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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내 보안 시장 평가와 전망
IT 17개 분야 2002년 평가와 2003년 전망
2002년 12월 13일 00:00:00 권혁범 기자
국내 IT산업의 총체적인 위기는 잘 나가던 국내 보안 시장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일부 시장조사 전문업체에서 올해 국내 보안 시장이 전년 대비 24.8% 성장한 1억1,02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는 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추측일 뿐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라는 게 업계 전반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안티바이러스, 방화벽 등 전통적인 보안 솔루션에 대한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감소했으며, 신규 도입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됐던 침입탐지시스템(IDS), 통합 인증 및 접근권한(EAM) 솔루션마저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국내 보안 업체 가운데 지난해보다 매출이 성장한 업체는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그 수치 또한 미미한 수준이어서 도저히 외형적으로 25%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장을 선도하던 업체들이 수요 감소로 예년과 같은 4/4분기 특수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이들이 제시한 불안요인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시장 규모 형성할 듯

업계가 지적하는 또 다른 요인은 각 업체들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매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서버 가격을 포함한 수치라는 점이다. 특히 올해처럼 극심한 수요난을 겪은 시기에는 대외적인 수치가 크게 부풀려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이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국내 보안 시장이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수준이라면 오히려 성장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올해 국내 보안 시장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코스닥 시장에서 테마주를 형성하며 오직 비상(飛上)만 남아있을 것 같았지만, 코스닥은 오히려 국내 보안 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로가 됐다.

실제로 코스닥에 등록된 보안 업체들 가운데 대부분은 각 분기마다 영업이익, 경상이익, 분기순이익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를 통해 많은 투자가들은 국내 보안 업계가 지나칠 정도로 거품 포장됐음을 실감해야만 했다.

특히 지난해 말 A&D(Acquisition & Development·인수개발)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던 생체보안 전문업체인 세넥스테크놀로지는 올 상반기 결산 집계 결과, 올해 매출 목표 240억원의 4.7%에 해당하는 11억2,100만원의 매출결과를 발표해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왔다. 다행히 이 회사는 지난 3/4분기에 상반기 매출보다 많은 12억5,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미 식어버린 투자 열기를 다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다행인 것은 넷시큐어테크놀러지, 데이타게이트인터내셔널, 세넥스테크놀로지, 소프트포럼, 시큐어소프트, 싸이버텍홀딩스, 안철수연구소, 어울림정보기술, 이니텍, 인젠, 장미디어인터렉티브, 퓨쳐시스템, 하우리, 한국정보공학 등 코스닥에 등록된 보안 업체들의 올해 3/4분기 결산 집계 결과, 전체 매출은 지난 2/4분기와 유사한 반면 영업 이익, 경상 이익, 순이익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4/4분기가 예년 같지는 않겠지만 3/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그나마 ‘동반 몰락’만은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IDS, 주도 종목 자리매김 ‘실패’

이처럼 올해 국내 보안 시장이 악화일로를 면치 못했던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해 가파른 성장이 기대됐던 침입탐지시스템(IDS), 통합 인증 및 접근권한(EAM) 솔루션, 보안컨설팅과 같은 보안 시장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IDS, EAM, 보안컨설팅은 국내 보안 시장의 ‘화두’를 자청하며, 큰 폭의 성장을 예고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고객들의 반응은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시장을 장악할 만한 업체 또한 나타나지 못했다.


EAM·보안컨설팅 성적 ‘기대 이하’

IDS의 경우 지난 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K4 인증과 기가비트 IDS의 등장으로 올해 국내 보안 시장의 성장을 이끌 ‘핵심 종목’으로 주목받았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기대를 입증이라도 하듯 대표적인 업체인 인젠과 윈스테크넷은 올초부터 주요 공공 프로젝트를 거의 석권하며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며, 펜타시큐리티시스템, 넷시큐어테크놀러지도 금융권에서 선전하는 등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기대 이상의 프로젝트는 등장하지 않았다. 올해 대거 도입이 예상되던 공공 시장마저 신규 발주가 크게 감소했으며, 인젠과 윈스테크넷도 지난해와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결국 신규 수요 감소와 리딩 업체 부재라는 불안요인이 부각되면서 국내 IDS 시장은 기껏해야 지난해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네티그리티, 소프트포럼, 이니텍이 주도하던 시장에 한국정보공학까지 가세함에 따라 시장 규모 확대가 확실시되던 국내 EAM 시장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올해 초부터 고속철도공단, 신한금융지주회사, SK텔레콤, 한국증권금융 등 프로젝트가 끊이지 않던 이 시장은 하반기 들어 극심한 침체기에 봉착했다.

대표적인 국내 EAM 업체인 소프트포럼과 이니텍의 매출 추이를 보면 보다 확실하다. 소프트포럼과 이니텍은 2/4분기에 1/4분기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3/4분기 들면서 성장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소프트포럼은 3/4분기 매출이 2/4분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정도로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에서도 양 사는 올해 들어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처럼 주도권을 쥔 업체들이 시장에서 고심함에 따라 EAM 시장이 올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 셈이다.

보안컨설팅 시장은 전문가들마저 올해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견했지만, 올 한해를 지켜본 결과 기대심리가 지나치게 확대포장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판명났다. 올해 초만 해도 정보보호지정업체들을 중심으로 국내 보안 시장은 ‘컨설팅 특수’가 전체 보안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정보보호시설들이 발주한 프로젝트는 대부분 그 규모가 기대 이하였다. 결국 수익성은 낮고 유지비는 높아 얼마 되지않는 프로젝트마저도 일부 업체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 4개 업체가 정보보호전문업체로 추가 지정됨에 따라 총 13개 업체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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