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넷]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박민수)와 한국데이터사이언스학회(회장 김장현)는 지난 24일 ‘알고리즘 규제의 득과 실’을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알고리즘에 대한 국내외 논의 비교를 비롯해 검색 알고리즘의 공개에 따른 사회 후생 변화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 결과가 소개됐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는 ‘알고리즘을 보는 눈: 텍스트 구조 연구’를 주제로 알고리즘, 인공지능에 대한 국내외 뉴스, 연구, 소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회적 담론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분석했다.

김 교수는 “국내 보도 경향을 해외와 비교하면 인공지능 규제, 뉴스 알고리즘의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기대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국외 뉴스에서는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을 활용한 사례나 새로운 서비스 시도에 대한 논의를 살펴볼 수 있었다. 국내 연구들에서는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 규제 주제들이 해외보다 더 부각돼 나타났다.

김 교수는 “기술이 가져오는 변화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규제 논의로 확장돼 나타나고 있다”며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과 새로운 시도들을 억누르는 과도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모정훈 연세대 교수는 ‘검색 알고리즘 공개와 영향’을 주제로 쇼핑 플랫폼에서의 알고리즘 공개가 사회 후생, 특히 플랫폼 경쟁, 이용자, 판매자 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게임이론을 통해 분석했다. 모 교수는 주로 공학 분야에 한정됐던 알고리즘이 일상생활 속에 스며들면서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배경을 설명했다.

모 교수는 “검색 편향을 판단하기 위해 알고리즘 공개가 필요하지만 알고리즘 공개로 나타나는 부작용, 특히 검색엔진 사업자가 경쟁력과 고도화 기회를 상실하고, 더 많은 어뷰징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규제 논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 교수는 알고리즘 공개의 영향을 크게 이용자 검색 격차 감소, 판매자 홍보 비용 증가, 쇼핑 플랫폼의 선별 비용 증가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회 후생을 비교했다.

모 교수는 “이용자 측면에서 일부 후생 증가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영향의 차원에 따라 전체 사회 후생은 대체로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원식 홍익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알고리즘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논의 근거, 알고리즘 공개 부작용, 알고리즘 규제의 객관적 기준과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박종화 공주대 교수는 “알고리즘은 인풋, 아웃풋이 명확한 구조다”며 최근 플랫폼, 특히 알고리즘에 대한 규제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가는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사업자 스스로 자정 작용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있다”며 보다 객관적 근거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채남 더아이엠씨 대표는 “현재 나타나는 부작용이나 문제들은 알고리즘 보다 데이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며 “알고리즘에 대한 기대와 완결성에 대한 과신이 오히려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신뢰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심우민 경인교대 교수는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면 국회의원들이 최소 10개 이상의 법안을 제출한다”며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하는 규제 법안이 규제 담론을 오히려 확산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알고리즘 이슈에 대한 단일한 규제 기준 마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규제 논의를 유럽, 미국, 일본 등 해외 사례에서 찾을게 아니라 우리만의 근거와 사례 기반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은 “최근 플랫폼 규제 논의는 이론적 근거도 실증 근거도 부족하다”며 “정치적 결정이 아닌 진지하고 충분한 논의가 절실한 시점으로, 다학제적 관점에서의 논의가 앞으로 더 확산돼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0월 1일에는 2차 특별세미나가 이어진다. ‘건강한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방안’을 주제로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와 우려, 인공지능 스타트업 창업자 인터뷰 결과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강석오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