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이트 “국내 대표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 업체로 성장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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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이트 “국내 대표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 업체로 성장할 터”
  • 윤현기 기자
  • 승인 2022.03.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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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제품·앞선 통신 기술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정조준

[데이터넷] 외산 소프트웨어가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시장에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이에이트(대표 김진현)가 출사표를 던졌다. 순수 국내 기술로 탄생한 경쟁력 있는 제품에 앞선 우리나라의 5G 기술력을 결합해 글로벌 선두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조봉현 이에이트 부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를 구현하는 방식은 개별 업체마다 다를 수 있지만 ‘현실과 똑같은 쌍둥이를 가상으로 구현하는 기술’이라는 정의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과 환경을 가상의 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하고, 이를 활용해 다시 현실 세계에 가치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며, 가상 공간에 구현된 디지털 트윈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수행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최적화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때 단순히 형상의 복사만이 아니라 모든 움직임과 프로세스도 같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디지털 트윈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상이 커질수록 또 움직임이 많을수록 더욱 어려워지며,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해당 시장은 다쏘시스템, 앤시스,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선점한 상태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
이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디지털 트윈 시장에 국내 중소기업 이에이트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입자 기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엔플로우(NFLOW)’를 앞세워 뛰어들었다. 이에이트 측은 ‘엔플로우’ 개발에 약 10여 년이 걸렸다고 했는데, 이에이트가 지난 2012년에 설립된 것을 생각하면 회사 설립 이후 제품 개발과 고도화에만 매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트윈 구현 시에 중요한 것은 정확도다. 현실 공간에 있는 물체를 가상 공간에 얼마나 정확하게 구현해내느냐가 관건이다. 즉 디지털에서 똑같이 인식할 수 있게 하려면 물체의 특성(고체/기체/유체/탄성체 등)에 대한 솔버(Solver)가 필요하며, 이를 얼마나 잘 개발하느냐에 따라 디지털 트윈 정확도가 갈린다.

솔버 인식에는 크게 격자(Mesh) 방식과 입자(Particle) 방식이 있다. 격자 방식은 인식 대상을 그물망을 둘러싸는 방식이다. 인식해야 할 부분의 정확도가 높아야 하면 그물망을 더욱 촘촘하게, 높지 않아도 되면 듬성듬성하게 구성해 노드를 할당한다.

입자 방식은 노드를 할당하지 않고 서로 연결돼 있는 입자들을 흘려 넣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격자 방식 대비 대규모 지역의 해석에 장점이 있으며 유속 등 흐름(Flow) 해석에도 적합하다. 이에이트의 엔플로우는 입자 방식 해석을 채택한 제품으로,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산사태나 댐 붕괴 시 홍수 영향도 등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엔플로우’를 도입한 바 있다.

조봉현 이에이트 부사장은 “이에이트의 ‘엔플로우’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라며 “입자 방식 해석이 흐름에 강점이 있는 만큼 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업 추진
이에이트는 이러한 엔플로우의 특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트윈 플랫폼 분야로 사업을 한층 확대했다. 그 연장선으로 디지털 트윈 플랫폼 ‘NDX 프로’를 선보였으며,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해 제품을 납품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는 도시 스스로가 제어와 통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화되는 것으로, 그 핵심은 디지털 트윈에 있다. 디지털 트윈에 도시를 구현하고, 도시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뒤 그 결과를 도시 운영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도시에 설치된 센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미세먼지가 어디에 얼마나 분포돼 있는지 알 수 있고, 바람이 불 때 미세먼지가 어디로 어떻게 확산되는지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또 아파트 단지 건설 시 각 동과 호별로 하루 노출되는 일조량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으며, 빌딩정보모델(BIM) 솔루션과 연계했을 경우 건축 공정 관리를 디지털 트윈에서 할 수 있다. 각 가정에서도 입주 전 가구나 가전의 배치를 비롯해 인테리어를 미리 해볼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트윈은 모니터링을 통해 실제 도시를 제어할 수 있어 미래 핵심 기술로 주목받으며 개발과 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트윈 안에서도 상호 연계 및 연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봉현 부사장은 “디지털 트윈의 대상은 도시 외에도 팩토리, 메디컬 등 다양하다. 플랫폼은 단지 하나의 공간일 뿐이며, 각 서비스를 모듈 형태로 집어넣으면 하나의 플랫폼 안에 여러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에이트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채울 수 있는 여러 서비스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이에이트는 디지털 트윈 생태계 확장의 일환으로 SK텔레콤 등 20여개 기업과 국내 중견·중소 제조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근로자 안전 제고에 도움이 될 구독형 디지털 트윈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디지털 트윈 얼라이언스 출범 및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디지털 트윈 얼라이언스는 구독형 서비스 출시를 통해 공장 설비와 안전시설 가상화와 모니터링, 공정·안전 데이터의 수집 및 시뮬레이션과 분석, 운영 환경 최적화 등을 통해 제조 현장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 제조업체가 단기간에 적용할 수 있는 공장 안전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얼라이언스 참여 업체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업종을 위한 제조 특화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메디컬 트윈으로 사업 확장
전산유체역학(CFD)의 강점을 바탕으로 이에이트는 바이오 산업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혈관질환 치료를 돕기 위한 ‘메디컬 트윈’ 구축에 한창이다.

혈관질환은 심근경색, 뇌경색 등 다양한 질환들을 일컫는데, 이들은 혈관이 협착돼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해당 증상이 발생하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스텐트’ 시술이 필요한데, 그에 앞서 혈관 어느 부분이 협착돼 있는지 ‘카테터’를 삽입해 관상 동맥 내 압력 측정(FFR)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이 환자들에게 너무 많은 고통을 안겨줄뿐더러 비용 부담도 높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를 해결하고자 이에이트는 세브란스병원과 협력해 관상 동맥을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디지털상에 구현함으로써 혈관의 협착 부위를 판별하고, 시술 필요 여부를 높은 정확도로 판단해주는 관상 동맥 FFR 시뮬레이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기술 상용화 마지막 단계에 있으며, 다수 병원의 IRB 임상시험승인을 통과해 제품 실효성 검증 및 관련 인증도 진행하고 있다.

조봉현 부사장은 “이에이트가 보유한 기술은 흐름 영역이라면 어디서든 활용이 가능하기에 심혈관질환을 비롯해 비뇨기, 호흡기 등으로도 메디컬 트윈 영역을 넓혀나가려 하고 있다”며 “이는 이에이트 혼자서 할 수 없기에 세브란스병원, 중앙보훈병원의 교수님들과 협력해 임상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계속 시뮬레이션하며 다양한 케이스를 축적하고 있다. 향후 여기에 머신러닝이 결합되면 자동 데이터 학습 기반 원격진료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에이트는 지난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과 AI 기반 디지털 의료 진단 소프트웨어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사는 병원 임상현장에서 AI 기반의 디지털 의료 서비스의 필요성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정확한 임상 결정을 위한 AI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AI-CDSS)을 구현할 계획이다.

인재 중심 4차 산업 리딩 기업으로
이에이트는 ‘디지털 세상에서 기존 문제를 재설정하여 사람들에게 새로운 해결방안을 제시합니다’를 비전으로 삼고 디지털 트윈 기반 다양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디지털 트윈이 4차 산업혁명의 첨단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고객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며 4차 산업을 리딩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무엇보다 설비 투자가 필요 없는 소프트웨어 기업이기에 핵심 자산은 인력이다. 전체 인력의 70%가 연구 인력이며, 그중 40%가 석·박사에 해당할 정도로 연구기술에 치중하고 있다. 또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기술고문으로 위축하면서 협력도 이어나가고 있다.

조봉현 부사장은 “제품 개발과 기술 고도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임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래야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서로 소통하며 함께 헤쳐나갈 수 있다”며 “이에이트는 공유, 소통, 존중이라는 인재상 아래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누구나 의견을 개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붐에 힘입어 오는 2026년까지 디지털 트윈 시장이 약 6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이트도 시장 영향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트윈, 메디컬 트윈을 비롯해 다양한 트윈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디지털 트윈의 성패가 콘텐츠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먼저 공급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계속 관심을 가지게끔 차별화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봉현 부사장은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제조업이 강세였으며 소프트웨어업종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놓였다. 그러나 디지털 트윈만큼은 국내에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G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통신 기술 때문”이라며 “이미 훌륭한 통신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만큼 이에이트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리딩하는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에이트는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이며, 이미 지난해 예비 기술성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 올해 본 기술성평가를 제출한 상태로, 이를 거쳐 예비심사청구 이후 하반기 상장을 기대하고 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글로벌 선두 향하겠다”
조봉현 이에이트 부사장
조봉현 이에이트 부사장

Q. 디지털 트윈 시장에서 이에이트의 강점은 무엇인가.

전 세계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의 90%가 격자 기반인 반면 이에이트의 ‘엔플로우’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입자 기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입자 기반 방식은 노드를 할당하는 것 대신 서로 연결된 입자를 흘려 넣는 방식이기에 대규모 지역의 해석과 유속 등 흐름에 대한 해석에 강점을 보인다. 그렇기에 산사태나 홍수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 예상, 바람에 따른 미세먼지 전파 등 거시적인 해석에 뛰어나다.

이에이트는 지난 10여 년간 제품 개발 및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왔으며, 이후에도 그러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Q. 메디컬 트윈으로 확장한 이유는.

이에이트는 CFD에 강점을 갖고 있기에 흐름이 있는 분야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분야가 메디컬 트윈이다. 사람 몸에 있는 혈관 역시 피의 흐름이기에 엔플로우 기술력을 활용하면 심혈관질환의 치료를 위해 환자들이 많은 비용을 쓰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의 승패는 콘텐츠에 달려 있다고 본다. 여러 트윈들이 개발되다 보면 그 안에서 거래를 하거나 새로운 업체가 생기는 등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 이에이트는 좋은 콘텐츠를 공급하며 사용자들이 지속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차별화를 하려 한다. 2026년 60조원대로 커질 글로벌 디지털 트윈 시장 선점에 주력할 계획이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디지털 트윈이 4차 산업의 핵심 기술로 평가되는 만큼 이에이트는 4차 산업의 첨단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고객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며 4차 산업을 리딩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디지털 트윈은 통신 기술 없이 발전하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5G를 비롯해 앞선 통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와 더불어 외산 제품이 90%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이에이트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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