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장 좋은 것은 지키고, 나머지는 다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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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장 좋은 것은 지키고, 나머지는 다시 만들어라
  • 정용달 취재부 부장
  • 승인 2002.1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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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칼럼
올해를 한 달 남겨둔 지금,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 한 해를 마무리하는 반성과 더불어 설사 지키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한 알찬 계획 마련에 부산을 떨곤 한다. 기업도 연말이면 한 해를 결산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계획 마련에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에는 어느 정도의 고통이 따를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다소 무리한 계획을 수립하곤 한다. 이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미래와 희망을 추구하고 싶은 기본적인 욕망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IT 기업이나 종사자들은 (일부를 제외하곤) 그다지 즐겁지 않을뿐더러 새로운 사업 계획 마련에 골머리를 좀 앓아야 될 것 같다. 올해 IT 산업은 지속된 경기 침체 여파에 따른 시장의 축소로 불황의 긴 터널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IT 기업들은 단순한 매출 확대나 수익 개선을 위한 한 해 계획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내년에도 IT 경제가 어두울 것이란 전망이 잇따름에 따라 더욱 그렇다. 특히 올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네트워크/통신 산업은 자포자기 상태의 심각한 공황상태에 직면해 있을 정도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02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 지금, 우리 스스로 다시 한번 IT 산업 자체를 진단하고 나서 내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을 성싶다. 올해 IT 산업의 불황은 국내외 경제의 침체 속에 IT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겠지만, 그 보다 먼저 해 마다 지적해왔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과열 경쟁, 기술이나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 외면 등 고질적인 병폐가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좁은 내수 시장에서만 서로 최고인양 치고 받고 떠들었지,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최고의 ‘IT 강국’이라는 우리 나라의 IT 기업 중 세계 수준의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별로 없다. 네트워크 업체는 더욱 그렇다. 혹자는 ‘지금의 국내 네트워크 업계의 위기를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허약한 체질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긴 호흡으로 1년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수박 겉 핥기식의 피상적인 대책이 아닌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업계의 구조적인 모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선택과 집중에 따른 진정한 경쟁력을 갖춘 사업 계획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장 좋은 것은 지키고, 나머지는 다시 만들어라(Preserve the best, reinvent the rest)’- 피오리나 HP 회장 -

올 한 해 NETWORK TIMES에 많은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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