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산업, 디지털 기술로 언택트 환경에 적극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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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 디지털 기술로 언택트 환경에 적극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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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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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신규 경쟁자 대두·규제 개혁 맞서 생존 위해 근본적인 변화 필요

[데이터넷] 국내 금융 산업은 2007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낮은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최근 ICT 기반 기술기업들의 금융 시장 진출과 정부 규제 개혁 등으로 인해 변화가 지속 요구돼왔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금융 산업은 구조적 재편이 진행돼야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 산업이 향후 변화해야 하는 모습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김원상 신한DS 신기술개발 Cell 수석
김원상 신한DS 신기술개발 Cell 수석

세계금융위기 이후 2007년 글로벌 시가총액 4위였던 시티그룹이 2020년 50위권 밖으로 하락하는 등 기존 금융기업의 시장가치는 점차 하락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기업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Book-value Ratio)은 세계 평균의 1/3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OECD 국가 기업들이 가치를 평균 1.41배 증가시키고 있는데 반해, 국내 기업들은 0.35배 증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기업들의 성장이 주춤한 사이 기술/고객 중심 플랫폼을 갖춘 빅테크(Big Tech)가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빅 블러’(Big Blur, ICT 기반으로 이종 산업으로 진출해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 시대가 도래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통장’ 출시를 시작으로 주식, 보험, 카드 상품까지 출시할 예정이며,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사를 출범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 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으며, 2년 만에 1000만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또, 오픈뱅킹 및 마이데이터가 금융을 소비자 중심 혁신 관점으로 재편하는데 박차를 가하면서 금융시장은 이른바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기존 금융권 모바일 플랫폼은 물론, SSG 페이 등 비금융권 앱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오픈뱅킹 전면 시행 이후 2개월간 약 30여 개 기업에서 48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오픈뱅킹 가입자는 2020년 1월 기준 1197만 명, 2222만 개의 등록계좌, 일평균 374만 건의 이용 건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뱅크샐러드 핀테크기업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 다양한 필요 인력 충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변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변화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확산
코로나19 팬데믹은 금융 산업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에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수많은 분석과 예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들을 종합해보면 크게 세 가지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언택트(Untact)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이기도 한 언택트는 최소한의 접촉으로도 기존 삶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연결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는 비대면, 온라인, 모바일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제안하는 디지털 고객 경험과는 조금 다르다. 기존 디지털 고객 경험이 고객의 숨겨진 행동 양식과 심리를 분석해 완전하게 기획된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이를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언택트한 고객 경험은 정교하게 기획되지 않았더라도 우선 신속하게 출시하고 고객의 반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며 서비스를 완성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언택트가 가능하도록 하는 디지털 기술 적용의 확대 및 가속화다. 기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기술들은 기술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 중심으로 투자 및 활성화가 이뤄져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가 일상이 되면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 수준과 강도가 보다 높아졌다. 이에 기술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언택트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개선할 수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 도입을 위해 오랜 기간 테스트와 수정을 반복해야 했던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예로 기존에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있어 지점을 방문하거나 또는 전화 ARS를 고집하던 일부 실버 세대는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를 학습하고 이용하게 됐다.

셋째는 지금의 변화가 정부의 정책이나 생존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기업들에 의해 이뤄지는 근본적인 변화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파이낸셜타임즈의 기고문을 통해 “폭풍은 지나가고 인류는 살아남겠지만,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시행된 정책은 우리 삶을 영원히 바꿔놓을 것이다. 미성숙된 기술도 실생활에 적용될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리스크가 더 크기 때문이다”고 이를 설명했다.

2017년 1분기(왼쪽)와 2020년 1분기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차이. 금융기업들이 밀려나고 테크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1분기(왼쪽)와 2020년 1분기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차이. 금융기업들이 밀려나고 테크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회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해야
새롭게 등장한 언택트 고객 경험의 확산에 따라 기획 산업과 위기 산업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권은 금융자산 및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기회 산업 중심으로 재편해야만 한다. 일부 산업의 경우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대처 전략과 그 성패에 따라 기회와 위기가 공존할 수 있으며, 산업별로 이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금융기관에 요구된다.

B2C 영역에 있어 구독경제, 홈코노미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고객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지불 결제 및 소비 금융 영역에 있어서는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분석과 이에 기반한 맞춤형 상품 서비스 제공, 그리고 고객이 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금융기업은 극단적인 편의성 제공을 통해 고객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최근 모바일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50대 이상의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들을 겨냥한 새로운 상품 서비스 출시도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비대면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고객 인게이지먼트 도구가 될 강력한 디지털 플랫폼 확보가 금융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성공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인력 및 마케팅, 인프라 구축 등에 필요한 재무 재원을 대면 채널에서 비대면 채널로 대폭 이동(Shift)하는 과감한 전략이 실행 요구된다.

보안 강화·디지털 금융 생태계 주도 필요
그동안 보안에 있어 가장 폐쇄적이었던 금융기업들의 업무 인프라에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이 예상된다. 원격근무 환경에서도 상시 장애 대응 및 복구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며, 보안의 엔드포인트라 할 수 있는 일반 직원들이 원격/재택근무 환경에서도 현재의 보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시스템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외에도 금융기업은 디지털 제휴 및 스타트업과의 지속적인 협업 강화를 통해 디지털 금융에서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는 금융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 및 협업이 금융 분야 디지털 생태계를 보다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금융 산업 시사점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금융 산업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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