랫폼 신규 구축과 유지보수 비용을 극적으로 줄일 것이며, 업무 담당자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직접 제작·관리함으로써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주고받을 표준 프로토콜을 수립하고,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 도움이 되는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생태계를 확립해야 한다. 아울러 범용 개방형 메타버스 메시징 서버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기술 생태계의 기반을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

실용적 메타버스로 내실 다져야
비대면 회의나 직원 교육, 디지털 트윈 기반 체험 공간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생각해 보자. 메타버스 콘텐츠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기본 에셋들, 예를 들어 회의실 맵, 책상, 의자, 3D 차트, 3D 지도 등을 드래그 앤 드롭으로 메타버스 경험 콘텐츠를 제작·출판·관리할 수 있게 되고, 기존 웹 기술과 표준 메타버스 프로토콜을 사용한 메타버스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메타버스 웹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또 메타버스 콘텐츠관리시스템을 통해 로비, 회의실, 시청각실, 체험관 등 다양한 공간들을 제작·출판·관리하고, 새로운 공간을 추가하거나 기존 공간의 개선이 필요한 경우 업무 담당자가 메타버스 콘텐츠 에셋들을 조합해 변경하고 재출판할 수 있다.

업무 담당자들이 직접 필요한 콘텐츠 에셋들을 검색하고 드래그 앤 드롭으로 쉽게 구현할 수 있어 더 이상 개발팀의 도움이 필요 없어진다. 물론 새로운 에셋이 필요하면, 따로 에셋 스토어에서 내려받거나 개발자가 맞춤 제작해 등록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 공간과 비교할 때 아직은 어설프고 그래서 낯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현실 공간의 한계를 넘어 대체하거나 더 나은 공간으로 확장·발전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를 위해서는 메타버스 기술이 산업과 비즈니스 등 실제 업무 개선에 도움이 돼야 하는 상황이다.

필자가 대학에서 처음 배운 것이 마키아벨리의 현실주의와 칸트의 이상주의였다. 메타버스가 현실세계와 이상세계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을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지 흥미진진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