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비즈니스, 산업 현장의 지도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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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비즈니스, 산업 현장의 지도를 바꾼다
  • 강석오 기자
  • 승인 2002.1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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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망 개방이 급물살을 타면서 국내 모바일 시장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점차 높아가고 있다. 물론 선결과제가 아직 남아 있지만 망 개방이 완료되면 그간 모바일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던 이동통신사의 권한이 축소되면서 다양한 사업자들의 모바일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통신사의 그늘에 가려있던 무선 포털 사업자들은 모바일 서비스에 승부수를 던질 만큼 망 개방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이렇듯 모바일 산업의 성장을 위한 여건들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와 ‘모빌리티(mobility)’가 강조되는 첨단 모바일 비즈니스 또한 속속 선보이면서 산업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정착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제는 모바일이 첨단 디지털 세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산업 현장은 물론 일상 생활 속의 인프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강석오 기자>

모바일은 IT산업의 활성화와 21세기 디지털 사회를 이끌어 나갈 하나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차세대 성장산업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관련 인프라의 구축 지연과 연기는 물론 경기 침체, 모바일 기기, 사용자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시장 개척에 고군분투하고 있고, 시장 선점을 위해 업체간 제휴가 한창으로 혈투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B2C 영역에서 벗어나 물류, 유통, 서비스 등 이동이 잦은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모바일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산업 분야로 모바일이 침투하기 시작했다. 특히 망연동장치(IWF), 게이트웨이(G/W) 등 무선인터넷망 개방은 본격적인 모바일 시장 확대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비록 국내 모바일 시장이 아직은 도입기로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이 현실이지만 관련 업계의 기대감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망 개방이 모바일 시장의 조기 확대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망 개방에 대해 그다지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망 개방이 이뤄진다고 해도 이동통신사 중심의 시장 구도가 당장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이동통신사에 줄서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 시장이 성숙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그간 모바일 시장 확대의 장애물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성장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에서 모바일 시장에 대한 전망은 부정보다는 긍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CDMA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이동전화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모바일 인프라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 모색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시장 확산 위한 기반 마련

이처럼 모바일 시장 확산을 위한 기반이 성숙해가고 있는 가운데 그간 젊은층을 중심으로 킬링 타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위주로 전개되던 초기 시장이 이제 일선 산업 현장의 비즈니스로 점차 연결되고 있다. 기업은 업무 효율성과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모바일 채택에 적극성을 보이기 시작했고, 정부 또한 찾아가는 행정 서비스를 기치로 모바일 정부 구축에 돌입하는 등 모바일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권의 모바일 서비스 도입이 확산일로에 있는 가운데 신용카드를 비롯한 다양한 결제수단이 이동전화와 결합되면서 m커머스 시장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대학에서도 학사행정 편의 등을 위해 모바일 캠퍼스 구축에 나서는가 하면 방송도 통신과의 결합을 통해 모바일 방송으로 변모하고 있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 이동통신사의 망을 임대해 독자적으로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등장하는가 하면 다양한 모바일 솔루션과 결합을 통한 모바일 오피스, 텔레메틱스, 홈 오토메이션, 모바일 보안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와 컨텐츠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초고속인터넷을 무선으로 확장해 유선 사용자는 물론 모바일 사용자를 모두 포괄하는 무선랜 서비스도 핫스팟은 물론 일반 가정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고, 컬러폰이나 PDA 등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한 단말기의 보급확대 등을 통해 모바일 시장 확산을 위한 기반이 조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시장이 무선인터넷망 개방이 연내로 가시화되면서 공정 경쟁을 통한 상호 발전을 위한 중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동통신사들이 그간 폐쇄적으로 운영해 오던 무선인터넷망이 개방되면 국내 무선인터넷 산업의 활성화 등 모바일 시장의 확산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내 무선인터넷망 개방 가시화

무선인터넷은 다수의 ISP가 하나의 접속망을 이용하는 유선인터넷 시장에 비해 무선망 운영의 폐쇄성과 독점 서비스 등에 따라 이용자의 제한적인 CP 선택은 물론 수직적 계열화로 인해 시장 활성화를 저해한 것이 사실이다. 유·무선, 음성·데이터 통합에 따라 차세대 IT산업의 총아로 부상한 모바일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공정경쟁 환경 구축이 최우선으로 망 개방은 필수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모바일 ISP=무선 포털’이라는 등식이 성립, 이동통신사의 독점적 지배력이 워낙 막강해 독립 포털이나 기타 ISP들의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따라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수용은 물론 CP에 대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신규 컨텐츠의 자유로운 진입이 제한되는가 하면 CP들의 수익 창출에도 어려움이 컸다. 이렇다보니 사용자 또한 서비스 이용요금이나 컨텐츠에 대한 선택권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통부는 이러한 불합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망을 타 사업자를 비롯해 CP, ISP 등에게도 개방을 유도, 초기접속메뉴체계 개편을 시작으로 CP 등록 및 심사기준 공개,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유형 보완 등을 통해 관련 시장의 공정경쟁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포털로 직접 접속되는 초기접속메뉴체계 개편은 이용자가 선택한 포털로 초기 접속이 가능하도록 메뉴를 개선, 이미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부터, KTF와 LG텔레콤은 각각 올 1월, 3월부터 신규 단말기에 초기접속 메뉴변경 기능을 탑재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 CP들의 사업여건 개선을 위해 이동통신사의 컨텐츠심사기준, 등록방법 등의 공개 유도를 통해 사업자별로 각각 일원화된 등록창구에서 제안서를 접수하고, 컨텐츠의 심사처리 과정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IWF 개방은 플랫폼 표준화, 증가된 트래픽 처리를 위한 시스템 확충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우선 기간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추진, 접속 안정성 확인을 거쳐 ISP, 독립 포털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망 개방에 따른 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접속이용사업자는 접속제공사업자에게 최소 3개월 이전에 예상 통신량을 고지하고, 접속제공사업자는 접속이용사업자에게 자사가 보유한 IWF, 게이트웨이 등 전기통신설비의 위치와 용량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게이트웨이 개방은 포털간의 경쟁 환경 확보와 이용자의 정보 선택 범위 확대를 위해 유선 ISP, 독립 포털, CP 등에게도 제공, 각 이동통신사들이 게이트웨이 및 플랫폼 이용을 위한 약관을 제정, 희망 사업자에게는 개방을 하게 된다.

정통부 관계자는 “IWF 개방은 전기통신사업법의 상호접속기준 개정을 통해 접속은 모든 전기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개방 초기에는 자격을 갖춘 기간통신사업자에게 허용할 방침”이라며 “게이트웨이 개방은 자격을 갖춘 부가통신사업자에게 허용하되 이동통신사별로 게이트웨이 및 과금대행 이용약관을 작성해 개방하고, 게이트웨이 접속시에는 이동통신사가 과금을 대행해주지만 IWF에 접속하는 ISP의 경우 직접 과금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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