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국내 ITM 시장 평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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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국내 ITM 시장 평가와 전망
  • 정광진 기자
  • 승인 2003.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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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17개 분야 2002년 평가와 2003년 전망
11. 국내 ITM 시장 평가와 전망

“물리적 속도 한계를 논리적으로 돌파하라”
캐시·웹 스위치·QoS가 해결책 … 불황속 완만한 성장세 기록

2002년 국내 인터넷 트래픽 관리(ITM ; Internet Traffic Management) 시장은 고요한 듯 하면서도 커다란 변화를 겪은 ‘정중동(靜中動)’의 시기였다. 캐시/CDN, L4~7 스위치, QoS 장비로 대표되는 ITM은 물리적인 속도의 한계를 갖는 네트워크 망에 대해 논리적인 기술을 적용해 극복하고자 하는 모든 종류의 솔루션을 말한다.

잉크토미·캐시플로우, 캐시 사업 포기

지난해 캐시 분야 빅 뉴스는 단연 검색엔진과 캐시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잉크토미의 캐시 사업 포기다. 잉크토미는 지난해 7월 캐시 사업에서 손을 떼고 앞으로 검색엔진에 회사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에 이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릴 정도의 지명도를 갖고 있던 잉크토미의 사업 포기는 그만큼 캐시 시장의 어려움을 반증한다.

한편,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는 잉크토미와 인터넷의 병목현상을 없애고 접속속도를 향상시키는 캐시서버의 소스코드와 기술 이전 및 검색엔진 솔루션의 국내 독점판매와 관련한 협의를 마치고, 기존 잉크토미 코리아의 조직을 흡수 개편했다. 펜타시스템은 캐시서버의 가격구조와 판매방식을 재정비함은 물론 잉크토미 제품 국내 채널인 오픈베이스, LG기공 등과 협력해 기존 고객들에게 기술 및 서비스 지원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잉크토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캐시플로우가 사명을 블루코트 시스템즈로 변경하고 주력 사업을 캐시에서 엔터프라이즈 웹 보안으로 옮겨갔다. 캐시플로우는 잉크토미에 이어 캐시 시장 점유율 3위였던 업체다.

국내 캐시 업체 신텔정보통신과 아라기술은 강력한 경쟁자가 사업을 포기함으로써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는 전체적인 캐시 시장의 급격한 포화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텔은 지난해 전체 매출을 약 90억원으로 잠정집계하고 있다. 삼성반도체, 하나은행, 온세통신, KT 코넷 국제망, 도쿄시청, 중국 인공위성 ISP인 WEIDA 그룹 등에 장비를 공급했다.

이용석 신텔정보통신 전략영업팀 차장은 “지난해 여름까지 수요가 없었지만 4/4분기 들어서면서 대형 사업이 몇 건 나왔다. 지난해 수출물량이 비율이 10% 내외지만 올해는 이를 강화해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수출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캐시업체의 어려움 속에서도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넷앱)는 선전한 편이다. 넷앱은 고가 정책을 유지하며 하나로통신 국제 인터넷 회선비 절감 및 응답속도 개선 사업에 대용량 ‘C6100’ 장비를 17대 공급하는 등 지난해 통신(30억원), 금융(4억원), 인터넷(14억원), 캐시 관련 총 48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 캐시 및 CDN 관련 업체들은 엔터프라이즈 CDN(ECDN)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제까지 CDN이 통신사업자 혹은 인터넷 기업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일반기업에서 클라이언트용 프로그램을 웹 기반으로 통합해, 전국 혹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통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ERP, CRM, DW 등 기업용 솔루션 운영에 캐시를 이용한 분산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회선사용료 등 운영비용 절감과 응답속도 개선, 데이터 통합에 따른 정보능력 향상, 관리효율의 증대 효과에서 기업들에게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파이오링크, 국내 대표 L4 업체 등극

로드밸런싱과 보안 기능을 주로 담당하는 L4~7 스위치는 노텔, 시스코, 파운드리, 라드웨어 등의 외산과 다산, 파이오링크, 아라기술, 신텔 등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는 파운드리, 라드웨어, 파이오링크의 선전이 두드러진 가운데 탑레이어는 L7 기술을 이용한 보안업체로 완전히 돌아섰다.

전 세계 L4~7 시장 점유율은 애로우포인트를 인수한 시스코가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알테온을 인수한 노텔, 파운드리 등이 그 뒤를 쫓고 있다. 전문 업체로는 F5, 탑레이어, 라드웨어 등이 있고 엔터라시스, 익스트림, 쓰리콤도 주력은 아니지만 지원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판도는 완전히 달라 전 세계 시장을 점령한 시스코는 맥을 못 쓰는 대신 노텔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노텔은 알테온 제품군을 이용, 공공(행자부, 교육인적자원부, 재경부), 은행(국민, 하나, 서울, 기업, 우리, 농협), 통신사업자(KT, SK텔레콤, LG텔레콤), 기타(KS-넷, 국민카드, 드림위즈, 우리카드) 등 광범위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노텔은 체크포인트 기술을 알테온 장비에 결합한 ‘ASF’를 이용해 방화벽 및 보안 시장을 올해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시스코는 ‘CSM’과 ‘CSS115xx’ 시리즈로 로우엔드부터 하이엔드까지 라인업을 구성했고 SSL/FW 모듈, VPN 모듈 등 다양한 솔루션을 한 박스에서 제공함으로써 L4~7 서비스 분야에 대한 제품 구성도 마쳤다. 또한 시장 추세가 단순 방화벽 로드밸런싱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수준의 로드밸런싱으로 이전됨에 따라 기존 BEA 웹로직, IBM, 시벨 등의 제품으로 검증된 CSS/CSM이 시장 기회를 좀 더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드웨어는 2000년 8월 지사 설립 후, 지난해 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라드웨어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L7 스위치를 주력으로 하나로, 두루넷, 데이콤, KT 등을 고객으로 유치하며 ISP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다. 하반기는 바이러스 차단기능을 자랑하는 L4~7 스위치로 SK텔레콤, 삼성IDC, 신영증권, 한화그룹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다산을 제치고 국내 대표 L4 업체로 등장한 파이오링크는 네트워크 로드밸런서(NLB), VPN 로드밸런서, 방화벽 로드밸런서, 캐시 리다이렉션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특화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외산과 비슷한 성능에 가격은 70% 정도라는 이점이 고객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공공, 금융, 일반기업에 폭넓게 공급돼 30억~4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또한 파이오링크는 콤텍시스템과 공동으로 기가급 L4 스위치 ‘핑크박스 2000’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L3 스위치 기능을 완벽히 구현해 포트간의 실시간 패킷처리 및 각종 고급 라우팅 기능 등을 제공하며 다양한 네트워크 구성에서도 L4 스위치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준다.

문홍주 파이오링크 사장은 “지난해 파이오링크와 핑크박스에 대한 인지도를 올렸다. L4 제품은 단순 박스 판매가 아니라 고객맞춤화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고 신속한 기술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나 기술을 판다고 자세로 영업에 임한다. 지난해 기본 틀을 잡았고 올해는 해외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T-IDC, KIDC, 하나로통신 엔진을 기가망으로 연결, 어느 한쪽 IDC에서 장애나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두 군데의 IDC 가운데 사용자에게 최적의 IDC로 연결시켜주는 3중 백업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니트젠테크 엔피아 사업부문도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ITM 솔루션 ‘넷코어@IP마스터’ 시리즈를 지난해 선보였다.

기존 L4 스위치가 서버와 클라이언트 사이에서 데이터를 분배함으로써 L4 스위치 자체의 부하로 인해 데이터 전송에 병목 지점으로 작용하지만 IP마스터는 콘텐츠의 전송 경로 밖에서 트래픽 관리를 수행함으로 트래픽 폭주에도 전송속도의 저하가 없고, IP마스터 서버 한 대로 무제한의 서버 트래픽을 관리함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엔피아의 설명이다.

QoS, 패킷티어 강세 속 신규 업체 속속 ‘가세’

국내 QoS 시장은 패킷티어의 강세 속에 새로운 제품들이 지난해 시장에 선보였다. 특히 국내 국내 채널을 통한 해외 업체의 진출이 눈에 띠었다. 익스팬드 네트웍스는 네트컴, 넷스케일러는 에이티엠 네트웍스, 어레이 네트웍스는 인터검프를 활용해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네트컴이 제공하는 익스팬드의 ‘엑셀러레이터 4800’ 시리즈는 새로운 엔터프라이즈 캐싱 기술을 적용, 데이터 캐싱, 압축, QoS 관리를 통해 대역폭을 평균 100~400% 높여준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캐싱 기술은 기존 웹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되는 웹 캐싱과 달리 메인프레임, 인터넷/인트라넷, ERP, CRM, 클라이언트/서버, DRP(Disaster Recovery Protocol), XML, VoIP 등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적용 가능하다.

에이티엠 네트웍스가 공급하는 넷스케일러의 ‘리퀘스트 스위치 9000’ 시리즈는 특허출원중인 리퀘스트 스위칭 기술을 기반으로 한 TCP 오프로드를 통해 서버의 로드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신 플러드(SYN-Flood)와 같은 불필요한 트래픽을 서버에 넘겨주지 않고 서버가 처리해야 될 TCP 핸드쉐이킹(Handshaking) 부분을 대신 처리해 줌으로써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켜준다.

에이티엠은 기존 L4 스위치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금융권, 온라인 쇼핑몰 등 보안에 대한 필요성으로 SSL(Secure Socket Layer)을 채용한 업체들 중심으로 SSL 가속기 기능으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인터검프도 통합 웹 트래픽 관리 도구를 개발한 미국 어레이 네트웍스의 ‘어레이500/1000’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어레이 시리즈는 L4~7 SLB, 고성능 리버스 프록시 캐싱, SSL 가속기, 콘텐츠 리라이이트(Rewrite), 웹 월(Web Wall), GSLB 및 N+1 클러스터링과 같은 7개 필수 네트워킹 기능을 한 장비에서 구현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진출한 이들 업체들의 실적은 미비하다. QoS에 대한 인식이 폭넓게 확산되지 않은 가운데 지명도에서도 패킷티어와 시타라에 뒤쳐져 시장을 개척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업체로 인프니스가 지난 6월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QoS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프니스는 방화벽, VPN, QoS 기능을 하나의 장비에 통합한 ‘솔리게이트VPNQoS’로 VPN 시장을 노리는 한편, QoS 기능만 따로 분리한 장비 영업도 전개하고 있다.

시타라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패킷티어가 국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패킷티어는 대한생명, 동부화재의 금융권, 30개 이상 대학에 장비를 공급, 지난해 약 120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배응창 패킷티어 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땅이 좁고, 대역폭도 크며 회선비용도 싸다. 따라서 QoS 시장이 싱가포르보다 작다. 그러나 대역폭이 아무리 커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기업 트래픽의 56% 정도가 비업무용이다. 이를 바로잡아 업무효율을 높이는 것이 QoS의 역할이다. 그동안 QoS 장비간 이중화 지원 장비가 없었지만 올해 초 지원 장비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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