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2021] DNA 컴퓨팅·스토리지, 데이터 폭증 시대 부족한 데이터센터 대체 기술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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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2021] DNA 컴퓨팅·스토리지, 데이터 폭증 시대 부족한 데이터센터 대체 기술로 주목
  • 윤현기 기자
  • 승인 2021.01.2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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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양으로 많은 데이터 처리 가능해 관심 부상 … 유기합성 문제는 숙제

[데이터넷]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핵심 자원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데이터 증가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많은 데이터들을 저장하고 처리를 담당할 데이터센터 부족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부지, 전력 수급 등의 문제와 더불어 막대한 건설비용 및 운영비용을 필요로 하기에 무한정 증축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개념이 DNA 컴퓨팅과 DNA 스토리지다. DNA 컴퓨팅은 DNA 분자가 갖고 있는 병렬성에 주목한다. 1g양에 DNA 분자는 약 3x1022개가 존재하며, 이러한 병렬성을 이용하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연산 기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DNA 스토리지는 적은 양의 DNA만 있어도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컬럼비아대학의 Yaniv Erlich 교수는 2017년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DNA 1g당 215P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측정치를 실험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DNA 병렬성 활용해 데이터 연산·저장에 활용
DNA 컴퓨팅은 실제 생체 분자인 DNA를 연산 도구 및 데이터 저장매체로 사용한다. 따라서 가상의 DNA 컴퓨터는 A(Adenine, 아데닌), C(Cytosine, 사이토신), G(Guanine, 구아닌), T(Thymine, 티민)의 4가지 정보를 표현한다. 즉, 기존 컴퓨터가 0과 1의 2진수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4진수를 사용하는 셈이다. 

이러한 DNA 컴퓨팅은 병렬성을 이용해 연산 속도나 효율면에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DNA의 병렬성을 연산에 이용하는 것 외에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테이프의 경우 1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1012nm가 필요하지만, DNA를 사용하면 불과 1nm만이 필요하다. 

DNA의 염기서열은 강한 결합 에너지를 가진 공유 결합으로 이어져 있어 외부 자극에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한 논문 실험 결과 석영 유리에 DNA 가닥을 보관하는 기술을 이용했을 때 10˚C 온도 조건에서 2000년 동안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한 기존 저장매체와 달리 오랜 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데이터 손실 우려 없이 안전하게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또, DNA는 강력한 보안성을 제공한다. 대체 테이블과 참조 DNA를 통해 추가적인 암호화 단계로 보안을 강화할 수 있으며,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물리적으로 분리시켜 외부 공격으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유기합성을 통해 데이터를 읽고 쓰기에 환경 친화적인 기술이기도 하다. 

이처럼 DNA 컴퓨팅·스토리지는 데이터 폭증 시대에 데이터센터를 보완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문제점도 존재한다. DNA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합성 기술은 기존 스토리지보다 오래 걸리며, 합성하고자 하는 길이가 길면 길어질수록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DNA 컴퓨팅 활용 문제 극복 이어져
점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 이상으로만 여겨졌던 DNA 컴퓨팅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 연구팀이 안정적인 DNA 컴퓨팅 아키텍처를 세계 최초로 구현하며 전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이 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지원한 서울대학교 화학부 남좌민 교수 연구팀은 DNA 컴퓨팅 아키텍처를 이용한 나노입자 인공신경망을 구현하고, 이를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온라인에 게재했다. 

DNA 컴퓨팅은 빠른 속도와 작은 크기, 사람의 몸속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일반적인 컴퓨터처럼 구성 요소가 모듈화돼 있지 않고, 안정적인 아키텍처를 구성하기 어려워 응용이 더딘 상황이다. 

남좌민 교수팀은 나노입자 기반의 인공세포막 플랫폼을 활용해 이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인공세포막 칩 위에 배열된 DNA입자·나노입자·DNA분자가 포함된 용액을 통해 연산을 수행하는데 용액 속 DNA를 조절해 원하는 결과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DNA입자와 나노입자가 하드웨어의 역할을, 용액 속 DNA가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구성을 분리함으로써 일반적인 컴퓨터 구조를 구현한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DNA 컴퓨팅을 다양한 IT 기술에 안정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인공신경망을 나노입자 기술을 통해 최초로 구현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남좌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DNA 컴퓨팅 아키텍처에 기반한 나노입자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나노입자의 다양한 기능을 딥러닝 등에 녹여내 바이오센서나 인공지능을 가진 분자·나노로봇에 응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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