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는 분야를 더 잘하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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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는 분야를 더 잘하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
  • 승인 2003.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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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SGI코리아가 신임 사장으로 심풍식 전 BEA코리아 사장을 영입했다. 심 사장은 그 동안 쓰리콤, BEA에서 놀라운 경영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심 사장은 SGI코리아가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권혁범 기자>

테크니컬 및 비주얼라이제이션 컴퓨팅 업체인 SGI코리아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게된 심풍식 신임 사장의 경력은 참으로 화려하다. 1989년에서 1994년까지 한국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영업 이사로 활동하는 동안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렸으며, 그 후 한국쓰리콤 사장을 역임하면서 3년 사이에 매출을 7배나 수직 상승시켰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분야로 업종을 전환, BEA시스템즈 코리아 사장을 역임하는 동안에도 그의 경영능력은 빛을 발했다. 그는 조직과 매출 증대에 있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 지난 4년 동안의 매출보다 8배가 넘는 매출액을 BEA시스템즈 코리아에게 안겨줬다.

이처럼 심 사장은 어느 분야, 어느 업체에서든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서버 업체건, 네트워크 업체건, 소프트웨어 전문업체건, 그래픽에 강한 고성능 컴퓨팅 업체건 그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회사가 가진 경쟁력과 잠재력이다.

심 사장은 “사실 전혀 연관이 없는 회사만 골라 다니는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 회사들은 ‘다운사이징’이라는 카테고리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썬, 쓰리콤, BEA 모두 마찬가지다. 물론 여기에는 이미 해봤던 것보다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스타일도 많이 작용했다. 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생하는 만큼 보람을 느끼게 해줄 회사여야 한다는 점이다. 잠재력이 높다면 그 회사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 결속 일궈내

하지만 잠재력이 높다고 해서, 시장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모든 회사가 돈을 잘 버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시장에 대한 세밀한 통찰력과 강한 조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리더십, 그리고 치고 나가는 타이밍을 정확히 계산할 줄 아는 결단력, 이 세 박자가 정확히 맞아떨어져야만 가능하다.

심 사장은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그는 이 세 가지 부분에서 상당한 능력이 있다. 그 가운데 한 회사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갖고 있어야할 리더십에 있어서 만큼은 그 어느 누구보다 강한 면모를 보인다. 실제로 그가 회사를 맡으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믿을만한 인재를 찾는 일이다. 좋은 인재를 구함으로써 조직을 보다 강하고, 결속력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필수조건이기도 하다.

그는 “지사장직을 맡게 되면 이것저것 할 일이 많기는 하지만, 그 가운데 20∼30% 정도는 인재를 구하는 데 투자한다. 작은 조직일 수록 팀웍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재를 구하더라도 실력은 물론, 인격이나 개성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살펴본다”고 말했다.

특화 시장 공략으로 ‘재기’

SGI코리아 지사장직을 맡게 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SGI코리아는 재무담당, 기술담당, 영업담당이 모두 떠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경쟁력이 뛰어나고, 잠재력이 높다고 하더라도 소용없다. 그는 팀 정비를 위해 직접 담당자를 찾아 나섰고, 결국 적임자를 찾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들이 팀에 합류하는 대로 곧바로 사기 진작에 나설 방침이다. 당장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다지고,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이야말로 더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SGI는 본사 차원에서 매스 마켓(Mess Market)보다는 특화 시장으로 방향을 바꾼 상태다. 매스 마켓 세일즈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인수했던 기업도 일부는 재판매를 통해 처분했다. 결국 잘 하던 시장에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셈이다. 심 사장은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본사 정책을 그대로 수용하되, 국내 상황에 맞게 제조(자동차, 선박, 항공), 국방, 미디어 분야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못하는 분야보다는 잘 하는 분야를 더 잘하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SGI 본사를 통해 직접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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