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생존 필수 요소 ‘민첩한 조직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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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생존 필수 요소 ‘민첩한 조직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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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2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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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강력한 변화 의지·알맞은 방법론과 도구 갖춰야

[데이터넷] 많은 기업들이 민첩한 조직으로 변화하고자 고민하고 있지만, 아무리 좋은 방법론이나 그 방법론을 도와주는 도구를 도입했다 해서 조직과 문화가 자동으로 변화하지는 않는다. 데이터에 기반해 무엇이 잘 되고 또 안 되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하며, 조직 구성원뿐만 아니라 C레벨의 적극적인 의지도 중요하다. 아울러 표준화 교육과 명확한 가이드를 통해 팀 간 속도와 리듬을 맞추며 조직에 맞는 커스터마이징도 필요하다. <편집자>

한진규 오픈소스컨설팅 최고전략책임자
한진규 오픈소스컨설팅
최고전략책임자

60년 전 시대를 풍미했던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현재 단 10%의 기업만이 생존하고 있으며, 오늘날 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50%가 적어도 20년 후에는 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해결책을 찾고자 고심 중에 있으며,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며 혹은 변화의 방법을 몰라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기업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강력한 IT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의 추격에 위협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소위 잘나가는 스타트업조차도 지속적인 선순환 구조 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비즈니스 환경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55년 이후 포춘 500대 기업 중 현재까지 생존에 성공한 52개 기업 목록(출처: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 2021)
1955년 이후 포춘 500대 기업 중 현재까지 생존에 성공한 52개 기업 목록
(출처: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 2021)

민첩한 조직 문화 고민
1990년대 들어 제조, 서비스, 공공 등 분야에 상관없이 IT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방법론들이 주류를 이루게 됐는데, 이때 등장한 것이 스크럼(Scrum), XP(Extreme Programming), 칸반(Kanban), 애자일(Agile) 등의 방법론들이다. 예전에는 IT가 비즈니스를 돕는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IT가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러한 소프트웨어 방법론에 관심이 늘어났으며, 적용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후 국내 많은 기업들이 애자일 문화를 적용하고 있으며 카카오, 쿠팡 등 IT 업체는 물론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그룹 등 제조업 기반의 국내 대기업들도 애자일 조직 문화를 도입해 각 회사별 특성에 맞는 애자일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여전히 일부에서는 이러한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들이 ‘IT 스타트업에서나 적용 가능한 것’ 혹은 ‘개발팀에서나 가능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비즈니스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국내에서도 앞서 말한 기업들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애자일을 개발 및 경영 전반에 도입했거나 1년 이내에 완전한 도입을 목표로 PoC를 진행 중이다. 가장 보수적이라고 여겨지는 금융업계에서도 카카오뱅크의 신선한 변화에 자극을 받아 스크럼을 기반으로 한 애자일 문화 도입을 적극 진행하고 있으니, 이러한 소프트웨어 방법론의 확산은 그야말로 시간문제라 할 수 있다.

애자일을 예로 들었지만, 어떠한 방법론이 중요한가 보다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민첩한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론을 찾아 이미 적용해 실행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럼 이러한 방법론은 과연 우리 조직과 문화를 민첩하게 변화시켜 줄 수 있을까? 사실 아무리 좋은 방법론이나 그 방법론을 도와주는 도구를 도입했다고 해서 조직과 문화가 알아서 바뀌지는 않는다. 간혹 일부 회사에서 ‘왜 애자일을 도입했는데 변화가 없느냐?’, ‘지라(Jira)를 도입했는데 왜 우리 조직은 애자일해지지 않느냐’는 우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방법론이나 도구는 변화에 도움을 주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무엇을 바꿔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민첩한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찾아라
‘민첩한 회사로 변해야 한다’와 같이 두루뭉술하게 목표를 설정한다면, 그 변화는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현재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 우리가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판단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판단의 근거는 반드시 ‘고객에게 전달할 가치’가 돼야 한다. 대부분의 회사는 복잡한 사업 구조와 프로세스로 인해 ‘고객에게 전달할 가치’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즉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보다 회사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고객에게 강매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대규모 기업 및 공공기관의 민첩성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스케일드 애자일 프레임워크(Scaled Agile Framework, 이하 SAFe)에서는 고객 가치를 명확히 하기 위한 가치 흐름(Value Stream)에 대한 분석을 권장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비즈니스가 어떠한 흐름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지 확인하고, 그에 맞춰 조직을 구성해 올바른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한다.

가치 흐름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채 무작정 도구만 도입하고 사용한다면 배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그저 도구나 방법론을 도입하고 나서 자동적으로 조직과 문화가 바뀌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지라를 도입했는데 왜 애자일하지 않죠?”, “우리 회사는 왜 투명하지 않죠?”, “왜 사람들은 안 바뀌려고 하죠?”하는 질문들을 많이 받는데, 대부분의 경우 구성원들의 목표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회사 자체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리고 더 많은 경우, 목표를 찾기 위한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그 목표를 측정하기 위한 많은 데이터들을 쌓고 분석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생각보다 이 과정이 지루하고 많은 시간을 요하기도 한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애자일을 도입하고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조직에 스며든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지만, 기업은 그러한 여유를 갖기 어렵다는 핑계로 도중에 방법론을 바꾸거나 6개월~1년을 못 버티고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예전 방식은 익숙하고 나름 직관적이기 때문인데, 회사가 환골탈태하기 위해 그리고 앞으로 10년, 50년, 100년을 성장하기 위해 최소 2년의 투자는 견뎌내야 한다. 그러면 회사는 필요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가 무엇이 잘 되는지, 무엇이 잘 안 되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객관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 목표는 지금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를 찾아내야 맞는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다.

■ 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예전의 방식을 지속해서는 원하는 변화를 이룰 수 없다. 많은 고객들이 변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나는 빼고’인 경우를 많이 봤다.

“변화하고 싶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네, 당연하죠! 변화는 이미 선택이 아닌걸요?”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의 공감대가 전체 조직에 녹아들지 않았거나 혹은 직원들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C레벨은 변화하지 않고 “조직이 변화해야 한다”라고 이야기만 한다면 그 변화는 역시 실패하게 된다.

변화에 대한 의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강해야 하고 굳건해야 하며 나 자신을 깨부술 준비가 돼야 한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벗어던져야 하며, 조직 전체가 동참해야 한다.

일례로 전통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소통인데, 소통이 어려운 이유는 제대로 된 소통을 해본 적이 없기에 무엇이 진정한 소통인지조차 잘 모른다는 것이다. 뭔가 이야기는 나누고 있는 것 같지만 중요한 정보는 흐름에서 배제돼 있거나, 정보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다 보니 피드백이나 교류는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회사에서 소통을 위해 컨플루언스(Confluence, 아틀라시안에서 제작한 위키 기반 지식공유 소프트웨어)를 도입한 적이 있었는데 도입 초기부터 많은 구성원들이 사용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 이유는 ‘너무 많은 정보가 오픈된다’는 것이었다. 그때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사내에서 각 부서의 정보가 오픈되는 것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했는데, 실제로는 보안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내가 하는 일을 남들이 아무 때나 볼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불편했던 것이었다.

민첩한 조직으로 가려면 여러 가지 문화가 기반이 돼야 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투명성(Transparency)이다. 어떠한 일이 기획되면 기획하는 부서는 그 일이 본인 부서에서 생각할 때 완성됐다고 느낄 때까지는 유관부서에 공유하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본인들이 만족스러울 때-기획자가 완성하고 선배가 검수한 후 부서장이 승인한 이후-가 돼서야 유관부서에 공유한다.

그러면 관련 부서들은 그 기획에 문제가 없는지 그제야 내용을 확인하고 검토한 후 또 나름대로 부서별 이슈를 정리해서 그 이슈가 정리됐을 때-역시 담당자가 검토하고 선배가 검수한 후 부서장이 승인한 이후-그 내용을 다시 원래 기획부서 담당자에게 정리하고, 그 이후는 위와 같은 프로세스가 반복된다.

이렇게 부서별로 닫힌 구조로 일하는 방식을 소위 사일로(Silo)가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러한 사일로를 깨지 않으면 조직의 민첩성은 점점 먼 이야기가 된다.

그럼 투명성을 확보한 조직은 무엇이 달라질까? 기획 초안을 유관부서가 미리 확인하게 되면 작성단계부터 서로의 의견을 함께 담을 수 있다. 슬랙(Slack)과 같이 사내에서 사용 중인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정리된 의견을 기획문서 위키에 작성하면 그 과정을 유관부서 모두가 함께 보고 함께 수정해 더 완성도 높은 기획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경우 앞서 언급한 전통적인 회사의 프로세스 대비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단축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직의 의사결정은 신속해지고 기획안의 완성도도 높아진다. 단순히 위키 툴 하나를 도입하는 것도 많은 이들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데, 하물며 조직전체의 의사결정/업무 방식을 바꾸는 일이라면 그 변화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해야 하는지 다시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리라 생각된다.

정리하자면 C레벨의 의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의지는 함께 참여함으로써 구성원의 의지를 강화시킨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 알맞은 방법론과 도구를 활용하자
변화의 목표와 의지가 확실해 졌다면 변화의 범위와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팀 단위로 시작에서 사업부, 전사로 확장하는 방안이 있고, 빅뱅 방식으로 한 번에 변화할 수도 있다. 또 개발 조직부터 변화한 후 사업부서, 백오피스로 확장할 수도 있고, 신규 비즈니스부터 적용한 후 기존 비즈니스에 이식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은 현재 어떤 상황이고, 달성할 목표의 모습이나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어떠한 방법론으로 적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애자일을 예로 들면 초기에 팀 단위로 자율적으로 시행해서 스크럼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할 경우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은 조직 구성원들이 천천히 애자일 방법론을 익히고 실행해 볼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생각보다 이렇게 시작해서는 사업부 단위, 더 나아가서는 조직 전체로의 확장이 의외로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 개의 개발팀이 주체가 되어 팀 내에서 애자일을 적용하고 실행하다보면 생각보다 잘 적용되기도 하고, 스프린트 단위로 일을 하다 보니 계획성 있게 일이 진행되기도 해서 애자일 방법론을 확장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문제는 이때부터 벌어진다. 팀 단위 애자일에서는 안보였던 문제가 다수의 팀에서 동시에 벌어질 때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조직별 애자일 성숙도의 차이와 개개인 간 애자일 이해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엇박자 등이 있다. 작은 조직에서는 특정 리더의 리더십 등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거나 묻어두고 갈 수도 있겠지만, 엔터프라이즈 레벨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수십 개의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프로젝트나 사업에서 사소한 엇박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큰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엔터프라이즈 레벨에서는 조직 전체가 표준화된 애자일 규칙을 인지하고 적용해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개개인의 애자일 표준화 교육이 선행돼야 하고, 조직별로도 명확한 가이드를 통해 팀 간 속도와 리듬을 맞추면서 우리 조직에 맞는 애자일로 커스터마이징해 나가야 진정한 조직의 변화를 이룰 수 있으며, 구성원들의 마음에 깊이 심어져 문화로 스며들 수 있게 된다.

애자일 실행 도구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방법론이 몸에 익혀지고 조직에 스며들 때 이를 편리하게 돕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애자일 실행 도구인데, 통상적으로 앞서 여러 차례 언급한 이슈트래킹 툴인 지라와 위키(Wiki) 기반 지식공유 플랫폼인 컨플루언스(Confluence) 등이 대표적이며, 애자일 문화를 실행하면서 좀 더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고자 한다면 그때 이러한 툴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조직의 민첩성을 훨씬 더 쉽고 편리하게 향상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애자일 문화가 성숙돼 있고 조직전체에서 SAFe와 같이 대규모 조직의 애자일 방법론을 어느 정도 경험해봤다면, 이에 맞게 디자인된 지라 얼라인(Jira Align) 등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지라 얼라인은 지라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복잡한 조직 간의 관계를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SAFe에 맞추어 조직이 움직일 수 있도록 세밀하게 디자인돼 C레벨 및 프로그램 관리자들에게 더 많은 인사이트와 자료를 제공한다. 이렇듯 조직의 환경과 요구사항에 맞춰 알맞은 도구를 선택한다면 민첩한 조직으로 변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요즘 같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정답은 없다. 따라서 예전과 같이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빨리 출시해보고 맞는 방향이라면 속도와 완성도를 더하고, 틀린 방향이라면 얼른 다시 맞는 방향을 찾는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어제보다 매일 더 민첩해져야 하며 계속 변화해야 한다. 변화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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