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산업, 클라우드 수요 업고 급성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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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산업, 클라우드 수요 업고 급성장 (1)
  • 윤현기 기자
  • 승인 2020.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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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감당 위한 외주 방식 확대

[데이터넷]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데이터센터를 늘려나가고 있으며, 직접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힘든 곳들을 위한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그로 인해 클라우드 사업자와 같은 IT 기업들뿐만 아니라 시장 확대에 따른 수익을 노리려는 건설·투자업계에서도 데이터센터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편집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 산업군이 저성장 기조를 겪고 있는 것에 비하면 IT 업종은 활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직장과 학교가 폐쇄되고,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예전과 같은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자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서비스로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비대면 업무와 수업을 위한 온라인 협업 솔루션 사용량뿐만 아니라 집에서 여가를 즐기기 위한 게임, OTT 서비스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뜩이나 늘고 있는 데이터 트래픽 처리량에 빨간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때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서비스 품질을 낮추는 것이다. FHD 해상도로 서비스되는 영상을 HD 또는 SD로 서비스하는 것이 그 예이며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고객 경험이 저하되기 때문에 추천되지는 않는다.

두 번째는 데이터 트래픽 처리량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 것이다. 실제로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늘어나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용하고 원활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서울 리전에 네 번째 가용 영역(AZ: Available Zone)을 개설했으며,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과 NHN은 각각 세종시와 경남 김해시에 각각 두 번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연평균 20% 성장
국가정보화 기본법에 의하면 데이터센터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수의 정보통신 기반을 일정한 공간에 집적시켜 통합 운영·관리하는 시설이라고 정의된다. 통상적으로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T 장비들이 집적돼 있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항온항습 및 전력시설이 함께 구성된다.

과거에는 기업·기관 내 ‘전산실’이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IT 장비들이 일부 공간에 위치해있었던 것이 전부지만, 현재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고품질 서비스를 대규모로 공급하기 위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NBP는 제2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 건립에 6500억 원을 투자, 최소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개수는 2000년(53개) 이후 매년 5.9%씩 증가해 2019년 현재 158개소에 달한다. 이 중 정부 및 공공, 금융, 민간 기업 등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비상업용)는 연 5.4% 증가해 115개소이며, 고객이 서버를 직접 운영하면서 전용 공간과 초고속 네트워크, 관제 서비스 등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받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데이터센터(상업용)는 연 7.4% 증가해 43개소가 구축, 운영 중이다. 코로케이션은 고객이 직접 서버를 운영하기에, 서버를 빌려 쓰는 ‘서버 호스팅’과는 구별된다.

이 같은 데이터센터의 성장은 코로케이션 수요 증대에서 시작됐다.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하고 운영하는 방식은 서비스 사업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상당히 자본 집약적인 산업이며, 부지나 건축 규모 등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하나의 데이터센터를 짓기까지 대략 200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네이버와 같은 대형 기업들은 직접 지어 운영까지 가능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데이터센터 건립에 드는 비용뿐만 아니라 각종 인·허가, 관리·운영에 대한 부담까지 지게 된다. 하지만 임대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이미 있는 시설을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한편, 데이터센터 시장을 데이터센터 개수로 파악하는 것보다 데이터센터들이 소모하는 전력량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의 경우 국내에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들의 전력 소비량이 2020년 말에 350~400메가와트(MW)가 될 것으로 보이며, 2023년이 되면 700MW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토대로 했을 때도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20%가량이 될 전망이다.

에퀴닉스 홍콩 코로케이션
에퀴닉스 홍콩 코로케이션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
기업들이 코로케이션을 선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대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도, 그 변동 폭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경우에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대 트래픽에 맞춰 용량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직접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도 상당 부분 코로케이션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하고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장과 더불어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외부 데이터센터를 빌리는 코로케이션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서비스는 ‘홀세일(Wholesale)’ 방식과 ‘리테일(Retail)’ 방식으로 구분된다.

홀세일 코로케이션은 단일 임차인에게 데이터센터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로, 네트워크 효과는 없다. 맞춤형 설계와 장기계약 구조로 진행되며, 임차인이 계약 만료 후 갱신을 하지 않는 경우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다시 새로운 임차인을 위해 설비를 구축해야 하기에 투자비가 많이 든다는 문제가 있다.

리테일 코로케이션은 다수 임차인 기반의 리테일 비즈니스로, 공간만 임대해주고 고객들이 직접 서버와 스토리지를 채워 넣는 형태다. 투자비가 덜 들고, 테넌트(Tenant)의 범용성이 높아 매출 확장에 용이하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공간과 원격관리 서비스, IP, 클라우드 연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증권이 발행한 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코로케이션 시장은 2019년 310억 달러에서 2026년 1060억 달러로 연평균 15%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데이터센터 중 코로케이션 방식은 27.2%며, 민간 데이터센터의 절반이 코로케이션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특히, 2020~2023년 국내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성장률은 연평균 20.1%로 글로벌 시장의 성장률을 상회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추산해보면 국내 데이터센터 1개당 평균 매출은 약 170억 원이며, 최근 데이터센터의 대형화와 고집적화를 고려하면 향후 1개당 평균 매출은 3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핵심 가치 ‘상호연결’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는 기업고객들에게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과 서버 운영관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체 보유한 서버가 없는 고객을 위해서는 ‘서버 호스팅’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임대한 장비는 계약 기간이 경과하면 고객에게 소유권 이전도 가능하다.

이러한 코로케이션 및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이 자체 관리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코로케이션 서비스 사업자의 백본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돼 인터넷 속도도 매우 빨라지는 운영 효과를 얻게 된다. 또한 백업, 보안, 모니터링 등 각종 부가 서비스를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다.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상호연결(Interconnection)을 강조하는 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회선을 거치지 않고 필요로 하는 클라우드 기업, 파트너사, 서드 파티(3rd-party) 기업들과 바로 연결할 수 있어 보안상 안전하면서도 데이터 전송속도도 빠른 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에퀴닉스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익스체인지 패브릭(ECX: Equinix Cloud Exchange Fabric)이다. ECX는 온디맨드 방식의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 기반 상호 연결 서비스로, 이를 통해 고객사는 플랫폼 에퀴닉스의 클라우드 및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업체와 직접 연결할 수 있다.

에퀴닉스의 ECX 패브릭은 기업이 디지털 경제에 필요한 만큼 신속하게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CX 패브릭을 기본 연결로 사용하거나, 데이터센터 간 연결 위한 기업의 기존 MPLS 또는 이더넷 기반 네트워크를 보완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ECX 패브릭을 활용해 메트로 지역 간 백업 연결, 트래픽의 순간 급증, 저가치 네트워크 트래픽의 오프로드 또는 더 많은 대역폭이 필요한 단기 프로젝트도 가능하다.

또한, 에퀴닉스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밀도의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온-램프(On-Ramp)에 직접 액세스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기업의 멀티 클라우드 네트워크 연결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적합하다.

늘어나는 서비스 수요 대응
4차 산업혁명 이슈로 인한 기업 비즈니스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수요가 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면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AWS는 점점 증가하는 국내 고객의 요구에 더욱 부응하고, 보다 높은 확장성과 내결함성을 갖춘 고가용성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 리전에 네 번째 가용 영역(AZ)을 개설했다. 이로써 서울 리전은 미국 동부(버지니아 북부), 미국 서부(오레곤) 및 아시아태평양(도쿄)에 이어 4개 이상의 AZ를 가진 네 번째 리전이 됐다.

AZ는 지리적 위치 단위인 리전을 구성하는 논리적 구성 요소이자 격리된 데이터센터 모음으로, 각 리전은 최소 2개 이상의 AZ로 구성된다. 이는 하나의 AZ에서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다른 AZ에서 서비스가 지속되도록 하는, 즉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 개념인 ‘효율적인 복원력’ 모델 구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AWS는 지난 2012년 한국 사무소 오픈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첫 번째 CDN PoP 개설 이후 2016년에 2개의 AZ를 보유한 서울 리전을 개설함으로써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도록 했다. 이어 지난해 서울 리전의 세 번째 AZ와 이번에 네 번째 AZ까지 개설함으로써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의 수요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서울에 클라우드 리전을 개소한 오라클은 올해 춘천에 두 번째 리전을 개소하고 국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인다. 오라클은 춘천 리전 개소를 통해 한국에서 복수의 클라우드 리전을 운영하면서 국내 기업 고객의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증가하고 있는 수요를 선제적으로 충족하게 됐으며, 비즈니스 연속성과 재해복구(DR)를 위한 서비스 역량이 한층 강화됐음을 강조한다.

클라우드 업계 후발주자인 오라클은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말 오라클의 글로벌 리전은 4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에 13개까지 늘어났으며, 2020년 5월 말까지 23개의 리전이 설립됐다. 뿐만 아니라 2020년 연말까지 총 36개의 글로벌 리전을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경쟁 가속
클라우드 사업자뿐만 아니라 코로케이션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자들도 국내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1위 사업자인 에퀴닉스가 작년에, 2위 사업자인 디지털리얼티가 올해 각각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에퀴닉스는 서울 중심업무지구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SL1 IBX 데이터센터를 오픈했다. SL1은 크로스 커넥트(Cross Connect), 에퀴닉스 커넥트(Equinix Connect), 에퀴닉스 인터넷 익스체인지(Equinix Internet Exchange)와 같은 다양한 상호연결 옵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한국에 위치한 기업들은 그들의 고객, 파트너 및 서비스 제공업체와 프라이빗 연결을 우회 없이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에퀴닉스의 최대 강점은 전 세계 1800개 이상의 통신 네트워크와 2900개 이상의 클라우드·IT 업체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며, 그 안에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생태계뿐만 아니라 고가용성 및 안정적인 서비스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라 자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디지털리얼티(Digital Realty)도 지난 6월 국내 첫 데이터센터 ‘디지털 서울 1(ICN10)’ 착공에 들어갔다. 통신망 중립적인 데이터센터인 이 시설은 도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기술 미디어 기업군 중심으로 입주해 있는 상암 DMC 내 2만2000여 평방피트의 택지에 건립되며, 한국 디지털 경제 촉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디지털리얼티는 자사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플랫폼 솔루션 ‘플랫폼디지털(PlatformDIGITAL)’이 아태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도적인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서울 유망 지역에 핵심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고객들이 보다 신속하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ICN10은 12MW의 용량을 수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6MW는 하이퍼스케일용으로, 6MW는 코로케이션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건물은 12개 층에 걸쳐 16만2260 평방피트의 공간을 임대할 수 있도록 마련되며, 국내외 통신 네트워크 및 데이터 서비스, 인터넷 전송, 다양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완벽한 통신망접속 연결 제공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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