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국내 광전송 시장 평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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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국내 광전송 시장 평가와 전망
  • 강석오 기자
  • 승인 2003.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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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17개 분야 2002년 평가와 2003년 전망
10. 국내 광전송 시장 평가와 전망

저가·출혈 경쟁 기승 … 올해 시장 전망 ‘흐림’
선·후발 업체간 경쟁 가속화 … MSPP·OXC 등 차세대 시장 개화 기대

지난해 국내 광전송장비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국내외적인 경기 불황 여파는 서비스 사업자(SP)들의 투자 위축을 불러 왔고, 이는 수요 부재로 가뜩이나 어려운 관련 업계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켰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다보니 재고 처리를 위한 덤핑 경쟁이 절정에 달했고, 시장 진입에 실패한 다수의 국내 업체들은 몰락하다시피 했다. 여기에 일부 해외 업체들도 국내 지사를 철수하는 등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부침이 심했던 한해로 기록되고 있다.

IT 시장 침체속 사업 부진 지속

지난 1999~2000년 국내 서비스 사업자들은 초고속인터넷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폭주하는 데이터 트래픽 해결과 망 고도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대용량 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장비를 도입하는 등 대규모의 투자가 지속돼 광전송장비 업계는 급속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IT 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급속히 하락, 지난해에는 대부분의 국내외 업체들이 초라한 실적을 올리고 말았다.

특히 지난해 국내 광전송장비 시장은 서비스 사업자들의 통신 인프라 확대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일부 사업자들의 전송망 업그레이드나 노후 장비 교체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었다. 여기에 프로젝트별로 다수의 업체들이 몰리면서 마이너스 마진도 감수하는 출혈 경쟁으로 인해 장비 가격이 턱없이 하락하는 등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거듭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레퍼런스사이트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차원에서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해 노 마진이나 마이너스 마진을 감수하더라도 저가 수주를 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해에는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심하게는 장비가의 80~90% 까지를 할인해 공급하는 등 저가, 출혈 경쟁이 기승을 부린 가운데 올해 역시 저가 경쟁은 쉽게 수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최저가입찰제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하고는 있지만 이보다는 먼저 서비스 사업자들이 투자를 얼마만큼 늘리느냐가 올해 업계의 판도를 가름할 열쇠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적인 경제 불안과 IT 시장의 침체 장기화 조짐 등으로 인해 올해 역시 업계의 고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시장 상황 악화와 외산 장비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몰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유선장비 사업을 거의 접은 가운데 시장 전망을 잘못한 관련 업계는 과잉투자와 시장 축소로 인한 후유증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장비 업계는 인터넷 트래픽의 급속한 증가에 대비해 2.5G 80채널의 200G를 시작으로 160채널, 320채널 등 WDM 개발에 주력했지만 예상이 빗나가면서 이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서비스 사업자들이 기 구축한 기간 전송망 용량이 아직 40~50% 정도 여유가 있는 상황으로 단계적인 추가 물량은 발생하겠지만 대규모 망 확충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로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업체, 차세대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지난해 국내 광전송장비 시장은 여전히 노텔, 루슨트, 알카텔 등 전통적인 강자들이 여전히 DWDM, SONET/SDH 장비 시장을 주도했다. 여기에 ONI와의 합병을 통해 다크호스로 부상한 시에나가 KT, SK텔레콤에 이어 금융권에 진입하면서 국내 시장 공략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시카모어에 이어 마르코니, 알리디안 등은 사업 부진 지속으로 인해 사실상 국내 지사를 철수하는 등 해외 업체간 희비가 엇갈렸다.

이외에도 ECI, 텔렙스 등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는 다수의 해외 전송장비 업체를 비롯해 시스코 등 IP 장비 업체들 또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NEC, 후아웨이 등 후발주자들이 국내 시장 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올해 시장 판세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렇듯 올해는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것이란 견해와 경쟁력을 상실한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는 견해가 맞서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시장 만들기와 지키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간 시장을 주도해왔던 DWDM, SONET/SDH 장비들이 점차 차세대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한 첨병으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메트로 DWDM의 꾸준한 수요를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VDSL, IMT-2000 등 차세대 서비스 확산에 의한 전송망 확충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차세대 서비스들이 매출로 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로 고부가가치 솔루션 공급, 사후 서비스 강화 등 업체별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히 하나의 장비에서 음성, 데이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MSPP(Multi-Service Provisional Platform)와 옵티컬 도메인의 라우팅 등 인텔리전스 기능이 강화된 OXC(Optical Cross Connect) 장비 등이 차세대 시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텔, 루슨트, 알카텔, 시에나, 시스코 등의 차세대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 생존 전략 마련 ‘비상’

이렇듯 대부분의 외산 장비업체들이 기존 시장보다는 MSPP, OXC, SAN, 백업센터 등 차세대 시장을 타깃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반면 국내업체들은 외산의 텃밭인 기간망 장비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가운데 일부 10G SDH 장비 이외에는 대부분 51M, 155M, 622M 등 중소용량의 광 가입자망 장치 시장에 몰려 있는 상황으로 생존 전략 마련에 급급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광전송장비 사업을 정리하는 업체들 또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산 대용량 장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대기업들도 관련 장비 개발 사업을 거의 접었고, FLC-C 등 광 가입자망 전송장치를 개발해 왔던 한화 역시 정보통신사업부문을 매각했다. 또 다수의 중소업체들이 자체 전송장비 개발 사업을 포기하거나 R&D 투자를 축소하고 있어 향후 국내 기술 기반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레텍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100G급의 OADM을 KT에 공급하는 성과를 올렸을 뿐 국내 업체들은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 역시 고부가가치 기간망 장비 시장은 여전히 외산이 독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ATM-PON, 이더넷-PON 등을 비롯한 중소용량 광 가입자망 장치에 주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기술의 라이프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외국업체에 자금이나 기술력이 뒤지는 국내 업체들이 적기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하고 공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최근 국내 업체들이 틈새 시장이나 해외로 점차 눈을 돌리고는 있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원가절감, 상호협력 등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

MSPP·OXC, 국내 시장 견인 전망

서비스 사업자의 투자 위축으로 인해 침체돼 있는 관련 업계는 시장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사업 방향 재설정, 신규 수익 사업 발굴, 신규 아이템 개발 등 생존 전략 마련에 나서고는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그간 성장 일변도의 기존 시장 공략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불경기에 대비하는 내실 있는 생존 전략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국내 통신사업자가 백본망 고도화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황에서 롱홀 DWDM의 신규 수요 발생은 어렵더라도 시내망은 트래픽 적체 지역이 상당 부분 있어 메트로 DWDM, OADM 등의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DWDM 장비 가격이 하락하면서 SAN, 백업센터 구축 등과 이어지고 기존 서비스 사업자 중심의 시장이 금융권, 대기업, 공공기관 등으로 수요층이 확대되고 있는 사실이 그나마 업계에 희망을 주고 있다.

이렇듯 구간별 트래픽 적체 해소를 위한 신규 장비 수요와 MSPP, OXC 등 차세대 장비가 올해 국내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시장을 둘러싼 해외 업체들간의 선점 경쟁과 광 가입자망 시장에서의 국내 업체간 물고 물리는 혈투가 예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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