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국내 VPN 시장 평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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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국내 VPN 시장 평가와 전망
  • 정광진 기자
  • 승인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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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17개 분야 2002년 평가와 2003년 전망
16. 국내 VPN 시장 평가와 전망

“VPN 시장의 ‘도화선’은 당겨졌다”
향후 2년간 고속성장 기대 … ‘ADSL·MPLS VPN’ 각광

지난해 가상사설망(VPN) 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그동안 전용선에 비해 회선비용이 싸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보안과 관리에 대한 우려 때문에 도입이 지지부진했던 VPN이 공공과 금융권에서 물고를 트면서 일반 기업에게까지 확산됐다. 업계는 지난해 도입기를 지나 올해부터는 그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PN 시장은 ‘장밋빛’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2002년도 국내 VPN 시장은 약 384억원 규모로 2001년의 286억원에 비해 34% 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화벽과 침입탐지시스템(IDS) 보다 높은 성장률이며 서비스 매출까지 감안하면 그 규모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퓨쳐시스템, 어울림정보기술 양사가 발표한 매출 실적을 합치면 약 400억원, 그 가운데 순수한 VPN 매출이 70%라 추정한다면 약 320억원이며, 73억원을 기록한 이노크래프트 등 국내외 업체 실적을 감안하면 지난해 384억원 시장 규모는 너무 적게 잡은 수치로 보여진다.

한편, KISIA는 2003년에는 553억원, 2004년에는 708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PN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평균 성장률이 61.89%로 예측돼 방화벽(32.5%), IDS(27%)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게 예측됐다.

지난해 10월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 그룹이 발표한 전 세계 IP VPN 장비 시장 규모는 2000년에 18억달러, 2002년 약 24억달러, 그리고 2005년에는 41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IDC에서도 2002년 전 세계 VPN 장비 시장규모는 34억7,800만달러, 2006년에는 69억8,000만달러 성장할 것으로 장밋빛 분석을 내놨다.

공공·금융·ADSL이 시장 ‘견인차’

지난해 국내 VPN 시장은 공공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일반기업까지 도입이 확산됐으며 KT, 데이콤, 삼성네트웍스 등의 통신사업자의 MPLS VPN 사업 본격화, 초고속인터넷의 대표적인 ADSL VPN 활성화, 국제공통평가기준(CC) 도입 가시화가 큰 이슈였다.

은행과 공공기관은 K4e 인증이라는 커다란 방패막으로 퓨쳐시스템과 어울림정보기술이 시장을 독식했다. 지난해 최대 프로젝트로 꼽힌 국민은행은 어울림이, 농협은 퓨쳐가 가져갔다. 이 밖에 퓨쳐는 중앙선관위, 정통부, 관세청, 외교통산부 등의 공공기관과 한미은행, SK생명, 국민카드 등 금융권 사업을 수주했다. 어울림은 우리은행, 금호생명, 푸르덴셜생명보험, 대한손해보험 등을 고객으로 맞이했다.

공공, 금융, 일반기업이 VPN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비용절감 효과와 풍부한 국내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때문으로 풀이된다. ADSL을 이용해 VPN을 구축하면 전용선보다 50~7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주 라인은 전용선, 백업 라인은 ADSL VPN으로 구축하는 사례가 많았다. 기술개발 측면에서도 가입자단말장비(CPE)의 간소화 및 링크 백업 기능 등 기존 ADSL 회선이 가지고 있는 불완전성을 보완함으로써 전용선 수준의 QoS를 얻을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ADSL VPN과 함께 서비스사업자가 제공하는 VPN 서비스도 관심을 끌었다. 서비스사업자가 제공하는 VPN 서비스는 PP-VPN, 매니지드/네트워크 기반 VPN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네트워크/매니지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VPN 회선 제공과 함께 관리도 서비스사업자가 맡게된다. 최근에는 매니지드 IP VPN이라는 정의가 폭넓게 사용되며 그 안에는 IPSec VPN과 MPLS VPN이 포함되며, MPLS VPN이 시장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체형 전용 장비가 주류

VPN 시장은 보안업체, 네트워크 장비 업체, 전문 VPN 업체, 서비스사업자 등이 복마전을 형성하며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예전에는 VPN이 크게 방화벽 기반, 라우터 기반, 전용 VPN 장비로 구분됐지만 지금은 이러한 구분이 많이 퇴색됐다. 소프트웨어로 방화벽/VPN 기능을 구현해 일반 서버에 탑재시켰던 체크포인트도 최근에는 노키아, 인트루전닷컴 등의 하드웨어와 결합시켜 일체형 전용 장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최근 VPN 장비는 방화벽/VPN이 결합된 일체형 전용 장비 형태가 주를 이룬다.

국내 VPN 시장은 K4e 인증과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에 적합성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다. 특히 은행과 공공기관은 K4e 인증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퓨쳐와 어울림이 양분하는 한편, 은행을 제외한 제2 금융권과 일반 기업 시장은 두 업체 외 국내 초고속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장비를 보유한 이노크래프트, 사이젠텍, 시큐어넥서스, 시그엔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2001년 약 140억원 매출을 올린 퓨쳐는 2002년 약 24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공공과 금융권 관련 사업이 활기를 띠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종성 퓨쳐시스템 마케팅 팀장은 “240억원 매출 가운데 순수 VPN 장비 매출은 150억원 정도 추정된다. 올해는 우리, 기업, 조흥, 신한 은행 등이 도입을 추진할 것이며, 카드, 보험, 증권, 신용조합, 새마을금고 등 제 2금융권에서도 큰 수요가 예상돼 최소 2배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후발주자로 퓨쳐를 뒤쫓고 있는 어울림은 지난해 150억~160억원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프트웨어를 얹어 서버를 팔았던 2000년 190억원 매출에 비하면 줄어든 수치지만 전용 장비 위주의 판매가 이뤄져 내실은 깊어졌다는 자체 분석이다. 그러나 2001년 상반기는 퓨쳐와 호각을 이뤘지만 하반기에 뒷심이 딸리면서 수주 실적 면에서 퓨쳐에 뒤쳐졌다. 이병현 어울림정보기술 이사는 “매출은 퓨쳐가 앞섰지만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다. 반면 어울림은 매출은 뒤졌지만 내실을 다지며 흑자를 냈다. VPN은 지난해 도입기로 향후 2년간 시장이 확대될 것이며 고객맞춤화에 유리한 국산제품이 외산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퓨쳐, 어울림 양사가 발표한 매출 실적을 합치면 약 400억원, 그 가운데 순수한 VPN 매출이 70%라 추정한다면 약 320억원으로 지난해 국내 전체 VPN 장비 매출의 반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 만큼 공공과 금융권 시장이 컸다는 반증이다.

이노크래프트도 올해 두각을 나타냈다. ADSL VPN 전문 업체를 표방한 이노는 ‘이존VPN’ 시리즈로 지난해 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40억원 규모의 제일은행과 현대증권, 세종증권, 우리증권 등 증권사에서 강세를 보였고 LG25, 오뚜기, 동원산업에 장비를 공급했다.

그외 시큐어넥서스는 순수 장비 매출 16억원, 용역 매출 11억원을 합쳐 27억원 정도의 실적을 올렸고, 사이젠텍은 약 4억5,000만원 VPN 관련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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