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국내 무선랜 시장 평가와 전망
상태바
7. 국내 무선랜 시장 평가와 전망
  • 장윤정 기자
  • 승인 2002.12.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T 17개 분야 2002년 평가와 2003년 전망
7. 국내 무선랜 시장 평가와 전망

‘폭발적이진 않지만 완만한 성장세 이어간다’
공중 무선랜 사업 강화로 ‘인지도’ 상승 … 출혈경쟁·경기침체가 성장 걸림돌

올해 무선랜의 가장 큰 성과는 KT, 하나로통신, 데이콤, 온세통신 등 사업자들의 공중무선랜 서비스 개시로 인한 일반 인지도 향상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 무선랜은 유선 네트워크의 보완적인 측면에 그치며 일반 사람들에게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올해부터 사업자들의 홍보와 마케팅 등으로 인해 일반인들의 무선랜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 유선네트워크의 대체 개념을 넘어 무선랜 자체의 편리함과 우수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선랜 시장의 장밋빛 전망만을 보고 몰려든 장비 업체들의 난립, 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 등 출혈 경쟁으로 인해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그다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지는 못했다. 연초 사업자 시장을 보며 대규모 수요를 기대했던 장비업체들은 하반기 엔터프라이즈 시장쪽으로 선회했지만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대형 레퍼런스를 발생시키지 못했다. 또한 초기 핫스팟을 결합한 공중 무선랜 서비스에 열성을 보이던 사업자들은 투자비와 서비스 커버리지의 한계 등으로 인해 KT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자가 본격적인 핫스팟 서비스 개시를 유보하고 핫스팟 서비스의 확대보다는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가정 가입자를 공략하는 방향으로 소극적인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나 내년 시장은 54Mbps의 본격적인 등장과 보안·인증 기술의 보완 및 발전 등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속도, 신뢰성, 안정성 등을 만족시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좀 더 성장을 기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중무선랜 사업자쪽도 2.3GHz 대역폭에 대해 정부의 주파수 재할당이 개시될 예정이라 사업자간 불꽃튀는 경쟁이 예고된다.

기업시장·버티컬 마킷 중심의 성장 예상

무선랜은 지난 2000년 하반기부터 ‘무선전송 기술을 통해 기존의 유선랜에서 미비점을 보완하고 유선랜의 설치가 어려운 환경에까지 무선채널을 통해 랜을 확장하는 기술’로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며 이동성이 강조되는 대학, 병원, 유통 등의 버티컬 마켓을 중심으로 서서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초기 무선랜은 액세스포인트 대당 약 70∼150만원, 노트북용 랜카드는 약 15∼30만원 정도를 호가하는 비싼 장비여서 시장에 널리 확산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더군다나 무선랜에 대한 홍보와 일반 인식부족, 노트북, PDA 등의 확산미비로 인해 반드시 이동성이 필요한 버티컬 마킷 중심으로 조금씩 퍼져나가는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KT, 하나로통신, SK텔레콤, 데이콤, 무선브로드밴드서비스(WBS) 등이 공중 무선랜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칠 계획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한껏 기대에 부풀기 시작한 것. 연초 본지가 국내 약 45개 무선랜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약 2,000억원 안팎의 예상매출액을 산정, 큰 폭의 성장을 예감했었다.

그러나 막상 SK텔레콤은 서비스를 무기한 연기했고 데이콤은 시범서비스 수준에 그쳤으며 WBS는 투자비 등을 이유로 통신사업자를 포기하고 솔루션 사업자로 전향했다. 결정적으로 찬물을 끼얹은 것은 ISP들의 지나친 저가정책이다. KT의 BMT에서 원가에도 못 미치는 AP당 약 13만 7,000원의 가격으로 삼성전기가 채택되자 하나로통신도 KT의 공급원가를 중심으로 장비를 구매, 해외벤더를 포함한 국내 장비업체들은 대부분 ISP 시장을 포기하고 기존 버티컬 마켓,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수정했다.

이렇게 사업자들의 본격적인 공중 무선랜 서비스 개시, KT의 무선랜 저가 입찰과 업계의 인수합병, 가격인하 등 지난해보다 다사다난했던 올해 무선랜 시장은 예상보다 적은 폭의 성장이지만 지난해보다 약 2배 이상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국내 대부분의 대학과 호텔은 무선랜 설치를 완료했거나 고려중이며 병원, 유통 등 버티컬 마켓에서의 성장폭이 두드러졌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대규모 레퍼런스는 발생하지 못했지만 꾸준한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통신사업자들이 무선랜 장비가격을 하락시켜 시장을 흐린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자들로 인해 무선랜에 대한 일반 인지도가 향상됐다며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시장에서도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중심으로 무선랜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방침이다.

54Mbps 제품 출시 ‘임박’

무선랜 장비업체들은 무선랜이 침체된 네트워크 시장을 일으켜줄 유일한 대안으로 주목받던 연초의 기대와는 어긋났지만 조금씩 천천히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올해 엔터프라이즈에서의 무선랜에 대한 3가지 이슈는 속도와 가격 그리고 보안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객이 찾는 것은 이 3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주는 솔루션이었던 것. 2002년은 이런 3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시켜줄 만한 적절한 솔루션이 등장하지 못했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2003년 하반기 이후 54Mbps의 등장으로 유선네트워크를 능가하는 향상된 속도와 802.11i 제품의 출시, EAP-SRP, EAP-TTLS, PEAP 등 진화된 보안 및 인증기술의 발전, 벤더들의 가격하락 등이 총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내년도 무선랜 장비시장의 가장 큰 이슈로는 11Mbps 무선랜의 뒤를 이을 차세대 무선랜 제품의 출현을 꼽을 수 있다.

아직 정통부에서 54Mbps 대역에 대한 사용허가가 내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들이 54Mbps에 대한 개발을 진행중이라 본격적인 54Mbps 시장형성이 더뎌질 우려는 있다. 그러나 이미 기업고객들은 향후 54Mbps에 대한 확장을 염두에 두고 구축을 고려하는 형편이라 54Mbps의 시장잠재력은 무한하다. 그러나 내년 시장의 변수는 경기다. 경기가 좋다면 유선에 비해 이동성이 자유로운 무선네트워크의 구축이 이어질 수 있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면 기업시장의 소극적인 투자로 인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관련 전문가들은 내년 무선랜 시장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큰 폭의 성장보다 점진적인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시스코, 엔터라시스, 인텔, 쓰리콤 등 주요 무선랜 해외벤더들은 내년 시장을 대비해 802.11a/b 또는 802.11a/g/b 콤보칩셋 등을 활용한 54Mbps 신제품의 국내 출시를 서두르며 버티컬마킷을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마켓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기, 엠엠씨테크놀로지, 아크로웨이브, 파인디지털 등의 국내 무선랜 장비업체들은 로컬벤더의 장점을 활용해 ADSL/VDSL/케이블 모뎀 등을 결합한 무선랜 AP, 저장장치 결합 무선랜 카드 등을 출시하며 틈새시장을 공략중이다. 또한 내년도를 대비해 역시 54Mbps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스코의 무선사업팀 김민세 차장은 “내년도 왠 구간에서는 MPLS, 메트로이더넷 등의 적용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지만 랜 구간에는 별다른 이슈가 없다”며 “랜 구간에서 유일하게 변화의 가능성을 잠재한 무선랜은 기업 네트워크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입자 확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지원 관건

한편 KT,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의 통신사업자들은 내년에도 공중 무선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지난 상반기까지 부진했던 공중무선랜 사업은 사업자들의 광고와 프로모션 등으로 지난 11월말 현재 약 8만 가입자 수준으로 상황이 나아졌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ADSL이나 PCS 확산속도에 익숙해져 무선랜 서비스확산이 더딘 것처럼 느낄 뿐 공중 무선랜 서비스는 차근차근 성장해오고 있다”며 “내년부터 사용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춘 서비스를 개시, 공중 무선랜 서비스의 성장을 단계적으로 이뤄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2.3GHz 주파수를 다시 할당하겠다고 정통부가 발표함에 따라 내년 시장에서 2.3GHz 주파수 획득이 업계의 최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KT, 하나로통신, 데이콤, 두루넷 등 각 사업자들은 2.3GHz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중이지만 아무리 빨리 사업자가 선정된다해도 내년 상반기를 넘겨야할 것으로 전망돼 2.3GHz를 활용한 본격적인 공중 무선랜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은 2004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향후 2.3GHz 공중 무선랜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IMT-2000 서비스와 상당부분 겹쳐질 수 있어 서로간의 영역과 서비스 범위 등을 구분짓는 등 정부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 IDC는 향후 무선랜 서비스 가입자는 연평균 181%의 고성장세를 보이며 2006년에는 322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매출액은 연평균 274%로 성장해 오는 2006년에는 3억4,2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국IDC는 PDA의 수요는 올해 24만대, 2006년경에 220만대로 예측되며 노트북은 올해 55만대, 2006년에는 전체 시장규모가 2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PDA와 노트북의 수요가 늘어나면 무선랜 사용인구는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랜 전문가들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꾸준히 매출이 증가되고 있지만 유통 등의 일반 시장으로 무선랜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무선랜 AP가 메신저, 소리바다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지원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데스크탑 PC와 노트북 등을 효율적으로 연계하며 가정내에 선이 사라진 편리한 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한 무선랜은 단순 IP 공유기보다 성장 잠재력이 높다. 그렇지만 몇 년전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도록 연구·개발된 IP공유기는 애플리케이션 지원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가격도 문제다. IP 공유기에 비해 최소 3배 이상 비싼 무선랜 장비가격이 좀 더 낮아져야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공중 무선랜 사업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현재 핫스팟만을 보고 가입하는 가입자보다 초고속인터넷과 연계된 가정 가입자가 훨씬 많은 수준이다. 사업자들은 일반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각종 애플리케이션 지원 기능 보강의 제품을 연구, 개발하도록 업체와의 연계를 강화, 가정가입자들이 좀더 편하고 쉽게 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초 KT가 부추긴 가격하락은 기업시장, 해외수출 등에서 모두 KT의 가격이 표준처럼 요구돼 업체 스스로 출혈을 감수하고 가격을 하락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또 재고처리에 급급한 업체들이 스스로 가격을 하락시켜가고 있어 다시 한번 큰 폭의 가격하락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즉 시장경쟁심화의 증거인 가격하락은 내년도에도 계속될 전망이며 심화된 경쟁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사만의 특화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