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병원 담론보다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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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병원 담론보다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
  • 강석오 기자
  • 승인 2021.06.1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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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수 포씨게이트 대표이사
▲ 안광수 포씨게이트 대표이사
▲안광수 포씨게이트 대표이사

[데이터넷] 스마트병원 담론이 거세다. 사실 스마트병원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터넷 기반의 ICT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2000년대 초반 이미 IT 기반의 헬스케어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었고, 이후 등장한 4차 산업혁명 물결 속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병원은 사실 병원 의료체계나 병원 소비자, 관련 정부부처의 시각차로 인해 명확한 정의 규명이 여전히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간한 ‘디지털시대 의료서비스 혁신을 위한 스마트병원 육성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는 디지털병원과 스마트병원의 차이점을 명시하며 개념 정립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스마트병원의 개념 정의와 이후 발전방향에 대해 여러 시각이 존재하지만 금융권을 시작으로 거세지고 있는 ‘마이데이터’ 관련 정책은 스마트병원을 대하는 여러 주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정부가 공공기관과 병원, 개인 스마트 기기 등에 흩어져있는 건강정보를 한데 모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마이 헬스웨이’ 사업 추진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병원 본연의 목적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직면한 규제와 과거 틀깨기 시도 지속해야
이러한 측면에서 스마트병원을 바라볼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할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 번째로는 스마트병원 완성은 결국 데이터가 기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존 의료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스마트병원에 필수인 이유는 ‘건강’과 ‘의료행위’ 개념이 미래형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건강한 상태 측정이나 질병 치료에서 미래의 건강을 유지하거나 발생 가능한 질병을 예측하는 사전 혹은 예방적 의료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성 때문에 최근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IBM의 의료 AI 왓슨헬스 프로젝트는 데이터 기반 의료의 혁신적인 도전사례라 평가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데이터 주권 문제다. 이는 사문화되다 시피 한 ‘의료소비자의 정보주권’에 대한 부분으로, 의료 데이터(PHR)를 위시한 다양한 의료정보 데이터는 역설적이게도 해당 당사자가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다. 전문가 영역인 의료인의 치료행위나 그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검진에서부터 처방전 처리, 금융기관과 연계되는 각종 제증명 데이터까지 의료 소비자가 손쉽게 관리하기는 아직 요원하다.

이러한 의료소비자의 정보접근성 제한을 뛰어 넘기 위해서 다양한 민간 기업이 대안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규제의 벽은 여전히 높다. 관련 법규뿐만 아니라 ‘환자안전’을 명분으로 한 관련 주체들의 이해관계로 인한 장벽이 더욱 높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와 패러다임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의료혁명’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껏 인간의 의료행위는 눈에 보이는 것, 확인 가능한 것만을 바탕으로 이뤄졌지만 ICT의 고도화로 인해 의료행위는 그 이상의 행위로 진화한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멀리 있을 것 같은 궁극의 ‘스마트 헬스케어’는 결국 입법기관, 병원, 의사 등 다양한 주체들이 직면한 규제와 과거의 틀을 깨는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담론은 지금으로도 충분하다.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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