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고, 뛰고, 질주하면서 삶의 행복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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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치고, 뛰고, 질주하면서 삶의 행복을 배워갑니다”
  • 승인 200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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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고 해변에서 인명구조원들이 도전적인 복합운동의 하나로 만들어낸 철인3종경기(Triathlon)는 겨우 22년의 연혁을 가진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개최되는 시합에 매년 20만명 이상이 출전할 정도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는 1987년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이 창설되면서 보급됐는데,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김형식 선임 엔지니어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철인3종경기에 매년 출전하는 애호가이다. <권혁범 기자>

아무리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3.9Km를 횡단하라면 겁을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영을 마치고 난 뒤 사이클로 180.2Km를 완주하고, 다시 42.195Km를 더 달려야 한다면?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에야 어렵다는데 동의할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컨설팅 사업본부의 김형식 선임 엔지니어는 일반인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형식 선임 엔지니어는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들조차도 ‘과연 내가 1Km라도 제대로 헤엄칠 수 있을까’라고 보통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250m를 쉬지 않고 헤엄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1Km를 건널 확률이 90%라고 합니다. 결국 생각만 바꾼다면 충분히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그 역시 처음 철인3종경기에 관심을 가질 때만 해도 수영은 초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숨쉬는 방법을 배운 지 3주만에 400m를 주파하게 된다. 불과 3주전만 해도 50m조차 어렵던 사람이 생각을 바꾸자 4주 뒤에는 1Km를 헤엄치게 된 것이다. 그를 직접 만나 본다면 원래부터 타고난 체질도 아니고, 신체 조건이 남다른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의 말대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운동에 있어 가장 우선되어야 할 조건인 셈이다.

꾸준한 연습은 ‘필수조건’

철인3종경기는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대표적인 유산소성 운동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은 필수조건이다. 김형식 선임 엔지니어 역시 체력 단련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수영은 이틀에 한 번씩 퇴근 시간을 이용해 연습한다. 사이클과 마라톤은 보통 일주일에 2번 정도 단련한다. 대개는 야외에서 하지만, 겨울철은 부상 위험이 있어 러닝머신이나 머신 트레이너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평소에 단련하는 양이다. 시즌이 다가오면 당연히 연습량은 크게 늘어난다.

김형식 선임 엔지니어는 “시즌 기간동안에는 1시간 이상 수영을 하고, 새벽을 이용해 5∼6시간 가량을 달립니다.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을 이용해 장거리 사이클 연습도 하죠. 하지만 국내 환경은 뛰거나 사이클을 탈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편입니다. 결국 친구들과 경기도까지 나가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철인3종경기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이는 곧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족이나 친구들의 이해 없이는 철인3종경기를 취미로 갖기 어렵다. 김형식 선임 엔지니어 역시 주변의 이해가 없었다면 아예 시도조차 못했을 것이다. 다만 그의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은 힘들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철인3종경기에 대한 그의 열정을 존중해줬다.

취미 넘어 삶의 네트워크로

김형식 선임 엔지니어는 “제게 있어 철인3종경기는 단지 취미를 넘어 삶의 네트워크가 되었습니다. 사회 각계에서 종사하는 다양한 분들을 알게 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거죠. 그래서 그런지 철인3종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통 성격이 유순한 경우가 많아요. 일반적으로 터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사람은 열에 두, 세 명 정도에 불과합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4월이면 또 다시 천안에서 철인3종경기 시즌이 시작된다. 이미 국내 대회만 30번 이상 참가했고, 올림픽 코스 대회에서 받은 메달만도 셀 수 없을 정도인 그이지만, 올해에도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철인3종경기는 그에게 삶의 네트워크이자,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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