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업체 네트워크 사업
상태바
시스템 업체 네트워크 사업
  • 정광진 기자
  • 승인 2003.03.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스템 업체들이 네트워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모든 영역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서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발을 담고 있는 시스템 업체들이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 없이는 사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유니시스는 자사의 네트워크 사업부 조직명을 글로벌 네트워크 서비스(GNS)에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서비스(GIS)로 개정하고 사업조직의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선언했다. 지난달 한국IBM도 글로벌 서비스 조직내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본부 사업 강화 방침을 밝혔다.

대다수 사람들이 시스템 업체에서 네트워크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한국IBM, 한국HP, 한국후지쯔는 네트워크 업체 기술력의 척도로 자주 거론되는 시스코 골드파트너 관계며, 한국NCR, 한국유니시스는 실버 파트너다. 원래 시스코 파트너십은 이들 업체 본사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시스코 파트너십 정책 변경에 따라 최근 로컬에서 별도로 골드 및 실버 인증을 획득했다.

전 세계 막강한 서비스 조직 자랑

이들 업체들은 전 세계 구석구석에 포진한 조직망을 활용해 주로 다국적 기업에 대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IBM 글로벌서비스가 전 세계 최고의 SI 업체이며 그 조직에 속해 있는 네트워크 사업 역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세계 상황이고 국내 현실은 사뭇 다르다.

국내 SI 업체 대부분이 그룹 계열사로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 고객들이 아웃소싱이나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낮다. 소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국내 NI 업체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다국적 시스템 업체들이 진입하기 힘들다. 그러나 본사에서는 국내 현실을 고려치 않고 전 세계 동일한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국내 네트워크 서비스 조직이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업체 한 관계자는 “아웃소싱, 컨설팅 모두 좋은 말이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다. 재벌 계열 SI 업체가 시장의 50~60%를 가져가고 있다. 시장은 고급 컨설팅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가격경쟁으로 치닫고 있는데 마진이 일정 이상 보장되지 않으면 뛰어들지 않는 다국적 기업 특성상 영업기회를 잡기도 힘들다. 박스 유통이나 단순 네트워크 구축보다는 솔루션 기반의 고급 서비스 위주로 접근할 수밖에 없지만 그런 시장은 많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시스템 업체들은 자사가 장점을 지닌 부분, 즉 자사 사이트를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왔다. 가령, IBM 서버나 스토리가 공급되면 네트워크까지 함께 묻어나가는 형태인 것이다. 따라서 자사 사이트는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경쟁사 시스템이 들어간 사이트를 뚫는 것은 무척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시스템 업체들이 국내 NI 업체들보다 장점을 가지는 부분도 많다. 전 세계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전 세계 지사를 거느린 다국적 기업을 쉽게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고,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시스템 및 서비스 전체에 대한 운영 노하우, 컨설팅 능력은 국내 업체들에 비해 탁월하다.

한국IBM

한국IBM은 IBM 글로벌 서비스 내 IT 인프라 사업을 담당하는 ITS(Integrated Technology Service) 밑에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본부가 위치해 있다. IBM은 과거 ATM 스위치 등 자체 네트워크 장비를 팔았지만 지금은 네트워크 서비스에 전념하고 있다. 네트워크 사업부 인원은 27명이며 10명이 넘는 CCIE가 있다.

올해 한국IBM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부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그간 타 산업군에 비해 활발치 못했던 대형 통신사업자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에 기여할 수 있는 우량 비즈니스를 중점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한국IBM은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네트워크 컨설팅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확대하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네트워크 컨설팅 서비스는 단순히 네트워크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고민을 파악하고 현재 비즈니스 환경을 분석하며, 여타 다른 비즈니스와 연계해 비즈니스 목적에 맞는 컨설팅 서비스를 의미한다. 즉, 각 산업별로 기대되는 솔루션을 구분하고 네트워크 컨설팅과 통합해 각 고객에 적합하게 커스터마이징해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화된 컨설팅 툴을 사용해 시간과 인력 대비 비용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며, 필요한 경우 전 세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컨설팅 기술력도 활용해 고객에게 가치 있는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IBM은 10명이 넘는 CCIE로 기술지원팀을 구성하고 차세대 e비즈니스 솔루션을 위한 지능적인 인프라를 설계/구축/관리할 수 있는 프로젝트 및 서비스 제공을 기반으로 재해복구와 관련한 광 장비, 옵티컬 네트워크, 보안, 음성/데이터 네트워크 통합 솔루션 서비스 및 IP기반 콜센터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IBM은 대형 통신사업자 시장에도 IBM만의 독특한 컨설팅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부가 서비스에 중점을 둔 네트워크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올해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스코, 노텔, 어바이어 등 전 세계적으로 맺어진 강력한 제휴 및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며, IBM의 다양한 영업 채널들을 통한 네트워크 비즈니스 확대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실적을 보면 새마을금고연합회에 시스코 장비를 이용해 IP 기반 콜센터를 구축했으며 기업은행 네트워크 e인프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네트워크 진단 및 구축 사업을 펼쳤다.

한국IBM 네트워크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이현수 상무는 “한국IBM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부는 지난 2000년 본격적으로 출범, 매년 30~40% 고속 성장을 해왔다. IBM 네트워크 사업은 전 세계 1위이지만 국내는 사업이 늦게 출발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15위 정도의 위치다. 이것을 향후 3년 안에 3위 안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올해 일단 대형 통신사업자 시장 진출이 급선무다. 단순 네트워크 구축이 아니라 프로비저닝, 인증/권한부여/계정관리(AAA) 등의 부가서비스 관련 분야에 힘을 쏟을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고객이 돈 내고 받을만한 네트워크 컨설팅이 없었으며 네트워크 컨설팅을 한다고 네트워크에 한정돼서는 안 된다. 성능을 중시하는 실무자와 비용 및 투자가치(ROI)를 고려하는 의사결정자간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네트워크와 함께 비즈니스 컨설팅이 동반돼야 한다. PwC 인수로 막강한 비즈니스 컨설팅 능력을 갖게 됐고, 과도한 비용과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자동화된 툴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HP

한국HP 네트워크 사업부는 HP서비스 사업부 밑에 위치한다. 과거 HP컨설팅과 HP서비스 안에 각각 네트워크 담당 부서가 있어 컨설팅에서 주로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서비스에서 유지관리 하는 체제였지만 지난해 11월 조직을 단일화해 효율성을 높였다. 한국HP 네트워크 사업부는 영업조직은 아니고 사전영업, 영업지원, 프로모션, 유지관리 등의 역할을 담당하며 전담인원은 14명이다.

네트워크 사업부의 주된 역할은 솔루션을 만들고 시장에 진입시키는 것. 아태지역 본부에서 내려오는 것도 있고 로컬에서 자체 구성하기도 한다. 올해 아태지역에서는 차세대네트워크(NGN)와 무선랜 기술을 접목시킨 워크플레이스(Work Place)를 제시하고 있으며 한국HP 네트워크 사업부 자체로는 보안 솔루션 팩을 구성했다.

HP는 ‘프로커브’라는 제품군으로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북미에서는 상당한 인지도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몇 몇 채널을 통해 일부 판매되고 있을 뿐 한국HP 안에 사업조직도 없었다. 하지만 오는 5월부터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이 제품을 본격적으로 취급, 평생무상 지원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까르푸 전 매장, 포스코 공장자동화 관련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했으며 증권거래소, 대학 등의 사이트를 확보했다. 올해는 채널이 많은 병원과 학교에 집중하는 한편, 전산실 이전, IP컨택센터, CRM 관련 네트워크 사업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찬영 한국HP 네트워크 사업부 부장은 “네트워크 사업부가 서비스 조직 밑에 있지만 컨설팅과도 함께 작업을 한다. 가격경쟁이 심한 오픈 마켓보다는 HP 브랜드가 통하는 병원, 학교, 전 세계 지사가 설립돼 있는 다국적 기업 위주로 접근할 계획이다. 지난해 15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8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