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내 IT업계 경영성적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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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내 IT업계 경영성적표 (1)
  • 데이터넷
  • 승인 2021.05.0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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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서비스 지원 위한 ICT 수요 확대…업계 빠른 성장 뒷받침

[데이터넷] 지난해 세계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회복 시점을 알 수 없는 침체기에 빠져드는 듯 했다. 국가 간 혹은 대륙 간 교역이 중단되면서 많은 기업들의 공급망에 빨간 불이 들어왔고, 그에 따라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비대면 비즈니스 확산으로 인해 이를 뒷받침하는 IT의 성장은 빠르게 이뤄졌다. 느리고 천천히 진행되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속도에도 한층 탄력이 붙었다. 국내 72개 IT기업들의 공시자료를 통해 지난해 업계 현황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72개 기업 어떻게 선정했나

2021년 4월 기준 국내 IT업계 대표 단체인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회원사로 등록된 기업은 약 9800여 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시간과 금전적으로도 어려운 일이기에 표본을 선정했다. 역할에 따라 크게 IT서비스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그리고 보안 기업들을 범주에 넣었다.

자료 수집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회계기간이 1월부터 12월까지면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하는 기업들만을 선정했으며,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분야별 기업 수도 맞췄다. 이렇게 IT서비스 분야 24개사, 소프트웨어 전문 분야 24개사, 보안 분야 24개사 등 총 72개의 기업들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실적 자료는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단, 기사가 업계의 동향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인 만큼 지배기업과 연결대상 종속기업이 조사 대상에 함께 등재된 곳도 있음을 알린다.

코로나19가 전 지구의 움직임을 중지시켰다.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에 대항하고자 내려진 처방인 ‘거리두기’로 인해 하늘과 바다를 누비던 항공기와 선박이 멈추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환하게 켜져 있던 공장과 기업의 불들도 꺼졌다.

2020년 들어 전년도부터 이어지던 경기 침체가 끝나고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은 새해 시작과 동시에 마치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렸으며, 1년 내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면서 버텨야만 했다.

그로 인한 피해는 매우 컸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던 2019년의 2.0%보다 더 낮은 -1.0%를 기록했다. 코로나라는 악재로 인해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 심리마저 위축되면서 항공·여행업종은 직격탄을 맞았으며, 여타 많은 기업들과 중소 자영업자 역시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이후 ‘거리두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IT업계에는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비롯해 재택/원격 근무 등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사례가 늘어났으며, 그에 따라 횡보를 거듭하던 기업·기관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도 한층 속도가 붙게 됐다.

여기에 정부가 침체된 경기 부양책으로 디지털과 그린을 양대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하고 많은 재원 투자를 약속하면서 보다 다양한 사업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어지러운 정세 속에서도 국내 IT업계는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번 실적 조사 대상 72개 기업들의 2020년 매출 합계는 28조8320억원 수준으로 전년도 27조1630억원 대비 6.14%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2조428억원으로 전년도 2조967억원 대비 2.57% 줄어들었다.

분야별로는 예년과 다름없이 IT서비스 분야가 약 25조원대의 매출로 업계 실적을 이끌었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전년비 16.38% 늘어난 2조57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 보안 기업들도 1조4600억원대로 전년비 18.82% 향상된 성과를 거뒀다.

분야별 영업이익은 IT서비스 분야가 전년 대비 9.93%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소프트웨어 분야와 보안 분야는 각각 72.13%, 17.22%씩 증가했다.

[표 1] 2020 국내 72개 주요 IT기업 실적 종합(단위: 원, %)
[표 1] 2020 국내 72개 주요 IT기업 실적 종합(단위: 원, %)

여전히 심한 양극화 … SW·보안 기업 성장률 ‘두각’
국내 IT업계는 예나 지금이나 IT서비스 기업들이 리딩하는 모습이 확고하다. 그중에서도 대기업들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조사 대상 72개 기업들의 매출 합계가 28조원대임을 감안할 때 삼성SDS의 매출이 11조원대라는 것에서 양극화 현상을 확연히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같은 IT서비스 분야 기업이라 하더라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차이는 크게 나타난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소프트웨어 기업과 보안 기업들의 성장률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 가운데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2.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에 따른 솔루션과 서비스 판매 증가가 이뤄졌음을 짐작케 했다.

IT서비스 기업들도 약하게나마 성장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하락세를 기록한 기업들도 눈에 띈다. 메타넷대우정보와 아시아나IDT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으며, 특히 메타넷대우정보는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올해 반등을 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케이탑스는 전년도에 이어 지난해까지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는 비대면 서비스와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알서포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으며, 솔트룩스와 이스트소프트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바이브컴퍼니, 애자일소다, 폴라리스오피스 등은 영업손실 폭이 더 커졌다.

비대면 서비스와 확대와 클라우드 이용률이 늘면서 관련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인수합병 이후 몸집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SK인포섹(현 ADT캡스)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었으며, 안랩, 윈스, 시큐아이, 이글루시큐리티 등 전통적인 보안 강호들의 성장도 이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에 반해 라온시큐어, 에스에스알, 펜타시큐리티 등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즐겁지 못한 한 해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IT서비스 분야
[표 2] 2020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 실적현황(단위: 원, %)
[표 2] 2020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 실적현황(단위: 원, %)

국내 IT서비스 업계는 IT 트렌드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SI 사업 대신 4차 산업 핵심 기술로 여겨지는 클라우드 등에 주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빅3인 삼성SDS, LG CNS, SK(주) C&C뿐만 아니라 롯데정보통신, 신세계아이앤씨, 가비아 등도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며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자(MSP)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려는 대기업들의 공공 시장 재진입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그동안 공공 시장 참여가 제한됐더라도 예외 사업 등을 통해 참여 사업을 늘려오면서 중견·중소기업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교육부 4세대 NEIS 구축사업 등으로 인해 대기업의 공공 시장 재진입 갈등이 최고조로 올랐다. 이에 중견·중소기업들은 기존 체제의 유지와 더불어 중견·중소기업에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대기업들은 역차별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향후 논의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적 조사 때마다 업계 매출의 30%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SDS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1조174억원, 영업이익은 87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글로벌 경제 위축 및 여러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하반기 기업 IT 투자 회복과 물류매출 증가로 이 같은 실적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황성우 신임 사장 체제로 탈바꿈한 삼성SDS는 IT 분야에서 ▲클라우드 전환 ▲디지털 수준 진단·컨설팅 ▲차세대 ERP 기반 대외 사업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SaaS) ▲생산설비 및 제조공정(OT) 보안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AI·R&D·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고성능 컴퓨팅(HPC) 데이터센터를 2022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동탄 지역에 건립할 예정이다. 물류 분야에서는 하이테크, 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도 늘려나간다.

LG CNS는 전년비 2.35% 증가한 3조3600억원의 매출과 15.63% 증가한 2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대한항공과 LG그룹 계열사 등 대형 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물류센터 최적화와 스마트시티 등 여러 신기술이 결집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금융 분야에서도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IT 통합시스템 구축, 토스뱅크 IT시스템 구축 등 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LG CNS는 올해 AI와 클라우드 사업 역량 높이기에 주력한다. AI를 활용한 교육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클라우드 보안 역량을 확보하면서 MSP 사업에 더욱 뛰어드는 등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이노베이션 인에이블러의 위상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주) C&C(SK주식회사 사업부문)는 지난해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1863억원을 올렸지만 전년비 각각 2.28%, 31.53% 줄어든 실적에 해당한다.

그러나 KB국민은행 차세대 시스템(더케이), NH농협은행 개인종합자산관리 플랫폼 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우체국 차세대종합금융시스템 구축, 한국투자증권 경영정보시스템 등의 신규 수주 사업을 수행하면서 금융IT서비스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핀테크, ESG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 창출을 위한 서비스 모델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ICT 역량 기반 제조 산업 공략
지난해 국내 경제 상황은 K-방역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영 불확실성의 증대와 현금 유동성 위기로 인한 우려로 인해 기업들의 IT와 설비 투자가 크게 위축된 한 해였다. 그로 인해 제조 부문 대상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어려움이 컸다.

포스코 ICT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팩토리 현장 적용 노하우와 차세대 통합 생산관리시스템 ‘MES 3.0’ 구축으로 스마트 팩토리 성과를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경쟁력 있는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IT와 전기설비제어(EIC)의 융합형 솔루션 중심으로 미래 신성장 사업 발굴도 지속함으로써 스마트 팩토리 초격차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해 9642억원의 매출과 전년 대비 45% 줄어든 2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오토에버의 지난해 매출은 1조5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68억원으로 8.23% 증가했다. 비록 IT 컨설팅, 시스템 설계 및 개발을 담당하는 SI 부문의 실적이 하락했지만 비대면 업무활동 강화 등의 경비절감 노력과 매출 믹스의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을 높였다는 평가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과 합병을 통해 IT서비스 기업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특히 디지털 신기술 기반 자체 솔루션과 플랫폼을 지속 확보하는 한편, 시장 환경 본화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확대하면서 사업 영역 확대와 더불어 지분 투자, JV, M&A도 적극 검토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자사가 보유한 스마트 팩토리 역량을 한층 강화하면서 대외 사업 확대에 주력한다. CJ제일제당 등에서 검증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팩토리원’을 화요 공장에 적용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스마트 스토어 솔루션 ‘원오더’도 제주 오설록과 커피 전문점 브랜드 폴바셋 등에 구축하는 등 사례를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 AI, 빅데이터 등 사업에도 뛰어들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446억원과 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확대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은 오랫동안 SI 사업이 주였으나 최근 클라우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MSP로 변모하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 롯데정보통신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지난해 SSG페이 사업을 SSG닷컴에 양도한 후 디지털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글로벌 리테일테크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핵심 사업 위주의 사업 개편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신세계아이앤씨는 2025년까지 리테일테크, 클라우드, AI 등 핵심 IT 사업에 투자와 자원을 집중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포부도 내세웠다.

그 일환으로 AWS 리테일 컴피턴시를 획득하고 리테일테크 솔루션 통합 브랜드 ‘스파로스’,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클라우드 기반 리테일테크 기업으로의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십도 확보하는 등 멀티 클라우드 전략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아이앤씨는 4803억원의 매출과 전년비 62.27% 증가한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목표치를 위해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딛었다.

롯데정보통신도 지난해 8495억원의 매출과 3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소폭 성장했지만 코로나19 발생 등으로 인한 프로젝트의 지연으로 영업이익은 5.75% 감소했다. 올해에는 고객사의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 증가와 스마트 팩토리 및 물류 플랫폼 구축 등으로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4월 롯데정보통신은 용인에 4번째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기 운영해 온 3개 센터에 글로벌 클라우드 전문 데이터센터까지 더해 주요 거점별 데이터 허브를 마련하고 고객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자 본인신용정보관리업, 금융상품 자문업, 빅데이터 사업, 모빌리티 관련 사업 등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다. 그러나 모바일 상품권 사업은 롯데쇼핑에 양도함으로써 사업을 중단했다. 디지털 전환 등 핵심역량 집중을 위한 비주력사업 정리 및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 목적이다.

가비아도 지난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 개선 등 내실 있는 성장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비 14% 증가한 1690억원,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285억원이다. 가비아는 IDC 호스팅과 같은 오랜 인프라 기반 서비스 운영 경험과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통해 클라우드 구축 기술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매출 성장과 함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비대면 업무 처리 수요 증가에 따라 그룹웨어 ‘하이웍스’에 화상회의, 재택 근태관리 기능을 추가한 재택근무 솔루션 패키지를 출시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경쟁 가속되는 공공 시장
공공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은 규모지만, 국내 시장 특성상 상대적인 영향력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IDC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을 제외한 제조, 통신, 유통 등 국내 시장은 대기업 계열사 위주로 형성돼 사실상 독점시장(Captive Market)의 비중이 높다. 이를 제외하면 남게 되는 경쟁시장이 금융과 공공이며, 그중에서도 40%를 공공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공공시장은 각종 규제와 진흥책을 통해 시장 규칙을 선도하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시장으로 여겨지는 만큼, 대외사업 확대를 노리는 대기업들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곳이기도 하다. 비록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으로 인해 무작정 덤비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로 인정되는 사업일 경우 수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부에서 추진했던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구축’ 사업에 네 차례나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신청이 이뤄졌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아직까지는 공공시장 참여가 중견·중소기업들만 가능하지만 이에 대해 상반된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중견·중소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되는 IT서비스 기업들의 사업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역차별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치열한 공공시장에서 기업들의 성장은 쉽지 않은 편이다. 공공시장 강자로 자리매김에 성공한 아이티센은 전년비 48.28% 성장한 2조275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 252억원에서 지난해 146억원으로 42.22% 꺾였다. 금거래소 등 계열사 호실적에 힘입어 매출은 늘었지만 해군 프로젝트로 인한 소송에서 인정받지 못한 대금반환 등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콤텍시스템 인수를 통해 기존 공공IT서비스 위주에서 금융SI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쌍용정보통신 인수를 통해 국방 및 스포츠 분야 SI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 아이티센그룹은 관계사들의 시너지를 통해 클라우드, 생체보안, 헬스케어, 빅데이터를 포함한 4차 신산업 분야로 진출한다. 특히 신규 성장 사업으로 클라우드를 낙점하고 회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으며, 센클라우드 스위트라는 플랫폼 구축을 통해 클라우드 얼라이언스 환경 구축에 나서고 있다.

메타넷대우정보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에 일부 프로젝트 지연, 신규 수주 감소 등 사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어 전년도 대비 저조한 1340억원의 매출과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 와중에도 행안부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 2단계 사업, 9호선 1단계 구간 대체투자 역무자동화설비 제작구매 설치, 한국고용정보원 정보시스템 통합운영 사업 등 굵직한 사업들을 수주했으며, 다양한 기업 고객 대상 IT 아웃소싱 서비스 제공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 제조, SOC, 공공, 금융, 대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솔루션 및 기술력 확보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 하에 올해는 완성도 높은 솔루션들을 무기로 삼아 빈틈없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립해 수익성 극대화에 주력할 예정이며, IT 서비스 영역을 넘어서 새로운 사업 분야 발굴 등 지속 성장을 위해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비대면 환경 확산으로 IT 인프라 부각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도 주요 네트워크 통합(NI) 기업의 2020년 실적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속적인 솔루션 다각화 노력에 이어 비대면 온라인 환경 확산에 따른 IT 인프라의 중요성 부각과 함께 비대면 솔루션 수요가 증가하며 매출 성장과 순이익의 흑자전환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코로나19와의 사투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업무 방식은 뉴노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업무 방식 혁신을 통한 비즈니스 연속성 유지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됨에 따라 협업 솔루션과 안정적인 네트워크 연결을 보장하는 IT 인프라 고도화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물론 코로나19는 올해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핵심 변수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외연확대와 내실강화를 위한 투자와 준비를 통해 본격화될 차세대 IT 인프라 시장을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계획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져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에스넷은 지난해 인성정보를 전격 인수하며 3년 내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공격적인 성장 경영에 나섰다. 에스넷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비 3.1% 증가한 3265억,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비 41.6%와 37.5% 줄어든 46억과 43억원을 기록했다. 인수합병과 신시장 개척을 위한 선행투자와 관련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지만 신사업들이 결실을 맺어가며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에스넷은 AI, 클라우드, SD-WAN, IoT,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이 성장궤도에 오르고 있고, 데이터센터 고도화나 디지털 뉴딜 관련 사업 등 차세대 IT 인프라 시장 선점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병원 솔루션 ‘스마트감염관리시스템’, 스마트공장 솔루션 ‘AI 엣지박스’, 금융권 콜센터 재택근무 솔루션 ‘SRO(Secured Remote Office)’ 등 솔루션 사업 본격화도 준비하고 있다.

미래 기술 영역에 대한 과감한 솔루션 개발 투자를 지속하며 자회사인 굿어스를 전문화 영역에 따라 3개사로 분할하는 등 사업 구조를 개편해온 에스넷은 인성정보 인수를 통해 중견 IT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인성정보 역시 에스넷으로의 피인수를 계기로 IT 인프라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과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 나갈 계획으로 2023년까지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단기 목표 실현에 나서고 있다. 인성정보는 2020년 연결 기준 약 2420억원의 매출과 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비 실적이 소폭 줄었지만 당기순손실은 67억원으로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비대면 환경에 최적화된 협업 솔루션 공급을 통해 원격/재택근무 분야는 전년비 180%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성정보는 올해 과감한 투자와 조직 개편을 통한 내부 혁신 지속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원격/재택근무 솔루션, 지능형 네트워크 인프라 등을 핵심 사업으로 기술력과 역량을 집중 강화하고, 에스넷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NI 업계, 솔루션 강화로 새롭게 도약
아이크래프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963억원, 영업이익 1억5000만원을 기록한 가운데 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통신사업자 중심의 사업 구조를 기업, 공공 등으로 다변화하는 한편 하드웨어 위주에서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으로 솔루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꾸준히 추진한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시엔스 등 계열사와 협력으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VR/AR, 5G, 광전송 등 다양한 솔루션과 벤더 발굴에 적극 나서며 차세대 시장 개척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특히 아이크래프트는 주니퍼의 국내 핵심 파트너로 고도의 인터넷 설계 및 정합 능력과 함께 최신 기술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가운데 SDN/NFV 등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 기술력을 보강해 나가며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 주도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네트워크 전용 장비 테스트랩인 T.E.C.H(Technology. Environment. Creativity. Harmony) 센터도 오픈, 비대면 산업 확대로 인한 인터넷 트래픽 폭증에 대비해 엔지니어 기술 제고는 물론 고객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뿐만 아니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방송 및 미디어 등 신시장 개척과 함께 ‘브랜드세이퍼’ 등 자체 개발 솔루션도 강화하고 있다. 아이크래프트는 2030년 매출 5000억원 달성을 위해 올해도 사업 다각화 기반을 더욱 다져 나갈 계획이다.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성 자산을 꾸준히 늘려 불경기에 대비해온 링네트는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링네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149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비 13.3%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75억원, 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비 4.69%, 6.24%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업무 환경이 확대되면서 네트워크 사용량 폭증으로 이어져 네트워크 장비 증설과 화상회의 관련 매출이 늘어난 것이 큰 힘이 됐다. 링네트는 시스코의 화상회의 분야의 ATP(Authorized Technology Provider) 인증을 받은 전문기업으로 웹엑스를 중심으로 비대면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링네트는 소규모 화상회의 솔루션 고객 수가 크게 늘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수익성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는 평가 속에 솔루션 차별화와 고객 확보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다. 또 클라우드, 5G 장비 부문의 경쟁력도 더욱 높여 신사업 개발과 신규 고객 발굴에 박차를 가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파스넷은 지난해 전년비 7.5% 증가한 11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역시 62억원으로 100% 늘어난 성과를 올렸다. 당기순이익도 61억원으로 흑자전환되면서 그간의 어려움을 털고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오파스넷은 기존 네트워크 사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비대면 환경 확대에 따른 기업 및 공공 부문의 시스코 화상회의 솔루션 웹엑스 수주 건이 대폭 늘며 호실적을 달성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오파스넷은 비대면 솔루션, SDN 등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빅데이터 영상 분석 플랫폼, KVM 내장 망분리 미니PC 등의 신사업도 적극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범용 IoT 게이트웨이 플랫폼과 레이더 센서를 개발해 지자체, 의료기관 등을 타깃으로 IoT 센서 기반의 디지털 돌봄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자체 솔루션 개발 역량도 높여 나가고 있다.

오파스넷은 5년 이내에 매출 2500억, 영업이익 250억원 달성이라는 ‘비전 2025’ 실현을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5G, SDN, 빅데이터 등에 투자를 강화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수익성 중심의 프로젝트 선별 수주와 경쟁력 우위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 기반을 다져 나갈 방침이다.

중소 IT서비스 기업 선전
비록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선전도 이어지고 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최적화 전문기업 파이오링크는 지난해 전년비 13.43% 성장한 398억원의 매출과, 65억원의 영업이익을 일궈냈다. 전년 대비 각각 13.43%, 56.92%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로 촉발된 데이터 사용량 증가 및 네트워크 인프라의 중요성 대두로 인해 주력제품인 ADC와 보안서비스의 매출이 20%가량 성장한 것이 주요 요인이며, 이로 인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 등 이익률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파이오링크 측은 올해 한국판 뉴딜 정책의 추진과 5G및 데이터 인프라 구축사업 확대 등 초연결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 제품과 서비스 도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굿모닝아이텍도 지난해 731억원의 매출과 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4년 창립 이후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출 증가를 이어온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굿모닝아이텍의 경쟁력은 VM웨어, 델 테크놀로지스, 시스코, 넷앱, 퓨어스토리지, 레드햇, 빔, 베리타스, 클라우데라, 엔비디아 등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솔루션부터 네트워크 보안, 모바일 앱 보안, 시스템·DB 보안 등 다양한 정보보호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여느 중소기업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클라우드·빅데이터·AI 및 정보보호 분야 토털 기업용 인프라 구성을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기업 부설 IT 솔루션즈 연구소를 두고 자체 개발 제품 테스트 및 품질 향상, 최적화된 솔루션을 지속 공급하기 위한 데모와 테스트를 통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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