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의 CRM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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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의 CRM 현황과 전망
  • 장동인 SAS 코리아 부사장
  • 승인 2003.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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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은 고객과의 접촉이 빈번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다. 따라서 타 산업보다도 빠른 CRM 도입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유통업은 업태별로 고객의 성향, 구매 상품, 선호 채널 등이 다르기 때문에 유통업의 CRM도 각기 다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해외 유통업계의 성공적인 CRM 사례를 통해 국내 유통업계의 CRM을 전망해 보았다. <편집자>

유통업계는 전통적으로 고객과의 관계가 매우 발달되어 있으며, 가격 경쟁이 치열하고, 고객의 로열티가 매우 중시되는 산업이므로 CRM 도입이 어떤 산업보다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유통업계라고 할지라도 그 세부 업태에 따라서 CRM 도입에는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된다.

유통업계의 CRM 현황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제일 먼저 백화점이 CRM 도입을 했다. 현재 백화점 업계의 선두 업체들은 CRM을 도입했거나 도입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까지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던 홈쇼핑 업계에 신규 사업자가 많이 참여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해 CRM을 도입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껴, 주요 업체들은 CRM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홈쇼핑 업체는 고객의 획득과 이탈이 기존 업태보다는 매우 쉽기 때문에 고객의 로열티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CRM을 전개시키고 있다.

슈퍼마켓, 할인점 분야는 전통적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한 분야여서 CRM 도입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져 왔으나, 해외 유통업체의 진출과 더불어 본사의 CRM 전략을 한국적인 상황에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통적인 국내 슈퍼마켓, 할인점도 CRM 도입을 현재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유통 전문 닷컴 기업들은 인터넷으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기 쉬운데도 그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CRM 규모도 작고 대부분 고객 분석 차원에 머물고 있다. 면세점이나 명품점의 고객들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과 구매 내역이 공개되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근원적으로 CRM을 하기 어렵다.

보너스 카드 제도

유통업의 CRM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아는 것이다. 고객에 대한 데이터는 있으되 고객에 대한 정보는 없다. 각 기업은 구매 카드, 보너스 카드, 캐시 카드 등 여러 가지 카드를 통해서 고객을 등록하고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일정 정도 할인을 해준다든가 점수를 누적해서 사은품을 받아 갈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보너스 카드 제도는 각 기업마다 시행하고 있으나 고객이 느끼는 것은 회사마다 서로 다른 카드가 있어 불편하고, 보너스 혜택 자체가 미미해서 보너스 카드를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보너스 누적에 대한 공지는 여러 가지 캠페인을 통해서 알려주지만 누적된 보너스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려주지 않는다.

따라서 백화점 등에서는 대체적으로 구매 상품 금액의 10% 정도를 사은품이라는 이름의 구매 쿠폰으로 고객에게 되돌려 주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이것은 고객에 대한 구매 정보가 남지 않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CRM이 불가능해지며 모든 백화점이 다 사용하기 때문에 경쟁력도 없다. 따라서 보너스 카드, 사은품 등의 매출과 수익에 대한 기여도는 그리 크지 않다.

영국의 테스코(TESCO)는 영국 슈퍼마켓 분야에서 1위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영국 전역에 약 1천개의 슈퍼마켓을 가지고 있으며, 식품뿐 아니라, 의류 생활용품까지 판매하는 50개의 대단위 슈퍼마켓을 가지고 있고 CVS도 있는 종합 유통업체다.

1995년 이전에는 새인버리(Sainburys)가 1위, 테스코가 2위였으나, 1995년을 기점으로 선두가 바뀌었다. 테스코는 1995년 클럽 카드를 선보인 후 무려 52%나 되는 년 성장을 기록했다. 테스코는 이 클럽 카드를 고객에 대한 ‘정보(Information)’을 제공해주는 도구로서 활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너스 카드, 로열티 카드 등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비용이 드나, 이로 인한 매출기여도는 미미한 실정이며 영국 슈퍼마켓 분야의 4위인 세이프웨이(Safeway)는 아예 보너스 카드를 없애버렸다.

테스코의 보너스 카드 전략

영국이나 우리나라나 보너스 카드 제도는 고객을 유인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구매할 때마다 포인트를 쌓게 해서 얼마가 쌓이면 무엇을 준다는 일종의 할인 혜택을 통해서 단기적인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시행해 왔다. 따라서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비용과 매출이익과 비교하면 고객이나 기업에게 그다지 큰 장점이 없다.

그러나 테스코는 고객이 매번 구매할 때마다 보너스 카드를 사용하도록 하는데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이 보너스 카드를 사용하면 고객의 구매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스코는 보너스 카드의 중요한 목적은 고객정보를 일관되게 얻는 데 있었다. 물론 테스코도 보너스 점수를 준다. 그러나, 누적된 점수에 사은품을 받는 방식을 어렵게 만드는 기존 방식을 지양하고 구매 금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 쿠폰으로 우송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목적이 있다. 고객이 보너스 카드를 꼭 사용하도록 하며 주소를 정확하게 관리해야 하며 가족이 하나의 카드를 사용하게 해서 가족 단위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테스코는 누적된 고객정보를 활용하여 고객 분류(Segmentation), 상품 분류(Segmentation), 고객별 선호 상품에 대한 연관관계 분석, 고객과 연관된 장바구니 분석, 선호 채널, 신규 상품에 대한 구매 민감도, 각종 캠페인에 대한 반응도 등을 측정할 수 있었다.

테스코는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여 운영경비(Operational Cost)를 줄이고, 가격정책(Pricing)을 정확하게 하며 고객의 상품구매 패턴에 따른 상점 내의 상품 진열(Ranging) 정책을 수립하며 고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서 고객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캠페인의 정확한 타깃팅을 통해 캠페인 당 수익성을 높이고 필요 없는 캠페인을 지양하여 경비를 절감시키고 누적된 고객 정보를 활용하여 테스코닷컴(Tesco.com)이나 보험이나 자동차를 판매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혀 가는데 활용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CRM 전망

유통업계의 CRM은 전략적 제휴, M&A 등을 통해서 원카드(One-Card)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은 한 곳에서 모든 것을 구매하지는 않기 때문에 한 고객이 전략적 제휴가 된 유통업체에서 구매하고 그 누적 포인트가 전체 가입 업체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물론 제도, 법률적인 제약이 있으나 어떠한 방식으로든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고민은 기존 사업 분야에 대한 CRM 정립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전략적 제휴, M&A에 익숙해 있지 않으며 이러한 통합 CRM 추세에 따라가기가 내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 내부에 CRM 전문가가 부족하며, CRM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하나 불경기에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 CRM이 부서별로 그치고 있는 이유도 전사적으로 공유된 CRM의 목표 없이 CRM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CRM은 정확한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 작은 성공사례를 많이 만드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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