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돌아보려면 답사를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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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돌아보려면 답사를 떠나라”
  • 승인 2003.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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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만년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우리 나라 역시 상당히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는 곧 그만큼 문화 유적이나 역사 유적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LG히다찌의 이호영 과장은 매년 한 번 이상 우리 나라 역사 유적을 답사한다. 그에게 있어 답사는 단지 취미가 아닌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권혁범 기자>

답사(exploration)란 유적지·명승지 등 조사할 대상이 있는 현장에 가서 살펴보는 일을 일컫는다. 내력 있는 곳을 찾아가서 삶의 흔적을 더듬고 역사를 되새김으로써 그 지역의 자연·역사·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나아가서 자신을 돌이켜보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답사지의 성격·역사·주민의 삶의 내용, 즉 자연지리·역사지리·인문지리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추는 것은 필수사항이다.

하지만 답사 자료집을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벌써 10년이 훌쩍 넘게 매년 답사를 떠나는 LG히다찌의 이호영 과장 역시 아직까지 직접 모든 것을 준비하지는 않는다. 지식 부족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이호영 과장 곁에는 든든한 답사 여행 전문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과장은 “85년부터 답사를 다녔으니까 햇수로만 친다면 상당히 오래됐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답사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아요. 불교 미술 박사 과정에 있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토론할 자료집을 직접 만들어 오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답사를 다니기는 오래 다녔지만 아직도 가끔은 부족한 게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라고 말했다.

꼼꼼한 메모는 ‘필수’

자료집을 준비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여전히 초보자’라고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영화를 만들어보지 않았어도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피아노를 못쳐도 클래식을 이해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과장은 비록 사전 준비를 직접 나서서 하지는 않았어도 역사 유적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자랑한다. 그것은 바로 준비한 자료집을 참조하며 꾸준히 메모해 놓은 덕분이다. 특히 경관을 촬영하거나 답사일지를 적어 두어 다음 번 답사에 참고하는 꼼꼼한 자세는 결코 초보자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과장은 “98년 경에 정자를 중심으로 답사를 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정원 중심의 생활 문화가 형성돼 있다면, 국내는 정자가 삶의 휴식처였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 계기였죠. 지금도 가끔 정자를 찾아보면 유배 와서 유지가 되어 후학을 가르쳤던 선인들의 자취를 느끼곤 합니다”라고 말했다.

향교 답사 가고파

남들처럼 뭔가를 잘 모으지는 않지만 이 과장에게도 남달리 모으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있다. 바로 유적지나 명소 입장권이다. 지금도 오래 전에 갔던 내소사의 입장권을 갖고 있을 정도로 그는 사소한 티켓 하나도 쉽게 버리지 않는다. 이러한 티켓이야말로 당시 찍었던 사진만큼이나 그에게는 추억의 소품이 되기 때문이다.

18년이라는 기간동안 많은 곳을 다녔지만, 이 과장에게도 아직 접해 보지 못한 역사 유적이 있다. 고려·조선시대 유교교육을 위해 지방에 설립한 관학교육기관인 ‘향교’가 바로 그것이다. 아직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향교를 중심으로 답사를 다녀보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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