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내 스위치 시장 평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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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스위치 시장 평가와 전망
  • 정광진 기자
  • 승인 2002.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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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17개 분야 2002년 평가와 2003년 전망
송년특집 Ⅱ IT 17개 분야 2002년 평가와 2003년 전망

거품 빠진 국내 IT 시장, “오랜 장마 속에 햇빛이 그립다”

한 해를 결산하고 다음해를 전망한다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2000년까지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다 날개가 꺾인 IT 산업의 경우 결산과 전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더 심각한 점은 개선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데 있다. 지난해 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놨었다. 그러나 그 예측은 빗나갔고 지금은 그 누구도 내년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고 있다. 업체들도 막연한 경기 회복 기대감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살림살이를 꾸려나갈 태세다.

그렇다고 희망을 온전히 내 놔서는 안 될 것이다. 분명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약속하는 IT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아직도 무한하다. 다만 지금은 거품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500cc 맥주잔에 거품을 걷어내고 있는 과정이다. 거품에 현혹돼 수많은 업체들이 IT에 뛰어들면서 ‘과당경쟁·출혈 수주·업계 부실’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 것이다. 자연적인 구조조정, 인수합병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 선순환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겨울이 추우면 봄에 보리가 잘 익는다’는 말이 있듯이 아직은 희망을 얘기해야 할 때다.

本誌에서는 다사다난했던 올해 IT 시장을 마무리하는 자리를 빌어, 올해 국내 전체 IT 시장 흐름을 짚는데 반드시 필요한 17개 핵심분야를 선정해 2회에 걸쳐 2002년 사업평가와 2003년 시장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1. 국내 스위치 시장 평가와 전망

“어려운 가운데 완만하지만 그래도 성장했다”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가 ‘견인차’ … 10기가비트 이더넷 상용화

올해 국내 스위치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메트로 이더넷이었다. 지난해 중반부터 수면위로 부상한 메트로 이더넷은 통신/서비스사업자(SP)의 냉각된 분위기 속에서도 그나마 투자가 이뤄진 분야였다. 지난해 파워콤, 두루넷 등 일부에서 시작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올해 들어 KT를 필두로 데이콤, 하나로통신, 한솔아이글로브, 드림라인, 엔터프라이즈 네트웍스(구 지앤지 네트웍스), 온세통신 등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며 열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수요는 증가했지만 그 혜택을 누린 업체는 몇 되지 않았다.

메트로 이더넷, ‘리버스톤ㆍ익스트림ㆍ시스코’ 3강 구도

중대형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시장은 리버스톤이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관련 사업을 싹쓸이하면서 독주한 가운데 익스트림이 올해 4월 KT 엔토피아(N-Topia) 사업에 ‘알파인 3808’을 70대 공급하며 제동을 걸었고 9월 있었던 2차 사업 입찰에서도 동 장비로 250대 공급 계약을 맺으며 교두보 확보에 성공했다.

물론 리버스톤도 건재를 과시했다. 리버스톤은 KT 메트로 코어 확장 사업, 파워콤의 메트로 이더넷 전국망 확장 사업에 장비를 공급했으며 하나로통신이 추진하는 e밸리 사업과 데이콤의 메트로 네트워크 확장, 드림라인의 NGIP 사업권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1, 2차에서 익스트림에게 일격을 당한 KT 엔토피아는 3차 사업에서 ‘RS8600’을 공급하면서 설욕했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리버스톤 본사는 지난 9월 전 세계 직원 500명 가운데 30%를 감원, 350명 이하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고전을 겪고 있다. 이는 美 통신/SP 시장의 불황과 연관이 깊다. 타 경쟁사와 달리 리버스톤은 통신/SP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키 위해 리버스톤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도 눈을 돌려 지난 11월 ‘ES 10170’ 스위치를 발표했다.

시스코는 올해 국내 메트로 이더넷 시장에 관한한 굴욕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연 초 메트로 이더넷, RPR, MSPP 등 다양한 솔루션을 무기로 메트로 시장에서 선전을 다짐했던 시스코는 KT 메트로 수주전에서 리버스톤과 익스트림의 가격 벽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물론 지난 11월 KT가 엔토피아 사업을 위해 실시한 입찰에서 가입자용 스위치 60대를 쌍용정보통신을 통해 공급했지만 수주에 급급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출혈 경쟁을 심화시킨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시스코 코리아 관계자도 “어떻게 그런 가격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쌍용에서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나마 시스코는 하반기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엔터프라이즈 네트웍스 등의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전세를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액세스는 국산 ‘몫’

중대형 메트로 이더넷 시장은 리버스톤, 익스트림, 시스코 3강 체제로 굳어진 가운데 액세스 영역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업체들이 약진을 보이면서 외국 업체의 물량을 빼앗아 왔다. 현재는 다산과 로커스네트웍스 정도가 실제 망에 도입돼 운영되고 있지만 코어세스, 텔리웨어, 지피시스 등 장비를 개발한 업체들이 속속 늘고 있다.

다산은 KT 엔토피아, PC방 메트로를 연이어 수주했고, 두루넷, 하나로통신 등에도 장비를 공급하면서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 3/4분기 매출 350억원 가운데 45% 이상이 메트로 이더넷 장비에서 발생했다. 원덕연 다산네트웍스 부사장은 “내년도 올해 이상 메트로 이더넷 관련 수요가 예상되며 다산은 에지급 장비를 출시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커스네트웍스도 KT 엔토피아 사업을 다산과 함께 따내면서 염원하던 고객 사이트를 확보했다. 텔리웨어는 데이콤 PC방 사업 보라파워넷에 美 IMC사의 미디어 컨버터를 대체해 자사 스위치를 공급했다. 그러나 엔토피아 3차 사업에서는 성능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메트로 이더넷 사업 초기 IMC의 미디어 컨버터나 텔레트론INC가 공급하는 이슬라엘 바틈(BATM)사의 ‘타이탄’ 장비가 데이콤, 하나로 등에 들어갔지만 최근 국산 장비로 대체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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