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인터넷대란이 QoS 시장의 꽃망울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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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인터넷대란이 QoS 시장의 꽃망울을 터뜨렸다
  • 강석오 기자
  • 승인 2003.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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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 25일 발생한 인터넷대란을 계기로 QoS(Quality of Service)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인터넷 트래픽 관리(ITM) 솔루션 시장 선점을 위한 관련 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 인터넷대란이 웜 바이러스 공격으로 유발된 트래픽의 과부하로 서버가 다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네트워크의 과부하를 미연에 방지하고, 효율적인 트래픽 분배 및 처리기능을 갖춘 QoS 관련 솔루션의 수요가 금융권을 비롯해 대학, 공공, 일반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패킷티어, 앨럿 등 외산 장비업체들과 엔에스텍, 타오네트웍스, 인프니스, 라오넷, 내일넷 등 토종업체들의 국내 시장 선점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QoS 전용장비는 인터넷 트래픽이 폭주하던 지난 1999~2000년 국내에 이미 소개됐지만 그간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기업들의 IT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려 시장 형성이 지지부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 1.25 인터넷대란을 겪으면서 QoS에 대한 관심이 금융권을 비롯해 대학, 공공, 일반 기업, 통신서비스사업자로 확대되면서 시장 개화에 대한 관련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렇듯 QoS가 인터넷대란을 계기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QoS 장비 업체를 필두로 ITM 관련 솔루션업체들의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QoS 장비업체간의 경쟁도 경쟁이지만 NMS업체들 또한 QoS 기능을 자사 솔루션에 탑재해 관련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이들 업체간의 경쟁도 예상되고 있다.

QoS 전용장비, 보안장비 성능까지도 발휘

서비스 품질 보장을 의미하는 개념인 QoS는 원래 ATM과 같은 음성통신 기반 네트워크에서 주로 다뤄졌던 이슈지만 최근 ERP, VoIP, VPN, 그룹웨어 등 미션 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들이 TCP/IP 네트워크의 주요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으면서 점차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역폭 증속뿐 아니라 전송 신뢰성, 실시간 처리 등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TCP/IP 네트워크가 비연결성(connectionless) 망이란 특성상 연결개념이 없어 QoS 메커니즘 구현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TCP/IP 네트워크의 QoS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 IntServ, RSVP, DiffServ 등의 표준 프로토콜과 프레임워크가 제안돼 왔지만 이 같은 표준 모델로는 엔드 투 엔드 QoS 보장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 대부분의 QoS 장비들은 이러한 엔드 투 엔드 프로토콜을 위한 장비라기보다는 미들박스 형태로 스케줄링이나 트래픽 쉐이핑(traffic shaping)을 지원하는 장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QoS 장비는 사용자 또는 애플리케이션의 중요도에 따라 서비스 수준을 차별적으로 적용해 한정된 회선에서 중요한 트래픽의 우선적인 처리를 보장하고, 대역폭을 정책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통용되고 있다. 여기에 네트워크 대역폭과 트래픽 모니터링, 네트워크 통계 자료를 분석해주는 보고서 생성, 불필요한 트래픽을 차단하는 필터링 기능 등을 제공해 기업의 관리자가 네트워크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QoS 장비가 지난 인터넷대란을 계기로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이제는 기업들이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하거나 프로젝트가 발주될 때 별도로 QoS 장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은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라우터나 스위치 등 기존 네트워크 장비에서도 QoS 기능을 지원하지만 QoS 장비가 기존 네트워크 장비에 부하를 주지 않고 고성능의 퍼포먼스를 내는 독립적인 형태의 전용장비로 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바이러스가 트래픽의 과부하를 유발, 네트워크를 마비시킬 경우 이를 사전에 막을 수도 있어 보안장비 이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QoS 장비의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타오네트웍스의 안상준 사장은 “QoS 기능을 구현하는 장비는 크게 기존 네트워크 장비에 QoS 기능을 첨가하는 형태와 이들 네트워크 장비들을 제어, 관리하기 위한 정책을 기반으로 개발된 독립적인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며 “하지만 라우터나 스위치에 QoS 기능을 추가하면 고유 기능과 성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최근 독립적인 형태의 QoS 장비들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라고 밝혔다.

전 업종에 걸쳐 QoS 전용장비 필요성 확산

이렇듯 최근 들어 QoS가 별도의 전용장비로 부각된 계기는 지난 인터넷대란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지만 그 이전에 기업의 효율적인 네트워크 대역폭 활용과 회선비용 절감 등이 이슈로 대두되면서 QoS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한 몫하고 있다. 그간 기업들의 네트워크는 데이터 목표와 우선 순위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의 미션 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과 중요도가 떨어지거나 비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 같은 대역폭을 사용하면서 거의 모든 트래픽을 동동하게 처리, 사내 전산망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다운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 대처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실례로 올 초 모 증권사에서는 사내 전산망 속도가 자주 느려지는 일이 종종 발생, 원인을 조사한 결과 직원들이 하루 종일 메신저 프로그램을 띄어 놓고 채팅을 하거나 대용량 첨부파일을 주고받으면서 전산망에 과부하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은 메신저뿐 아니라 P2P(Peer-to-Peer) 프로그램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대용량 파일이 빈번하게 오고가는 대학교의 경우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증권, 메신저, 성인사이트 등 비업무용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규제 조치를 마련하는가 하면 심지어 웹사이트 접속을 원천 봉쇄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게임, 쇼핑, 오락, 채팅 등 비업무용 인터넷 사용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있어 기업들의 효율적인 트래픽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업무 관련 중요 애플리케이션들을 사용하는 클라이언트들에게 응답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은 물론 효율적인 네트워크 대역폭 관리와 활용, 인터넷 국제회선의 비용 절감을 위해 기업들이 그간 네트워크 대역폭 증속만을 고려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QoS 장비 도입을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 수요 기반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학의 경우에는 대역폭을 과다하게 차지하는 P2P 프로그램의 사용 금지가 사실상 어려워 QoS 장비 도입이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엔에스텍의 유상훈 이사는 “지난 인터넷대란은 네트워크 관리와 보안의 중요성을 각인 시켜준 사건으로 이후에도 유사하거나 전혀 다른 방식을 통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비책이 절실하다”며 “대역폭과 트래픽 관리라는 QoS의 기본 기능 이외에 웜 바이러스 침투나 DoS 공격과 같은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긴급 상황에서도 신속한 조치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QoS 장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업체간 경쟁 본격화

그간 QoS 전용장비는 성장 잠재력은 있지만 라우터나 스위치처럼 꼭 필요한 장비가 아니라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애드온(add on) 장비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시장 형성이 활성화되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QoS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증가하면서 그간의 인식이 변화, 관련 장비 업체들도 시장 공략 가속화를 위한 준비와 전략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기가비트급의 QoS 장비 출시는 물론 기존 타깃 시장이외에도 서비스사업자(SP)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서비스 모델 개발 등 다방면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의 네트워크 관리자는 IP 네트워크 환경의 특성상 개방적이고 급변하는 환경에 직면함에 따라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보호하는 동시에 네트워크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효율적인 트래픽 관리를 비롯해 애플리케이션 성능 보장, 보안, 정책기반 네트워크, 회선비용 절감 등 능동적이고 통합적인 네트워크 관리가 가능한 QoS 시장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 또한 올해 QoS 시장의 개화에 기대를 걸고 있는 가운데 기존 네트워크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각각의 트래픽 분석을 통해 각 애플리케이션마다 적절한 대역폭과 우선 순위 제공 등 네트워크 최적화를 통한 관리와 보안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왠(WAN) 구간의 회선 업그레이드 없이 기업의 비용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대역폭 관리를 위한 데이터 통제 또한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QoS 장비 시장 규모를 2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면 3~4배 이상은 커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국내 시장 상황은 지난해 국내 지사를 철수하는 등 시타라가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이 패킷티어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앨럿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 강화하는 등 외산 장비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엔에스텍, 타오네트웍스, 인프니스, 라오넷, 내일넷 등 토종업체들도 외산 장비에 맞서 차별화된 장비를 출시하고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어 국내외 업체간 시장 경쟁도 점차 가열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다수의 업체들이 아직은 적은 규모의 시장에 속속 진입하다보니 벌써 혼탁한 시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공들여 온 사이트에 비집고 들어와 장비를 무상으로 기증하는가하면 경쟁사 장비가격의 무조건 50%라는 저가 공급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며 “최근 QoS 장비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업계의 과열경쟁은 올바른 시장 정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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