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I 시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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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I 시장 현황
  • 권혁범 기자
  • 승인 2002.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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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던 국내 SI 시장이 올해 소폭이나마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주요 프로젝트가 대형 SI 업체들에게 집중되면서 중형 SI 업체들의 몰락이 점쳐지고 있다. 미드필더가 없는 축구팀을 상상할 수 없듯이 중형 SI 업체들의 부진은 국내 SI 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에도 상당한 불안요인이 아닐 수 없다.

4/4분기는 시스템통합(SI) 업체들에게 가장 바쁜 시기다. 그 동안 미뤘던 예산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내년 예산 책정을 위한 문의로 하루종일 전화만 붙잡고 있어도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올 4/4분기는 예년과 다르다.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좀처럼 헤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불황 모르는 ‘삼성·LG·SK’

상반기 시장 성장을 주도하던 공공사업 프로젝트는 현재 대선 열기에 묻혀 발주가 뚝 끊긴 상태다. 금융권과 통신사업자와 같은 우량고객들도 올해만큼은 4/4분기 대량 발주와 같은 ‘무리수’를 둘 계획이 없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SI 업체들은 3/4분기에 수주한 프로젝트를 소화하는 데 인력을 소비하는 중이다. 결국 3/4분기까지의 매출이 저조한 업체라면 4/4분기 대역전은 불가능해진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다 보니까 일반 기업 투자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2000년 IMF 때만 하더라도 공공분야의 정보화사업이 의도적으로 쏟아지곤 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바닥이 드러난 상태다. 게다가 공무원들은 현재 선거 때문에 다른 곳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의례적인 발주물량조차 크게 감소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올해 국내 SI 시장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출액은 소폭이나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매출액 상위 3사는 올해에도 지난해 대비 성장이 확실하며, 대상정보기술, 라이거시스템즈, 링크웨어, 신세계I&C, 아이콜스과 같은 중소 SI 업체들도 현재까지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SDS는 올해 들어 조달청 G2B, 교육부 교육행정정보화, 국세청 HTS(Home Tax Service) 등 전자정부 11대 과제 중 총 5개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금융권 IT투자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거의 독식했다. 이에 따라 3/4분기 실적 결산에서 이미 매출액 1조원을 돌파, 올해 매출 목표 1조5,000억원에 거의 근접했다.

지난해 말 EDS와의 합작 관계를 종료하고 독자 생존의 길을 걷고 있는 LG CNS도 올해 약 1조2,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국가기간정보시스템 공동백업센터(183억), 산업은행 경영관리시스템(162억), 대우전자서비스 콜센터(35억), 디지털 위성방송 고도화 사업(130억), LG전자 통합ERP(151억), 심사평가원 DW(129억)와 같은 대형 공공 프로젝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LG CNS는 쌍용정보통신의 본거지인 국방 시장까지 침투, 올해 공공 시장에서 국내 SI 업체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매년 자사 매출액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SK C&C는 올해에도 사상 최고의 매출액 달성이 확실하다. 공공, 국방, 금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난해 수주했던 프로젝트들이 꾸준히 외부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데다가, SK그룹이라는 거대한 후원자가 뒤에 버티고 있어 올해 매출 9,000억원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SK C&C는 올해 LG CN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국방부 3단계 육군 C4I 프로젝트를 비롯해 선관위 투표지 분류시스템, 우정사업본부 e포스트 EBPP시스템, 국방부 공군통합정보관리소 구축 ISP 수립사업, 국방 BPR 및 ISP 수립 사업, 행자부 재해상황문자정보시스템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했다.

중소 SI 알짜 성장

‘빅 3’로 불리는 매출액 상위 3사와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없었지만, 일부 중소 SI 업체들의 선전도 ‘불황 탈출’에 적지 않은 힘이 되고 있다. 올해 성장이 확실시되는 중소 SI업체는 대략 대상정보기술, 라이거시스템즈, 링크웨어, 신세계I&C, 아이콜스, 한국IBM 등 6개사 정도로 요약된다. 대상정보기술은 올해 KT아이컴 IMT-2000 유무선포털사이트, 지식관리 포털시스템(부천시청, 환경관리공단, 해양수산부, KT), 유무선 통합관리 시스템(산업단지공단, 금융연수원, 혜천대, 하이마트) 구축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이변이 없는 한 매출목표액 46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거시스템즈는 주요 고객인 코오롱그룹의 e비즈니스 전환과 안정적인 IT 서비스 제공을 기반으로 지난해 대비 14%의 성장이 기대된다. 올해 3/4분기까지 대내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30%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변화다. 라이거시스템즈는 올해 섬유개발연구원 섬유정보센터 3차, 환경부 영상자료/사이버 전시관, 농협중앙회 관리회계시스템, 도로공사 통합정보시스템, 국립극장 ISP, 코스닥증권시장 영문전자공시시스템 등 공공사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링크웨어는 3/4분기 누적 집계 결과 매출액(전년 동기 대비 86.2%)은 물론, 영업 이익(807.5%), 경상 이익(743.8%), 순이익(1470.9%) 증감률에서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4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만으로도 이미 지난해 매출액의 42.5%를 넘어선 상태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300억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신세계I&C 역시 분기별 고른 매출과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바탕으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I&C의 3/4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3% 성장한 1,350억1,700만원에 달해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액을 넘어섰으며, 영업 이익(61억8,200만원), 경상 이익(62억1,500만원), 순이익(43억7,500만원) 모두 지난해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조달청 통합공고 및 업체실적/기술인력조회시스템, 건교부 자동차 관련 민원행정정보망/자동차제작결함 민원처리시스템, 행자부 부패방지종합정보시스템, 장애인 고용촉진공단 민원처리시스템과 같은 대외 사업 수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전문 SI 업체를 표방하고 있는 아이콜스의 실적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e비즈니스 관리 시장 공략 및 기업 포털, 지시 관리, 모바일, 고객관리, 재해복구 등 솔루션 사업의 외부 시장 확대로 올해 5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금융 SI 시장의 강자 한국IBM 글로벌 서비스 사업부는 금융권이라는 안정적인 수요처 덕분에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3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분석CRM 시스템, 대구·부산은행 재해복구시스템, 기업은행 차세대 시스템 개발, 새마을금고 연합회 IP 컨택 센터 구축 사업 등은 한국IBM이 올해 수주한 대표적인 SI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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