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선랜 시장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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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선랜 시장 기상도
  • 장윤정 기자
  • 승인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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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무선랜 사업자들의 대량 구매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떴던 지난해 국내 무선랜 시장은 예상보다 저조한 사업자 구매와 가격하락으로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경기침체와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선랜 업체들의 사업포기와 신규진입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54Mbps 제품의 본격 출시와 보안 솔루션에 대한 관심 그리고 확산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가정 등의 유통시장의 형성 등은 국내 무선랜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어쨌든 무선랜 시장은 점진적으로 성장, 적어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한 약 1천200억원대가 가능하리라 전망되고 있다. 어려워져 가는 국내 무선랜 시장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관련 업체들의 사업현황과 올해 사업전략을 통해 국내 무선랜 시장 기상도를 살펴본다.

지난 2002년 2월 본격적으로 개시된 통신사업자들의 국내 공중무선랜 서비스 개시로 인해 국내 무선랜 업계는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었다. 각 업체들은 통신사업자에 공급될 물량을 바라보며 예상매출액을 한껏 높게 잡아 지난해 초만해도 국내 무선랜 시장은 약 2천억원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사업자들의 저가구매정책으로 웬만한 가격경쟁력으로는 사업자 시장에 발도 붙일 수 없는 형편이었다.

외산벤더들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집중했지만 속도와 가격, 보안 등의 이유로 기업들이 무선랜 도입을 망설여 기대만큼의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또한 국내 업체들은 통신사업자행 티켓을 부여받은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유통과 버티컬 마켓 등의 소형 프로젝트로 근근히 사업을 영위해갔다. 이 과정에서 무선랜 사업을 포기하거나 주력업종에서 제외시킨 업체도 상당수 생겨나 지난해 초에 약 70∼80개에 달했던 무선랜 장비업체 중 올해 주력사업으로 무선랜을 지속하고 있는 업체들은 50개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정들로 인해 지난해 국내 무선랜 시장 규모는 약 600억원 가량을 형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국내 무선랜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외산 벤더들과 국내 업체들의 매출액 총계는 <표 1>에 밝힌 업체들의 총액을 합산해본 결과 약 600억원대를 형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시장규모는 각 업체들의 예상매출액을 합산해본 결과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성장한 약 1천2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4Mbps 무선랜이 시장확대 ‘시발점’

지난해 매출액 중 공중무선랜 시장에 납품된 통신사업자 시장은 약 3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엔터프라이즈와 공공, 대학, 유통 등에서 약 3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사업자 시장쪽은 엠엠씨테크놀로지가 약 160억 가량을, 아크로웨이브가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으나 해외와 기업시장 등으로 나간 물량을 빼고, 삼성전기, 아이피원 등 나머지 업체들의 납품액을 KT, 하나로통신 등의 지난해 구입물량을 통해 추산하면 약 300억원대라는 추정치가 나온다.

또한 본지에 밝힌 업체들의 매출액과 외산 벤더들의 채널과 유통업체들을 통해 조사한 결과 기업, 유통 등에서 약 3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 공중무선랜 사업자 시장과 국내 기업, 공공, 대학, 유통 등을 합한 결과 지난해 국내 무선랜은 약 6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국내 무선랜 시장의 규모는 업체들의 예상매출액과 KT, 하나로통신 등의 공급계획에 따르면 약 1천200억원대 가량이 되리라고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2배 가량 성장한 규모이며 관련 전문가들은 통신사업자들의 무선랜 서비스 사업확대와 기업, 대학, 유통 시장 등의 무선랜에 대한 관심 증폭이 올해 무선랜 시장의 점진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상반기 무선랜 업체들의 실적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전통적으로 1/4분기가 네트워크 업계의 매출이 가장 낮게 나타나는 것이 관례이며, 2/4분기부터 약간의 실적호적을 보이고 있다고 관련 업계는 전한다.

특히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54Mbps 제품은 유선 네트워크를 능가하는 빠른 속도를 제공하며 신규 수요를 대거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1Mbps보다 업그레이드된 54Mbps 제품의 출시를 기다리며 구입을 연기하고 있던 기업 등의 대기수요와 기존 802.11b 제품에 대한 교체수요 등으로 인해 신규 시장형성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속속 54Mbps 신제품 출시계획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시범적으로 54Mbps 제품을 출시했던 외산 벤더들에 이어 국내 업체들도 올 하반기경 54Mbps 상용제품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전기, 엠엠씨테크놀로지, 자네트시스템, 텔레트론 등 국내 업체들은 올 상반기내 802.11a 또는 802.11g와 양쪽을 혼합한 콤보형 카드, ADSL, VDSL 통합형 802.11a/g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11Mbps 무선랜 시장의 과잉경쟁이 여전한 문제로 남아있다. KT 주도의 무선랜 사업에서 가격경쟁이 심화되어 원가이하의 가격이 제시되고 있으며, 54Mbps 출시로 인한 11Mbps 제품에 대한 업체 보유장비의 덤핑 판매가 실시될 우려가 있어 올 하반기 무선랜 시장은 성장은 예상되지만 업체들의 수익보장은 어려운 형편이다. 이미 유통되고 있는 11Mbps 무선랜 제품은 지난해에 비해 약 20∼30% 이상 하락됐으며 통신사업자에 대량 납품하고 있는 업체들의 마진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 업계의 전문가는 “각 업체들이 매출액은 늘려잡고 있지만 이익률은 낮춰잡고 있다”며 “업체들의 재고순환율도 짧게 잡아야하고 낮아진 가격 때문에 유지, 보수를 받느니 새로 무선랜 장비를 구입하겠다는 업체도 있어 기존 무선랜의 유지, 보수 수익도 사라져가는 형편”이라고 언급했다.

한 업계의 전문가는 “지난해까지 무선랜 시장의 성장 저해 요소로 꼽히던 가격, 속도, 보안의 문제 중 가격은 11Mbps 제품의 지속적인 가격하락과 저가 제품의 출시로 어느 정도 해결됐고, 속도의 문제는 802.11a, 802.11g 등의 54Mbps 제품의 출시로 해결될 전망이나 보안은 아직까지 문제가 남아있다”며 “고객의 보안에 대한 요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보안 관련 솔루션의 고부가가치 형성이 새로운 무선랜 시장의 매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네트워크의 대체 시장보다 무선랜을 접목시킨 새로운 솔루션 개발이 활발히 이뤄져 신규 무선랜 시장이 창출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올해 무선랜 시장은 54Mbps 제품과 보안, 무선 홈네트워킹 등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시장의 형성에 힘입어 그다지 밝지 않은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802.11a vs 802.11g

한편 하반기 본격적인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54Mbps 제품의 패권을 802.11a가 잡을지 802.11g가 잡게 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넷기어, 링크시스, SMC, 프록심 등은 올 초 802.11g 제품을 본격 출시하며 802.11g 제품시장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기어의 김진겸 지사장은 “아직 5GHz 대역에 대한 사용허가가 완전히 나지 않은 국내시장에서 802.11g 제품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기존 2.4GHz 대역을 사용, 802.11b 제품과의 호환성이 보장되고 가격도 비슷하며 22∼54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802.11g는 최고의 솔루션”이라고 언급했다. 802.11g는 유선 인프라와의 뛰어난 연동성과 모바일 IP통신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레이어 3 이상의 QoS 보장, 가상랜 기반 지원 가능 등의 장점으로 무선랜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킬러애플리케이션이 되어줄 수 있으리라고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802.11g는 아직 표준이 완료되지 않아 현재 출시되고 있는 802.11g 제품은 국제 표준에 입각한 제품들이 아니다. 따라서 올 연말쯤 표준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802.11g 제품을 연내에 기업과 공중무선랜 사업자들이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한 802.11g가 802.11b와 호환을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표준이 없는 상황에서 각 벤더들이 자체적으로 생산한 제품들은 같은 브랜드 제품들끼리는 호환이 가능해도 브랜드별 호환은 어려운 형편이다. 그리고 최고 속도가 54Mbps라고 하지만 이는 이론상의 속도일 뿐 실제 필드에서는 54Mbps의 속도를 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관련 전문가들은 언급한다. 또한 현재 5GHz 대역이 완전히 허용되지 않은 국내상황에서 802.11g가 최적의 대안이라해도 향후 5GHz 대역이 허용되면 802.11g는 마치 PCS가 출시되기 전 틈새 솔루션으로 등장했던 시티폰과 같은 반짝 솔루션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이미 표준이 완료된 802.11a쪽이 승산이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전체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 대세는 802.11a쪽“이라며 “802.11a가 베스트 솔루션이라는 것은 누구나가 알고 있다. 쓰루풋이나 바운드리는 802.11a가 더 높으며 속도도 최고 54Mbs를 지원할 수 있는 802.11a가 우수하다. 다만 국내 시장환경에서는 5.3GHz 대역을 기반으로 개발된 802.11a보다 802.11g가 유리하다는 것을 업체들이 내세우고 있을 뿐”이라고 언급한다.

이미 출시되어 있는 802.11a 제품들은 해외시장에서 쓰이고 있는 5.3GHz 대역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라 올초 국내 정부가 허가한 5.725∼5.825GHz 대역을 활용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형식승인상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그러나 공중무선랜 사업자와 기업쪽이 802.11a 제품의 상용화를 밀어붙인다면 조만간 5.3GHz 대역의 사용허가가 내려질 가능성이 농후해 국제 표준에 입각한 802.11a 제품의 상용화가 곧 실시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한 802.11g는 아직 802.1x 지원이 되는 제품이 드물어 공중무선랜 사업자들이 원하는 보안 정책을 적용하기 힘들다. 다이내믹 웹키의 지원도 힘들어 802.1g는 보안을 중요시하는 기업에서의 확산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국내 초고속인터넷 환경이 급격히 VDSL로 이동하고 있어 11Mbps를 활용한 현재의 802.11b 제품으로는 무선에서 버틀넥이 발생, 가정사용자들의 불만을 살 소지가 높기 때문에 통신사업자들은 54Mbps 제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와 하나로통신 등은 54Mbps 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중이며 조만간 802.11a든 802.11g든 54Mbps 제품을 선택,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802.11a 제품은 802.11b에 비해 아직 가격이 세 배 이상 비싼 것이 걸림돌이다. 따라서 가격대가 기존 802.11b 제품과 비슷하면서 최소 두 배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고 기 보유한 802.11b 제품과의 호환이 가능한 802.11g 제품이 유통과 가정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관련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한 업계의 전문가는 “802.11g는 가격우위, 기존 제품과의 호환성 등을 바탕으로 유통과 가정 시장에서 각광받을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에서 802.11a와 802.11g는 공존하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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