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식 칼럼] 신 안보와 정보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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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식 칼럼] 신 안보와 정보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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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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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상기후·에너지·사이버 테러 등 대비한 신 안보 논의 진행
중요 분야 전문성 높인 정보기관 역할 시급…민간 전문가 참여해야
박춘식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전)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
<박춘식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전)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

[데이터넷] 탈냉전 이후, 전쟁 억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통제 시스템 구축으로 전쟁이나 무력 분쟁 등에 대한 위험이 다소 줄어들면서 군사력 중심의 전통 안보 시대는 현실화 가능성이 다소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세계화의 진전과 환경변화, 과학기술의 발달 등으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신 안보 문제는 우리들의 일상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은 물론이고 이상기후, 에너지나 신기술, 식량 사태, 사이버 테러나 사이버 공격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신 안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급변하는 신 안보 시대를 맞이해 우리의 신안보 대응과 정보기관의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국가 차원 신 안보 거버넌스 정립

첫 번째, 국가 안보 차원의 신 안보 거버넌스를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안보 위협 중 어떤 위협은 어떤 부처가 대응 전담하는 기존 계층 구조의 국가 안보 거버넌스로 선제적이며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신 안보 대응 거버넌스로는 미흡하며 부족할 수 밖에 없다.

특정 부처만의 대응이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 등 국가가 가진 모든 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하고 대응해야하는, 다시 말해서 국방, 정보, 외교, 치안 등의 안보 부처는 물론이고, 경제, 보건, 에너지, 식량, 기후, 재난, 신기술 등과 관련된 부처도 함께 하는 신안보 거버넌스를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신 안보 인프라 구축, 제도 개선, 신안보 전문가 육성 등은 물론이고 신 안보 시대에 맞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비롯한 국가 신 안보 거버넌스를 조속히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청와대 국가 안보 실장 산하에 신안보비서관을 만들어 신 안보 거버넌스를 조속히 갖추도록 해야 한다.

사전예측대응 정보기관 역할 해야

두 번째는 사전 예측 대응 정보 기관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핵이나 미사일과 같은 전쟁이나 분쟁 등 재래식 안보 위협 등에만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정보 기관으로의 역할 못지 않게 급변하는 각종 신 안보 위협에도 선제적이며 적극적인 정보 기관으로의 모습으로 빠르게 변신해야 한다.

전염병이나 사이버 공격은 물론이고 부품이나 자원의 수출 통제, 인공지능 등 신기술, 에너지나 식량 안보, 환경이나 경제 등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한 정보 기관의 역할 변화 요구는 오래 전부터 대두되어 왔지만 아직도 답보 상태로 그 대응이 미진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코로나19가 많은 생명을 빼앗아가고, 세계 경제 공항까지 이르게 된 데에는 신 안보 위협에 대한 전 세계 정보기관들의 역할 부족이나 준비 부족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전세계 정보 기관들의 코로나 정보에 대한 초기 수집 실패와 정보 기관간의 코로나 정보 공유와 분석 실패 등으로 각국의 초기 봉쇄 방역이나 국제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탓도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전문가·기술 중심 전문 정보기관 역할 해야

세 번째는 전문 정보 기관으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 중심, 전문가 중심, 기술 중심인 전문 정보 기관으로써 역할을 해야 한다. 사전 예측 대응 능력을 갖추고 포괄적·체계적 접근이 가능한 정보 기관이 되며, 신 안보 시대에 맞는 전문적이며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전문 기관의 역할을 정보 기관이 해야 한다. 특히 신 안보의 종합적인 기획은 물론이고 대응 거버넌스 차원의 전문 중심 기관이 되어야 한다.

또한 정보 기관의 인적 구성도 전문가 중심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먼저 정보원이 된 후 전염병이나 에너지, 식량, 환경, 사이버 안보 등의 전문 분야를 담당하는 형태의 기존 인력 운영에서 탈피해, 환경, 에너지, 보건, 기후, 사이버 보안, 재난, 식량, 부품 소재 등 각종 다양한 전문 분야의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먼저 확보한 후 정보원의 능력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정보기관의 인적 운영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조직구성과 운영도 지금의 계층(Hierarchical) 구조에서 횡적(Horizontal) 구조로 능동적이고 전문적으로 바뀌어야 하며, 산하 기관으로 각종 전문 연구소를 운영해야 한다. 정보 기관이 직접 운영하는 신 안보 관련 각종 전문 연구 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민간 전문가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정보 기관의 싱크탱크를 위해서도 신 안보 관련 전문 연구 기관의 설립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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