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네트워크/통신 장비 시장전망
상태바
국산 네트워크/통신 장비 시장전망
  • 강석오 기자
  • 승인 2003.01.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외적인 경기 침체 여파가 잘나가고 있던 국내 IT 산업의 발목을 잡으면서 관련 업계가 불경기에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통신 장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수요 감소로 인한 업계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일부 업체는 ‘고사(枯死)’ 위기에 몰리고 있는 등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업체에서는 저마다 대책 마련에 나서고는 있지만 IT 경기의 활성화는 요원하고, 국산 장비의 경쟁력이 외산에 비해 여전히 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묘안을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다수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한 위기 극복에 나서고는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좀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렇듯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국산 장비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고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국산 장비가 선전하고 있는 분야도 있지만 코어 장비로 갈수록 국산화는 전무할 정도로 외산 장비의 국내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국내 업체들은 사업 부진으로 인해 R&D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는 사정으로 국산 장비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생존을 위한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지난 90년대 말부터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선 국내 네트워크/통신 장비 시장은 2001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한 통신 및 서비스 사업자들의 IT 투자 위축으로 인해 국산 장비 업계는 너나할 것 없이 매출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국산 장비 업체를 대표하며 국산화를 이끌고 있는 다산네트웍스, 코어세스, 한아시스템, 기가링크 등도 힘겨운 지난 한해를 보냈음은 물론이다. 로커스네트웍스, 미리넷, 텔슨정보통신, 파이오링크, 레텍 등 후발 벤처들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시장 진입에는 일단 성공했지만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변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다수의 경쟁자들이 출현하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급격히 발전하고 변화하는 네트워크/통신 시장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것은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국내 업체들에게는 아직 버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겨냥한 장비 개발과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일로 섣부른 해외 시장 진출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다수의 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했지만 시간과 돈만 허비하고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얻은 노하우와 경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단계적이고 치밀하게 해외 진출을 추진한다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국산 장비 업계, 불황 탈출 노력 한창

지난해는 IT 시장의 침체 지속으로 네트워크/통신 장비 업계의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진 가운데 국내 네트워크/통신 장비 업계는 침체 국면 전환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벌여 왔다. 하지만 얼어붙은 사업자들의 설비 투자는 그대로 였고, 그나마 메트로 이더넷, VDSL 등이 국내 업체들의 숨통을 트여 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메트로 이더넷은 서비스 사업자들이 투자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와중에서도 KT, 데이콤, 하나로통신, 파워콤, 한솔아이글로브, 드림라인, 온세통신 등 대부분의 사업자들의 투자가 경쟁적으로 이어진 유일한 분야로 올해 역시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산 장비업체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다.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전용선보다 저렴한 가격에 보다 유연하고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앞세워 당장 전용선 시장을 추월할 것이란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안정성, 보안, QoS 등이 여전히 개선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용 시장보다는 PC방, 사이버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사업자들이 기업용 시장보다는 PC방, 사이버아파트에 주력한 이유는 기업 고객의 수요가 아직은 적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자사의 전용선 사업의 수익 감소 우려로 인한 전면적인 서비스 확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장비 업계에서는 올해부터는 사업자들간의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기업용 시장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 국산 장비의 공급도 그만큼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대형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시장은 리버스톤, 익스트림, 시스코 등 외산의 독무대였지만 액세스 부문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다산네트웍스, 로커스네트웍스 등이 일단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코어세스, 한아시스템, 텔리웨어, 애드팍, 지피시스 등이 관련 장비를 선보이며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는 상황으로 치열한 경쟁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메트로 이더넷과 함께 올해 국내 장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이템은 초고속 디지털 가입자 회선(VDSL)이다. ADSL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포스트 ADSL로 부상한 VDS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KT,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이 서비스 경쟁에 불을 붙이면서 올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있는 시장이다. 더불어 VDSL 시장의 확산은 집선용 L2/L3 스위치와 전송장치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국산 장비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VDSL 시장의 물량을 양분한 미리넷, 텔슨정보통신 등을 비롯해 다산네트웍스, 코어세스, 한아시스템, 기가링크, 텔리언, 로커스네트웍스, 기산텔레콤, 현대네트웍스 등은 물론 삼성, LG 등 대기업까지 가세할 태세여서 이 역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VDSL 장비가격이 벌써부터 하락하고 있는 등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QAM 방식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고 고가인 DMT 방식의 장비가 출시되더라도 제가격을 형성하지 못할 것이란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라우터나 광전송장비 부문의 국내 업체들은 외산의 국내 시장 잠식에 이렇다할 대응없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으로 외산 장비에 국내 시장을 고스란히 내주고 있는 형편이다. 관련 시장 침체로 소형 라우터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한아시스템, 다산네트웍스 등도 메트로 이더넷, VDSL 등으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겨갔고, 라오넷 정도가 MPLS 기반의 에지 라우터 개발에 나서고 있을 뿐 라우터 국산화에 나서고 있는 이렇다할 업체가 없는 지경이다.

광전송장비 시장 역시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대용량장치의 개발을 거의 접은 가운데 지난해 KT 입성에 성공한 레텍과 이스텔시스템즈 정도만이 WDM 시스템 개발의 명맥을 잇고 있을 뿐이다. 또 다수의 벤처들이 ATM-PON, 이더넷-PON 등을 비롯한 가입자용 중소용량장치 개발에 나서고는 있지만 저가 출혈 경쟁은 물론이고 공급처가 확대되지 않음에 따라 갈수록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발 업체, 국내외 시장 주도권 경쟁 치열

국산 네트워크/통신 장비의 돌풍을 일으키며 그간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해온 다산네트웍스, 코어세스, 한아시스템, 기가링크 등은 침체한 시장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로 모색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해외 진출 등 시장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산네트웍스(대표 남민우)는 지난해 메트로 이더넷 솔루션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2001년의 사업 부진에서 벗어났다. KT,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에 메트로 이더넷 솔루션을 연이어 공급하면서 가입자용 메트로 이더넷 전문 업체로의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다. 올해에도 메트로 이더넷을 비롯해 VDSL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관련 장비 개발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중국, 일본 등을 주요 수출 지역으로 설정, 현지 판로 확대와 효율적인 레퍼런스 관리 등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위해 이미 해외 지사를 운영중으로 올해에는 수출 비중을 50% 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 2001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며 급성장한 코어세스(대표 하정율)는 지난해 일본에서의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매출 규모가 급격히 축소,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메트로 이더넷과 VDSL 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로우엔드와 하이엔드 솔루션으로 새로운 라인업 구축을 통해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회선 하나로 음성, 데이터, 비디오 서비스가 가능한 TPS(Triple Play Service) 장비를 1월 중순경 출시할 예정으로 국내외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와 더불어 무선, 홈 네트워킹 관련 인력을 충원, 차세대 장비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세계 거점 지역 10곳의 조직 구축을 완료, 올해부터는 토털 xDSL 솔루션을 앞세워 중국, 일본, 유럽 시장 개척에 나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아시스템(대표 신동주)도 그간 효자노릇을 해온 소형 라우터 장비 사업이 시장 침체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올해부터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메트로 이더넷, VDSL 등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익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설정,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향상과 내실 다지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형 라우터의 1차 개발을 완료하는 등 자체 장비 개발을 강화하는 한편 홈 네트워킹, 네트워크 보안 등 신규 사업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편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수출 시장 다변화를 추진중으로 중국뿐 아니라 태국 등 동남아로 시장을 넓혀나간다는 전략 아래 현지 업체 등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TDSL 장비로 초고속인터넷 장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기가링크(대표 김철환)도 VDSL 칩셋과 장비 개발 등 자체 장비 개발 사업 강화를 통해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중국 시장에서 그나마 선전,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따라서 국내외 시장에서의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ASIC 등 원천기술 개발에 더욱 힘쓸 예정으로 초고속인터넷 관련 토털 솔루션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