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텔레그램, 범죄자 은신처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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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웹·텔레그램, 범죄자 은신처 될 수 없다”
  • 김선애 기자
  • 승인 2020.04.0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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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명 NSHC 선임 “다크웹·텔레그램·암호화폐, 추적 불가능하다는건 오해”
방대한 다크웹 정보 이용해 범죄 추적…디지털 세상서 완전 범죄 불가능

[데이터넷] ‘텔레그램을 이용한 집단 성착취 및 영상거래 사건’이 공개되자 이 범행에 가담한 사람들이 ‘텔레그램보다 더 강력한 보안을 제공한다’고 알려진 또 다른 암호화 메신저로 이동하고 있다. 소라넷이 폐쇄되자 다크웹, 텔레그램 등으로 이동한 것 처럼 플랫폼을 옮겨 불법 행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과 수사당국은 “암호화 웹과 메신저를 사용하면 추적을 피하면서 안전하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심각한 오해”라며 “어떤 암호화·익명화 기술을 사용한다 해도 수사망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최상명 NSHC 선임연구원은 “다크웹이든 텔레그램이든 사람이 만들고 운영하는 시스템에는 취약점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또한 운영자와 사용자들이 크고 작은 실수를 하고 있으며, 이를 찾아 분석하면 범죄자를 찾을 수 있다. IT 세상에서 완전 범죄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NSHC는 다크웹 범죄 수사 기술과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싱가포르, 홍콩 등 여러 국가의 수사기관과 협력해 디지털 범죄를 추적하고 있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암호화 웹과 메신저는 정치적 탄압을 받는 사회 활동가, NGO, 기자 등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각종 범죄의 기반이 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마약 밀매, 총기거래, 인신매매, 불법 포르노 영상, 개인정보·기밀정보 판매, 사이버 범죄 도구 개발과 유통·판매 등이 이뤄지는 거대한 범죄 암시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 인터넷이나 메신저보다 보안성이 높기 때문에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그렇다 해서 추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다크웹의 정보를 스캐닝하는 툴이 다수 상용화 돼 있으며, 분석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다크웹은 범죄자들의 은신처가 될 수 없다. 이미 상용화된 다크웹 스캐닝 툴이 다수 공급되고 있으며, 수사 기법도 고도화되고 있다. 이미지는 다크웹 스캐닝 툴 중 하나인 ‘Echosec Beacon’.
▲다크웹은 범죄자들의 은신처가 될 수 없다. 이미 상용화된 다크웹 스캐닝 툴이 다수 공급되고 있으며, 수사 기법도 고도화되고 있다. 이미지는 다크웹 스캐닝 툴 중 하나인 'Echosec'.

실제로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됐을 무렵, 일본 우익단체들이 다크웹에서 우리나라 민주당에 대한 디도스 모의를 한 정황이 NSHC의 모니터링에 의해 공개된 바 있다.

최상명 선임은 “모네로를 사용하면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그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 모네로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분석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신속하게 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완벽하게 숨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NSHC는 2016년부터 다크웹 데이터를 수집해 연구하고 있으며, 수백억개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새롭게 수집된 범죄 증거를 연계 분석함으로써 범죄자를 특정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고 수사기관이 범죄자를 검거하고 범죄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각국 정부 수사기관에 디지털 범죄 추적 기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 날로 교묘해지는 디지털 범죄 수사에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

또한 APT 공격그룹, SCADA/ICS 타깃 공격과 대응 등에 대해서도 집중 연구하면서 지능적인 사이버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최 선임은 “디지털 범죄에 가담한 모든 사람이 완벽하고 똑똑한 것은 아니다. 범죄자들의 수법을 파악해 자주 저지르는 실수, 취약점, 범죄 패턴을 알아내고 즉시 대응할 수 있다. NSHC는 이러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면서 디지털 범죄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지능화되는 사이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하고 비즈니스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가장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범죄에 대한 형량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범죄가 반복되거나 진화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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