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대박의 꿈 디지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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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대박의 꿈 디지털 방송
  • 황영헌 젠터닷컴 사장
  • 승인 2003.03.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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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의 등장과 함께 등장한 수많은 기술들의 명멸은 이제 과거지사로 돌린다 하더라도,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의 등장으로 생겨난 그 많은 단어들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이제는 디지털방송의 출범을 맞이하게 됐다. 데이터방송, 양방향TV, DMC, EPG, IPG, PVR, VOD, nVOD, 리턴패스(Return path), DP, DAB, DMB니 하는 새로운 용어들이 끊임없이 출현하고 있다. 이런 용어들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즉 디지털방송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고 간단히 치부되고 있지만, 이 말이 함의하는 바는 실로 크다. 아날로그 정보를 실어 나르던 주파수 대역이 이제 디지털 정보의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비디오, 오디오 뿐 아니라 데이터, 프로그램까지 혼합된 신호가 유무선 방송망, 유무선 통신망, 심지어 전력망을 통해 순식간에 수많은 수신기를 향해 날아가고 있고, 날아가게 된다.

또한 이 정보들은 TV, 라디오, 컴퓨터, PDA, 핸드폰 뿐 아니라 심지어 가전기기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수신기로 간주해 버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정보를 수신한 사용자들은 자신의 요구사항을 거꾸로 서비스 제공자에게 요청할 수 있는 채널도 가지게 되어 과거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방송 시대의 도래로 인해 이제 TV를 통해 고화질, 고음질의 방송을 시청할 수 있으며, 단순한 일방향적인 시청이 아니라 방송 시청 중에 방송에 등장한 상품을 바로 구매한다던가, 방송에 대한 정보를 한 두번의 리모콘 조작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양방향 TV 서비스(연동형 데이터 서비스)는 물론이고 TV에서 게임이나, 쇼핑을 할 수 있고, 주식정보, 기상정보 등 각종 정보들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데이터 서비스 전용채널까지(독립형 데이터 서비스)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위성 DMB란

이제 TV는 기존의 TV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오디오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현재 스카이라이프에서는 60개의 오디오 채널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또한 방송을 예약 녹화한 후 시간이 지난 후에 방송을 시청한다던가, 또는 TV 화면을 통해 원하는 영화명을 선택하여 그 영화를 VOD를 통해 서비스 받는다던가 하는 따위의 서비스 또한 조만간 일상적인 일이 되어갈 것이다.

이제 핸드폰도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대세를 거스르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SK텔레콤 등 통신사에서 위성을 이용한 위성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의 약자, 종전에는 위성 digital audio broadcasting의 약자인 DAB란 명칭을 사용했으나 위성 DAB가 비디오와 데이터를 포함한다는 ITU규정에 따라 위성 DMB로 이름이 바꾸게 되었다. 그러나 지상파 쪽에서는 여전히 DAB란 용어를 선호한다.)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며, 지상파 방송국에서도 기존 TV 주파수를 활용한 지상파 DAB를 준비하고 있다. DMB 또는 DAB가 시작되면 기존의 라디오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므로, 국민 다섯 명중 세 명꼴로 가지고 있는 핸드폰이 수신기 역할을 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물론 자동차의 오디오 장치가 디지털 장치로 변화하는 것도 어느 정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DAB 역시 기존의 단순한 라디오의 개념을 산산히 부수는 개념이다. 즉 오디오 방송 뿐 아니라, 비디오 방송, 데이터방송을 쉽게 전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DMB란 용어가 보다 정확한 표현이라고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오디오 채널의 밴드폭이 적기 때문에 고화질의 영상 서비스는 제공할 수 없지만, 뉴스, 스포츠, 드라마 등 인기 프로그램을 새롭게 편성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다. 또한 핸드폰과 같이 적은 화면을 가진 수신기에서는 오히려 DAB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껏 핸드폰 사업자들이 통신을 통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많은 시도를 하였으나 비싼 통신료, 통신 부하 등의 이유로 시범 서비스 또는 다운로드 서비스로 국한되어 왔으나, 이제는 방송 수신이 가능한 핸드폰을 구입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항시 TV를 시청하고, 라디오를 청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인터넷을 통한 영상과 음성 전달 서비스는 이미 보편적인 서비스가 되었으며, 인터넷 속도의 증가로 인해 화질 또한 TV에 버금가는 정도로 개선되었다. 급기야 PC 화면을 TV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들이 시판되고 있으며, 아예 인터넷과 방송을 동시에 지원하는 IP 셋탑박스 또한 많이 개발되어 있다. TV를 PC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TV수신카드는 이미 사용된 오래 되었지만, 이제 녹화기능, 프로그램 가이드 기능 등 사양이 고급화되어 가고 있다.

인터넷·모바일, 디지털 방송의 초석

이렇게 방송과 통신 분야의 혁명적인 변화는 기존의 방송사업자, 통신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주는 동시에 전방위적인 경쟁에 직면해야 하는 힘든 시대를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통신사업자들이 방송 사업에 뛰어들고 있고, 방송사 또한 인터넷 서비스 등 통신 서비스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통신사업자들과 방송사들 사이의 컨소시움 형태로 새로운 사업이 전개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업구도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방송 환경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 뿐 아니라 새로운 제작 프로세스, 새로운 방송 장비, 새로운 정보 시스템들의 도입 또는 개발이 필요해진다.

물론 위에서 말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다 구현되기 위해서는 표준화 결정, 법령 제정, 새로운 장비의 개발, 인프라 구축, 사업자 구도 재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그 산 너머 있는 황금광산에서 비쳐지는 찬란한 빛깔이 너무나 분명하기에 그러한 산을 넘는 수고는 기꺼이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산들을 한두 사람의 선각자, 또는 한두 업체의 선도로 이룰 수는 없다. 정부와 지상파 방송 사업자, 통신사업자, 케이블 및 위성방송 플랫폼 사업자, 많은 PP(Program provider)들, 장비개발 업체들, 그리고 데이터방송 사업자 등 콘텐츠 사업자들, 학계, 연구소 및 시민단체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많은 이견이 있지만, 이러한 이견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황금광산의 행운이 그저 굴러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너무 소모적이고,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논의 과정은 모든 당사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것이 틀림없으며, 잠시 늦은 출발이 사금 쪼가리들만이 널부러져 있는 폐금광으로 우리를 인도할런지 모른다.

거세게 몰아친 인터넷의 열풍으로 인해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으며, 뒤이어 다가온 모바일 서비스의 성공이 몇몇 한국 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에서 거둔 눈부신 성과는 디지털 방송 시대의 귀한 초석이 된다.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방송, 통신 융합 서비스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서비스의 도움을 전적으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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