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춘 프로그램 개발, 기업 디지털 전환 핵심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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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춘 프로그램 개발, 기업 디지털 전환 핵심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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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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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률 투비소프트 고객그룹지원장, 효율적인 로우코드·노코드 활용 방안 제시

[데이터넷] 전문적인 개발 역량이 없어도 누구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우코드’와 ‘노코드’의 활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는 현업에서 IT 부서 도움 없이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한편, 섀도우 IT라는 보안 허점을 만들기도 한다. 이에 로우코드와 노코드를 대하는 기업들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고석률 투비소프트 고객지원그룹장
고석률 투비소프트 고객지원그룹장

“누구나 개발자가 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파워 플랫폼’을 소개하며 내놓은 비전이다. 지금까지 컴퓨터 프로그램은 아무나 다룰 수 없는 특별한 것으로 여겨지던 것이 상식이었지만, 사티아 나델라 CEO의 말처럼 이제 누구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몇 년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로우코드(Low-Code)와 노코드(No-Code) 개발 플랫폼의 역할이 크다. 자동차를 구성하는 엔진과 변속기에 대해 엔지니어 같은 전문 지식이 없어도 운전이 가능한 것처럼 프로그램 개발도 그렇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마이크로소프트의 이 플랫폼은 무엇이고 어떻게 기업 IT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자.

섀도우 IT와 시민 개발자의 등장

섀도우(Showdow) IT 또는 스텔스(Stealth) IT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기업 내 IT 부서에서는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 현상은 기업의 중앙 IT 부서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한 업무 시스템이 아닌, 현업 부서나 팀 단위, 더 작게는 개인이 직접 필요로 하는 IT 시스템을 만들거나 외부 서비스를 활용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심화되고 있을까? 중앙 IT 부서에서 제공하는 업무 시스템이 현장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해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시장이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데 IT 부서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업무 공백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플랫폼에 속하는 ‘파워앱스’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플랫폼에 속하는 ‘파워앱스’

이렇게 현업에 있는, 즉 프로그램 코딩을 전혀 할 수 없었던 실무 담당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 시스템의 부족한 면을 메우기 시작하면서 IT에 대한 지식은 없지만 스스로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이들을 가리켜 시민 개발자라 부르기 시작했다. 시민 개발자들은 초반에는 주로 엑셀 같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 복잡한 매크로를 추가해 활용하던 수준을 넘어 광범위하게 퍼진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업무에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섀도우 IT는 결과적으로 기업 내 수많은 문제점들을 야기했는데 ▲보안 취약점 ▲시스템 투명성 저하 ▲기업 내 시스템 자원 관리/통제 기능 상실 ▲일관되지 않은 비즈니스 로직 ▲데이터 손실 위험 ▲각종 법규 위반 사례 등 기업 IT 거버넌스 차원에서 볼 때 심각한 측면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시민 개발자의 등장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 없다. 기업 내 애플리케이션의 수요는 IT 부서의 능력보다 다섯 배 빠르게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앙 IT 부서의 역량만으로 급변하는 시장 상황 변화에 대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에게는 자발적 참여자로서 시민 개발자의 선의가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부합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비즈니스 전략 핵심 키워드 ‘디지털 전환’

오늘날 고객들은 기업에서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전 과정에 걸쳐 경험하는 이른바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을 중요한 구매 결정 요인으로 삼는다. 그렇기 때문에 각 기업들은 끊임없이 더 신속하고 유연하며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으며,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기업의 활동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의 일부분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 전략 성공의 전제조건에는 기업 내 각 조직이 끊임없이 개선점을 발굴하고 실험적인 도전을 하는 문화적 차원의 변화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사내 모든 직원들의 업무와 연관된 IT의 기존 영향력과 역할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시민 개발자 육성과 활동 지원이 기업 생존을 결정짓는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렇다면 섀도우 IT로 발생하는 여러 심각한 문제를 해소하면서 시민 개발자의 활동을 지원해 디지털 전환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로우코드와 노코드 플랫폼이다.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 등장

로우코드 개발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 기존에 손으로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대신, 프로세스 모델이 결합된 그래픽 개발 도구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수준의 기능 구현이나 예외적인 상황 처리가 필요할 때는 추가적인 코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요약하면 코딩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개발은 미리 제공되는 기능으로 손쉽게 처리하고, 필요시 코딩할 수 있게 기능을 열어둔 방식이다.

이처럼 로우코드 개발 플랫폼은 개발자를 사상의 중심에 뒀다고 볼 수 있으며, 낮은 기술 수준이나 적은 경험을 가진 개발자들도 수준 높은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강점을 갖는다.

로우코드·노코드 활용이 곳곳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로우코드·노코드 활용이 곳곳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와 달리 노코드 개발은 개발이나 IT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개념이다. 누구나 개발자나 중앙 IT 부서 도움 없이 손쉽게 본인이 원하는 업무 화면을 개발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향점이 이렇다 보니 IT 시스템 전체 측면이나 복잡한 기술을 몰라도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앱들이 대부분이다. 마케팅이나 영업처럼 입력 폼을 중심으로 구성된 화면이나 주어진 데이터를 조회하고 저장하는 절차가 주된 업무에서 적용 사례가 많다.

로우코드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정확히는 2000년 초반의 RAD(Rapid Application Development) 같은 개발 도구의 특징을 계승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맞다. 다만 기존 RAD 개념에 머물러 있지 않고 데이터 모델 기반의 자동화된 화면 구성, 템플릿 기반 프로세스 플로우 연결 같은 데이터와 프로세스에 대한 처리 및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오픈API 활용 등 최신 기술을 앱에 접목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 지원을 위해 앱용 UI/UX 개발 프레임워크 등을 탑재해 차별화를 꾀하는 제품도 있다.

명확한 사전 목표 설정 필수

모든 이론과 기술이 그러하듯 어떤 방법론도 기업 IT 성공의 만능 키가 될 수 없다. 기업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몇 가지 참고가 될 수 있는 사항들이다.

● 섀도우 IT 문제 해결: IT 부서만으로 기업 전체 앱 수요를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런 방식은 실시간 기업 실현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한다.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과 시민 개발자의 활동을 지원해 각 부서의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운영을 돕고, 모니터링을 통해 IT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플랫폼 도입에 있어 특정 부서에 편중돼 조직 전체 관점을 고려하지 못하거나 자사 IT 거버넌스를 무시하고 실행할 경우 오히려 섀도우 IT 현상을 더 심화시킬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전사 차원의 플랫폼 도입과 구축의 투명한 절차를 마련하고 기술/산업/정책 등 단위 부서에서는 고려하기 힘든 주요 사항에 대한 표준 가이드를 수립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스템 가시성과 중앙 관리 통제력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실시간 기업 역량 확보: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 제공 업체들에 따르면 전통적인 개발 절차를 따를 때보다 해당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개발 속도가 50%에서 최대 80%까지 향상된다. 빠르게 바뀌고 있는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비즈니스 업무 역량을 갖추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각 업무 현장에서 시민 개발자의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실시간 기업 달성이 가까워질 수 있다. 시간과 자원의 절약에 따라 기존 인력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로드맵 수립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 비즈니스 유연성 향상: 신기술의 등장 같은 외부 기술 환경의 변화 충격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IT 운영이 가능하다. 앱 환경은 특히 그렇다. 새로운 개발 언어의 등장과 웹/모바일 지원, 디바이스 증가 같은 것은 지금도 기업에 큰 부담이다. 기술 공룡 기업으로 위상을 차지한 브라우저 진영의 잦은 기능 변경도 한 몫 한다. 이런 상황에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으로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 유연성을 확보해 업무 성과를 높일 수 있고, 기술 격차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 IT 통제력 유지: 업무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플랫폼인 만큼 향후 해당 플랫폼에 종속(Lock-in)될 때 오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기술 역량이 IT 부서보다 낮은 현업 부서에서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플랫폼에 종속됐을 때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개방형 코드와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구현해 표준 코드를 유지하기에 유리한 제품이 좋다. 일부 제품은 향후 유지보수가 불가능할 정도의 복잡한 코드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플랫폼 종속성뿐 아니라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로우코드·노코드를 사용하기에 앞서 명확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로우코드·노코드를 사용하기에 앞서 명확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에 유용

지금까지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혁신자로서의 시민 개발자와 기업의 디지털 혁신 전략,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을 살펴봤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이때, 기업은 비즈니스의 모든 부문에 걸쳐 바닥부터 다시 고민하고 혁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시민 개발자라는 용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복잡한 컴퓨터 공학이나 전산 이론에 정통한 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내 손안의 작은 컴퓨터에는 수많은 앱들이 넘쳐난다. 이렇게 폭발적인 양의 컴퓨터 프로그램이 사람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세상이 된 것은 고작해야 10년 남짓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이미 예견될 결과일 수도 있다.

웹 2.0 시대를 상징하던 개방과 공유, 참여의 정신은 적어도 기업 생존에 있어 여전히 유효한 단어다. 각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창의와 혁신 노력과 그를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지원, 실행력이 디지털 전환에 필수 요소임은 자명하다. 제2의 ‘뉴 노멀(New Normal)’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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