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맥스터 미디어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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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취재] 맥스터 미디어 심포지엄
  • 권혁범 기자
  • 승인 2002.11.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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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맥스터(www.maxtor.com)가 HDD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새틀짜기에 착수했다. 맥스터는 본격적인 행보에 앞서 지난 10월 14일 싱가포르에서 아태지역 8개국 30여명의 기자단을 대상으로 ‘맥스터 미디어 심포지엄’을 개최,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커다란 비전을 제시했다. <싱가포르=권혁범 기자>

수많은 IT 기업들이 아시아의 전초기지로서 주목하고 있는 싱가포르. 여기 저기 건물마다 IT 기업들의 로고들이 즐비해 있고, 달리는 택시나 버스에서도 손쉽게 낯익은 IT 제품 브랜드 광고를 볼 수 있어 ‘싱가포르가 과연 아태지역의 IT 시장을 대표하는 중심지로 자리잡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맥스터는 싱가포르에게 상당히 중요한 IT 기업이다. 맥스터 아태지역 헤드쿼터는 물론 지난해 4조9,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린 맥스터의 제품 생산 공장이 바로 싱가포르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맥스터는 싱가포르인에게 너무 친숙한 브랜드이자 기업이다.

미국 IT 기업인 맥스터가 싱가포르에 안착했다는 것은 곧 아태지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맥스터는 아시아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호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도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여기에 로우엔드 제품을 선호하는 인도 시장에서도 최근 빠른 속도로 선두 업체들을 추격 중이어서 내년에는 더욱 괄목할만한 성장이 기대된다.

경쟁사 거센 도전 시작됐다

하지만 맥스터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분명 아태지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고, 주요 아태지역 국가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지만, 최근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솔루션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맥스터에게 있어 지금은 가장 취약한 시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중국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맥스터가 지난 분기 씨게이트에게 추월당했다는 사실은 이와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시사한다.

이제 맥스터로서는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솔루션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육성할 지, 아니면 기존과 마찬가지로 사용자 스토리지 솔루션을 중심의 사업을 전개해 나갈 지 최종 결정만 남은 셈이다. 하지만 맥스터의 최종 선택은 어느 것 하나 완전한 포기는 있을 수 없다는 쪽으로 결정됐다. NAS(Network Attached Storage) 사업은 포기하되, 오히려 SCSI 기반의 서버 시장은 보다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맥스터는 중장기적인 사업 방향은 착실히 이행하되, 지금 당장의 난관을 ‘즉시’ 극복할 수 있는 카드를 준비했다. ‘브랜드 파워 고양책’이 바로 그것이다. 맥스터는 신제품을 대거 출시해 우선 시선을 주목시킨 뒤, 유통망 재정비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시키는 전략을 앞세워 현재 시장에서 누리고 있는 ‘최고의 HDD 업체’의 입지를 그대로 유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토니 수(Tony Hsu) 맥스터 아태지역 영업 부사장은 “맥스터는 그 동안 주로 OEM 사업에 초점을 맞춘 결과 매출이나 수익면에서는 효과적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자사 브랜드를 알릴 기회는 적었다”며 “유통망 재정비는 디스트리뷰션 마켓을 맥스터가 직접 공략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엔터프라이즈와 개인용 스토리지 솔루션 시장의 균형 있는 발전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사례다”라고 말했다.

‘니어라인’을 잡아라

최근 맥스터가 출시한 맥스라인 HDD는 이러한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최고 용량 320GB를 자랑하는 맥스라인(MaxLine)은 아카이브 시장을 겨냥한 니어라인 스토리지 솔루션이다. 맥스터는 이 제품이 아카이빙 솔루션 시장에서 테이프가 차지하는 일정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 둘리 맥스터 데스크탑 제품 그룹 제품 마케팅 이사는 “현재의 테이프 아카이브 시스템은 느린 속도로 인해 IT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속도의 액세스가 가능한 아카이브 시스템 구성은 그 동안 고객들이 꾸준히 요구해왔던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맥스라인 드라이브는 이와 같은 고객들의 요구에 적합한 아카이브 시스템 구성을 가능케 하는 솔루션일 뿐 아니라 DLT나 LTO와 같은 테이프 스토리지 시장의 표준 전쟁에 상관없이 액세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카이브 시스템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솔루션만 내놓는다고 시장이 저절로 움직이지는 않는 법. 맥스터는 이에 대해서도 이미 충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맥스터는 맥스라인 드라이브 기반의 아카이브 시스템 시장을 겨냥해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의 강자인 EMC, 테이프 스토리지 시장의 강자인 스토리지텍과 제휴를 체결했다. 또 HDD를 테이프처럼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을 위해 베리타스, 레가토와 같은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제휴를 체결, 테이프 에뮬레이터 시장도 겨냥하고 나섰다.

특히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퀀텀과 제휴를 맺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퀀텀은 자사의 DX30 제품에 맥스터의 맥스라인을 적용, 향후 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맥스터는 이미 맥스라인을 OEM한 제품군을 출시한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를 비롯해 애딕, 텐더버그데이터 등 상당수의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제휴관계를 넓혀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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