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자격증,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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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자격증,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 이윤정 기자
  • 승인 2003.06.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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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쓸모있는 네트워크 자격증은 모두 벤더들이 내 놓은 ‘브랜드 자격증’이다. 자사의 마케팅 일환으로 만들어 내고 활성화시킨 이런 자격증들이 고급사양보다는 기본사양이 돼가고 있는 요즘, 누구도 자격증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제는 벤더와 자격증을 취득한 각 개인이 그 인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이윤정 기자>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자격증은 몇이나 될까?
국가기술 자격증, 국가자격증, 민간자격증(국가공인, 비공인), 외국자격증으로 분류돼 총 1천500종이 넘는 자격증이 산재해 있다. 이는 그만큼 어떤 기준을 만들어 자신이 가진 능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가 된다. IT산업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쪽 분야에 종사하거나 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자격증은 자신의 경력에 플러스되는 요인으로 누구나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IT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던 2, 3년 전 업체들은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자격 인증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도입해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는 1차적인 영업에서 벗어나 채널 파트너사들과 엔드유저, 더 나아가 일반인들에게까지 자사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력이었다. 업체들은 지금도 자사의 시장을 키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다각적인 교육과 자격증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시스코가 이끄는 네트워크 자격증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한 시스코의 장비가 현재 가장 널리 퍼져있고, 다른 업체에서는 그 장비와의 호환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스코가 네트워크 자격증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시스코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교육, 인증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육기관을 분리, 교육 파트너사가 있어 인증된 강사를 두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자사의 인증을 취득한 업체나 개인에게 정책화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시스코 자격증은 네트워크 설치 및 지원 자격증(CCNA, CCNP, CCIE)과 네트워크 설계 자격증(CCDA, CCDP),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자격증(CCIP, CCIE), 네트워크 보안 자격증(CCSP, CCIE)으로 나뉜다. 특히 시스코의 최고 자격증으로 일컬어지는 CCIE 자격증은 인터네트워킹 업계의 고도로 숙련된 기술 엔지니어를 기업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스코가 1993년도에 처음 도입한 전문가 레벨 인증이다.

사실 시스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에 개인이 도전하기에는 큰 부담이 된다. 실제로 회사 지원으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취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시스코 교육개발팀의 조민곤 대리는 “시스코는 이미 95년부터 국내 대학에 시스코 아카데미 프로그램 강좌를 개설,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해오며 현재 70여개 대학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 이는 시스코 저변확대에 큰 역할을 했으며 결과적으로 일반인들까지 시스코 인증프로그램으로 흡수하는 매개체가 됐다”고 말했다.

자격증 취득자 보유 수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 시스코의 파트너십 정책은 더 많은 자격증 취득자를 생산해 내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넘치는 시스코 자격증

현재 시스코 자격증 중 대표적인 것은 네트워크 설치 및 지원 자격증 CCNA, CCNP, CCIE이다. 활발한 교육사업 마케팅으로 CCNA와 CCNP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게다가 네트워크 최고의 자격증이라고 불리는 CCIE도 현재 국내에서만 300명 가까이로 한꺼번에 많은 수가 늘어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 잡기에 이르렀다. 2, 3년 전만 하더라도 시스코 CCIE만 취득하면 네트워크 최고 엔지니어라는 명성과 억대 연봉이 보장됐다. 신문에 사진까지 곁들여 소개가 될 정도로 하늘의 별이었던 CCIE 보유자는 ‘취업보장, 높은 연봉’의 홍보효과에 힘입어 매년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지금은 그 위상이 많이 변해 일각에서는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는 표현도 하고 있다.

이제 시스코 자격증은 특정 전문가를 골라 자격을 부여한다는 의미보다는 엔지니어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일종의 라이선스 개념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엔지니어 경력이 없는 학생들, 미취업자들까지도 취업의 발판으로 쓰기 위해 시스코 자격증 획득에 열을 올리게 된 것이다. 물론 똑같은 조건일 때 자격증을 가진 사람과 안 가진 사람 중에 누굴 뽑을 것인가를 고민할 책임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문제은행식의 예상문제가 인터넷에 떠돌고 그 문제만을 외워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이 수를 불리고 있다면 그 자격증에 대한 신뢰도 점점 바닥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에 대해 시스코 측은 “CCNA와 CCNP는 이론에 치우친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CCIE같은 상급 시험은 실무를 모르고서는 통과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맹목적으로 자격증만 딴 사람들은 그 전에 저절로 걸러진다고 볼 수 있다. CCNA와 CCNP 시험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시험이 너무 대중화 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 현재 업그레이드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CCIE의 위상이 2~3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시스코의 파트너십이 유지되고 있는 한 최고의 엔지니어 대우를 받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파트너들도 정해진 CCIE 수보다 더 많이 보유하려 하고 있어 아직 공급과잉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시스코 자격인증 프로그램은 경력없이 CCIE를 취득해 눈만 높아진 학생들을 만들어냈고 경력이 없는 그들은 전문 네트워크 장비업체에 엔지니어로 고용되기엔 무리가 있고 중소업체들이 그들을 고용하기에는 시스코 자격증의 무게가 부담이 된다. 결국 스스로 가치를 낮춰 경험을 더 쌓는 방향을 택할 수 밖에 없어 이들의 자격증은 효용성이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이나 미취업자들이 현재는 소수이나 활발한 시스코의 인증프로그램을 통해 지금도 계속 양산되고 있어 후에 문제가 될 소지가 남아있다. 실례로 2~3년전만 하더라도 활발하게 활동하던 ‘CCIE 포럼’은 1년 전 거의 활동을 중단한채 명색만 유지하고 있다. 전 CCIE 포럼 회장인 인네트의 조기영 이사는 “갑자기 소속을 다 파악 할 수 없는 CCIE들이 늘어나 관리가 어려웠다. 한때 CCIE를 취득한 전문인력들이 모여 함께 세미나를 열고 공동연구를 하며 생산적인 아웃풋을 창출하며 나름대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취업이나 이직을 위한 자격증 취득에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 자발적인 활동이 필요한 포럼은 점점 퇴화된 것이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면 ‘흔하다’는 시스코 자격증보다 희소성이 있는 다른 인증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건 어떨까? 실제로 인터뷰에 응한 많은 타자격증 보유자들은 ‘희소가치’를 언급했다.

<표> 주요 네트워크 업체 자격인증프로그램
업체
자격증내용문의
노텔
네트웍스
코리아
NNCA노텔 네트워크 아키텍트 기술자격
02)3707-4600
02)783-1188
NNCDE/NNCDS 노텔 네트워크 설계 기술자격
NNCSE/NNCSS노텔 네트워크 지원 기술자격
NNCAS노텔 네트워크 어카운트 기술자격
NNCFS노텔 네트워크 필드 기술자격
리버스톤
네트웍스
코리아
RCNP/RCIE리버스톤 네트워크 기술자격
02)3017-1600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
CCNA/CCNP/CCIE시스코 네트워크 설치 및 지원 기술자격
02)556-7327
02)783-1188
02)779-1077
CCDA/CCDP시스코 네트워크 설계 기술자격
CCIP/CCIE시스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기술자격
CCSP/CCIE시스코 네트워크 보안 기술자격
엔터라시
스네트웍
스코리아
ESE엔터라시스 네트워크 시스템 기술자격
02)2649-0700
ESSE엔터라시스 보안 시스템 기술자격
익스트림
네트웍스
코리아
ENA/ENS/ENE익스트림 스위치 장비 기술자격
02)3776-4004
주니퍼
네트워크
코리아
JNCIA/JNCIS
JNCIP/JNCIE
주니퍼 M시리즈 및 T시리즈 기술자격
02)6206-6600
JNCIA/JNCIS/JNCIP주니퍼 ERX 에지 라우터 기술자격
한국
알카텔
ACSP/ACSS/ACSE알카텔 데이터 스위치 장비 기술자격
02)2190-3700
<자료: NETW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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