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바이러스 한 우물로 세계 최고 일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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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바이러스 한 우물로 세계 최고 일군다”
  • 승인 2003.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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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안티바이러스 업체인 英 소포스가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독특한 국내 안티바이러스 시장 환경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을 떠올리면 별 것 아니다 싶지만, 소포스는 분명 다르다. 얜 후르스카 소포스 CEO를 만나 그 차별화 전략을 들어봤다. <권혁범 기자>

영국 안티바이러스 업체인 소포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얜 후르스카(Jan Hruska) 박사는 세계적인 바이러스 전문가 중의 한 사람으로, ‘PC 보안 가이드(1988년, Elsevier)’, ‘컴퓨터 Vs 안티바이러스 전쟁(1990년, Ellis-Horwood)’, ‘컴퓨터 보안 레퍼런스 북(1992년, Butterworth-Heinemann) 등 활발한 저술활동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그는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박사와 마찬가지로 의학을 전공하다가 안티바이러스 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소포스라는 안티바이러스 전문업체를 창립한 시기가 198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 박사보다는 훨씬 빠른 셈이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그가 드디어 국내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미 전 세계 150여개국에 안티바이러스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유럽 안티바이러스 시장 1위, 전 세계 안티바이러스 시장 5위의 명성을 자랑하는 회사치고는 국내 시장 진출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국내 시장 진출에는 나름대로의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다.

매직캐슬과 제휴로 국내 시장 진출

소포스가 분석한 한국 안티바이러스 시장은 유독 로컬 벤더 제품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시장이다. 이미 경쟁사들이 섣불리 정면 대결을 시도했다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파고들 틈은 있는 법. 소포스는 현재 국내 안티바이러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안연구소, 하우리와는 시작부터 차별화된 길을 걸을 방침이다. 즉, 엔드유저 대상의 안티바이러스 시장은 전혀 개입할 의사가 없다. 그렇다면 엔터프라이즈 안티바이러스 시장인데, 이 시장 역시 경쟁사들과는 달리 ‘오로지 안티바이러스’ 한 우물만 팔 작정이다.

후르스카 사장은 “최근 보안 시장이 ‘통합’으로 전이해 가고 있다. 하지만 소포스는 철저히 안티바이러스에만 기술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 가지에 최고가 되자’는 회사 이념대로 안티바이러스에만 주력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최고의 제품과 최고의 기술력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소포스가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은 국내 파트너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소포스는 최근 매직캐슬정보통신과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방화벽, VPN 어플라이언스가 상당히 발달된 한국 시장에서는 안티바이러스 단품 공급보다 인터페이스 공유를 통한 통합 솔루션 형태가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매직캐슬정보통신의 기존 보안 솔루션에 자사 안티바이러스 제품을 통합하는 식으로 영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소포스는 파트너의 전략에 대해 아무런 참견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특정 시장을 공략하라, 특정 제품의 매출에 집중하라, 특정 고객을 확보하라는 세부 주문은 물론이고,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철저히 파트너에게 모든 권한을 양도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파트너 프로그램은 이미 소포스의 전 세계 영업 전략으로 굳어졌고, 국내 보안 시장 환경과 유사한 대만에서도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다만 소포스는 제품 개발 및 서비스 관리에 대해서는 철저히 파트너를 지원한다. 영업은 파트너가, 높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는 소포스가 책임지는 전략이야말로 소포스의 트레이드마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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