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는 기술 혁신으로 한국의 체크포인트를 꿈꾼다”
상태바
“쉼 없는 기술 혁신으로 한국의 체크포인트를 꿈꾼다”
  • 승인 2002.10.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떤 업종이든 1위와 2위만이 의미 있다는 정설이 있다. 영광의 스포트라이트는 1위와 2위에게 언제나 쏠리고 3위는 찬밥 신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VPN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퓨쳐시스템과 어울림정보기술이 시장을 양분하며 1위와 2위를 나눠가지고 있다. 이런 양강 체제에서 이노크래프트는 3위를 자처하며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세상엔 영원한 1위와 2위가 없다는 것도 정설이기 때문이다. <정광진 기자>

이노크래프트(대표 김항진 www.innocraft.com)가 국내 VPN 업계에서 1위, 혹은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시장을 효과적으로 분류하고 그 시장 요구사항에 맞는 버전을 신속히 개발/생산하는 ‘Fast-Cycle-in Development’와 시장을 크게 가져가는 ‘글로벌 마케팅’이다.

효과적인 시장 분류 정책에 따라 이노는 은행을 비롯한 제 1금융권,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제 2금융권, 유통업체에 힘을 실고 있다. 이노의 지금까지의 고객 면면을 살펴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은행은 제일, 증권사는 동원, 현대, 대우, 신한, 우리, 보험사는 삼성화재, 제조사는 오뚜기, 신우음향, 동원산업, 편의점은 LG25, 미니스탑 등에 장비를 공급했다. 즉 이노는 산업별 대표 업체들을 중점 고객으로 삼으면서 그 레퍼런스 효과를 확대해 나가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기술과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적절한 시기에 출시되지 못하면 그 의미는 퇴색하고 만다. 또한 연구소에서 좋은 기술이 시장에서 반드시 좋은 기술은 아니다.
이노는 시장의 요구를 신속히 파악해 빠르게 제품화 할 수 있는 날렵함도 지녔다. 이는 포항공대, 경북대, 인도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나오는 기술적 자신감과 마케팅 능력이 결합된 결과며 지금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다. 이노의 기술적 전략 핵심은 위에서 언급한 ‘Fast-Cycle-in-Development’, 즉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으로 정리된다.

글로벌 마케팅은 국내 업체들이 풀어 가야할 숙제다. 국내 시장만 바라보기엔 시장이 너무 좁다. 이노 역시 설립 당시부터 이 점을 숙지하고 지금까지 꾸준한 사전작업을 벌여오고 있지만 결코 서두르지는 않고 있다. 어설프게 접근했다가는 가격에서도 기술에서도 쟁쟁한 외국 업체와 경쟁에서 백전백패하기 때문이다. 이노는 해외시장 공략 키 포인트를 광대역(BraodBand)을 이용한 차별화로 잡고 있다.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국내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에 적용된 이노의 광대역 VPN 기술을 이용해 경쟁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노의 김항진 사장은 “이노는 ADSL/케이블을 이용한 광대역에 최적화된 VPN 장비를 통해 국내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했고, 실제 필드에 적용하면서 광대역 관련 다양한 노하우를 습득했다. 이는 해외시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차별화 요소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광대역 VPN ‘한우물’

이노는 탄생부터 지금까지 광대역 VPN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오고 있다. 초고속통신망(xDSL)을 이용해 인터넷 상에서 광대역 VPN을 구성할 수 있는 이노의 ‘이존(Ezone)VPN' 은 단 하나의 장비에서 라우팅, 방화벽, 인터넷 대역폭 확장, 데이터 암호화, 인증 및 데이터 통합관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여러 장소에 퍼져 있는 기업/기관들과 공급 협력사들을 묶어주거나, 특정 서비스의 관리 및 운용용으로, 또는 관리 기능을 갖춘 VPN 서비스를 실현하려는 서비스 제공업체들을 위해 확장 및 보안이 뛰어난 강력한 VPN을 구축하는 데 있어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또한 대기업/기관, 중견기업/기관, 지점/지사, 공급 협력사, 소규모 사무실 및 홈 오피스에 적합한 다양한 모델의 제품군을 제공하고 있다.

광대역 VPN을 바탕으로 한 이노의 특화 기술은 멀티캐스트 over IPSec, ESM, 클러스터링, 고가용성, IDS 등을 들 수 있다. 멀티캐스트 over IPSec은 기존 IPSec 터널 내에서 멀티캐스트 데이터 전송이 될 수 없는 제약사항을 극복한 기술로 현대증권에 적용됐으며 일반 업체에서도 교육방송, 지점 내 음악방송 등의 멀티캐스트 데이터 전송에 활용된다. 이는 IPSec 터널 내에 GRE를 형성해서 구현 가능하다.

이존ESM 솔루션은 IT 환경과 시스템 관리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부응하며, 기존 데이터통신센터 운영의 제반 문제점을 해결하고 업무 생산성 발전을 위한 전사적 통합 운영관리 시스템이다. 관리 대상 장비에 에이전트를 탑재,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중앙 관제 서버의 DB에 저장 관리되며 구성요소로는 중앙관제 서버(마스터), 관제대상 장비(에이전트), 관제콘솔(GUI)로 이뤄져 있다.

이노의 VPN 클러스터링 방식은 두 가지 모델을 가지고 있다. 먼저 멀티캐스트 방식으로 이는 기존 멀티캐스트 방식과 커널 레벨에서 CPU/메모리의 부하분산을 수행하는 방식을 혼용 사용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SSI(Single System Image) 방식으로 클러스터들을 하나의 집합체로 묶어서 마치 단 하나의 단일 시스템인 것처럼 동작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존IDS는 성능, 단순함, 그리고 유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노에서 개발한 방화벽인 이존월, 관제시스템인 이존센터와 끊김 없이 통합 운영됨으로써 각 시스템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 이 솔루션은 유관시스템(라우터, 방화벽, 관제시스템 등)과의 상호작용을 확보한 ‘정책 기반 관리’와 해킹 패턴에 대한 ‘사용자 정의’를 확보함으로써 복잡하고 첨예화하는 해킹에 효과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시스템이다.

혁신+기술=이노크래프트

이노의 시작은 2000년 3월로 거슬러간다. 시큐어소프트, 싸이버텍 등 국내 전문 보안업체에서 발군의 영업 실력을 발휘하던 김항진 사장은 체크포인트 영업을 담당하면서 국내에서도 체크포인트 버금가는 업체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창업을 하게 된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김 사장이 승부를 노린 것은 바로 ADSL로 대표되는 초고속인터넷 기술.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국내 환경을 고려할 때 이를 응용한 제품을 선보인다면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 사장은 보안 업계에 몸담은 경험과 직감으로 VPN 성장 가능성을 점쳤고, 이에 ADSL과 VPN을 결합시킨 ADSL-VPN 전문 업체 이노크래프트가 탄생하게 된다.

시작 당시, 직원은 4명에 불과했고 김 사장은 손수 사무실에 페인트를 칠하면서 성공을 다짐했다. 그러나 사업 초기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2000년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국내 IT 경제 거품이 빠졌고, 벤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 고객확보가 쉽지 않았다. 이노는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ADSL-VPN이라는 제품 차별성을 내세워 증권사, 편의점을 대상으로 저인망 영업을 펼치면서 극복해 나갔다.

이노의 현재 인력은 66명. 4명으로 시작한지 갓 2년이 넘어선 기업치곤 비약적인 발전을 한 셈이다. 포항공대, 경북대에 개발센터를 둬 긴밀한 산학협동으로 연구 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인도에도 20여명의 현지 인력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 약 57억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83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벤처에서 중견기업으로 발 돋음하고 있는 이노에겐 올해가 하나의 분기점이 되는 시점이다. 덩치가 갑자기 커지면서 내부 프로세서에 대한 정립이 시급한 과제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벤처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조직을 성장시키기 위해 이노는 독립채산제를 채택했고, 소사장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책임경영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 같은 내부역량 강화를 통해 내년에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진행시켜 중견기업의 틀을 확고히 정립해 나가는 한편 해외 시장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지역을 주요 공략 거점으로 설정해 내년 하반기는 매출의 30%를 해외에서, 내후년에는 그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혁신(Innovation)'과 ‘기술(Craft)'이 만나 ’이노크래프트(INNOCRAFT)'라는 이름이 탄생한 배경에 걸맞게 이노는 줄기찬 기술혁신으로 한국의 ‘체크포인트’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은 결코 손에 잡히지 않는 먼 곳에 있는 것은 아니다.

[미니 인터뷰] 김항진 이노크래프트 사장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 싶다”

■ 이노크래프트의 설립 배경은.

보안 회사에서 영업을 하면서 CA나 체크포인트 제품을 많이 다뤄봤다. 국내 기술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국내 기술과 제품도 충분히 갈고 닦으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고, 그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ADSL이 떠올랐다. 그래서 ADSL과 VPN을 결합한 아이템으로 승부를 던졌다.

설립부터 지금까지 체크포인트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크지 않은 체크포인트가 방화벽으로 세계를 장악할 수 있었던 요인은 부단한 기술개발과 그 기술을 발 빠르게 시장에 접목시키는 타이밍, 그리고 무엇보다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에 있다고 본다. 이스라엘 벤처는 하는데 한국 벤처가 못 할 이유가 없고, 또 누군가가 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언제까지 우물안 개구리 신세에 머문다는 생각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 후발주자로서 이노의 전략은.

이노는 국내 VPN 업체 가운데 아직은 1위와 2위가 아니다. 3등은 의미가 없다. 최소한 넘버2가 되기 위해선 해외 시장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똑같은 성능, 똑같은 가격으로 해외로 나간다면 백전백패다. 틈새와 차이점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노는 ADSL VPN을 가장 잘 아는 기업으로 자부할 수 있다. 세계에서도 부러워할 만한 국내 초고속인프라에 적용시키면서 내공을 길러 온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이노는 ADSL에 가장 최적화된 장비라는 차이점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 이노크래프트의 목표와 비전은.

가장 대우가 좋은 회사가 아니라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애플컴퓨터는 대우나 지명도에서 MS에 뒤지지만 직원들의 만족도는 그 어느 회사보다 높다고 들었다. 직원의 창의력과 개성을 살려주면서 직원과 비전을 공유해 나갈 수 있는 이노의 모습을 꿈꾼다.

10년 후의 이노의 청사진은 조직은 방대하지만 고객의 요구를 가장 먼저 받아들여 신속하게 제품을 낼 수 있는, 셀로 쪼개져 있지만 서로가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마치 포도알처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data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