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킹①] 가정의 혁명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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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네트워킹①] 가정의 혁명이 시작된다
  • 장윤정 기자
  • 승인 2002.10.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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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다. 현관에서 열쇠대신 지문인식시스템으로 문을 열고 “조명 ON”, “TV ON”을 외치면 자동으로 실내전등과 TV가 켜진다. 첨단인터넷 기능이 내장된 냉장고가 다 떨어진 야채와 우유, 햄 등의 식료품을 자동체크해 이미 주문해 놓았고 냉장고가 짜놓은 일주일 식단에 따른 저녁메뉴와 조리법이 LCD화면에 들어와 있다.

놀이방에 맡겨놓은 아이를 CCTV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데리러가기 위해 집을 나섰지만 깜빡 잊고 찌개를 올려놓은 가스불이 생각났다. 하지만 걱정 없다. 핸드폰으로 이미 가스 경보가 들어와 있었고 핸드폰의 버튼을 누르자 가스불은 자동으로 차단됐다.

“꿈을 현실로…”. 이처럼 영화에서나 보던 미래의 사이버주택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지난 2000년부터 불기 시작한 사이버아파트의 열풍은 오는 2003년∼2004년경 분양될 1등급 사이버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본격 선보이게 돼 그간 꿈으로 여겨지던 홈네트워킹을 현실화시킬 전망이기 때문이다.

홈네트워킹의 성장은 네트워크, 정보가전, 컴퓨터 업계 등에 엄청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업체까지 연관돼 있어 큰 폭의 새로운 시장창출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IMT-2000과 맞먹을 정도로 거대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홈네트워킹에 대한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홈네트워킹에 대한 표준이 난립되어 있고 가전기기간의 호환성 부족, 국내 IP 부족, 트래픽 해결과 보안문제 등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산재해있다. 본격적인 성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홈네트워킹 시장현황과 향후 전망을 알아본다. <장윤정 기자>

홈네트워킹(Home Networking)이란 가정내 통신과 가전제품, 소프트웨어와 컨텐츠를 하나의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서비스망을 뜻한다. 홈네트워킹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PC, 프린터,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캠코더, 디지털 TV, DVD, 오디오, 조명기기 등 댁내에 흩어져있는 모든 기기들을 통합 접속해 가정내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방식을 말하는 것. 홈네트워킹이 구현되면 상호접속된 컴퓨터를 이용해 파일, 프로그램, 프린터, 기타 주변장치를 서로 공유할 수 있으며 인터넷접속, 경비시스템, 주방 가전과 일반 가전기기 등을 제어하는 역할도 가능하다. 즉 홈오토메이션, 원격제어 기능을 포함해 인터넷 냉장고, 인터넷 세탁기, 인터넷 정보가전, 보안시장 등 시장성이 무궁하다.

<그림1> 사이버아파트의 홈네트워킹 구성도 보기

조사기관인 IDC에 의하면 전세계 홈네트워킹 시장규모는 오는 2005년 약 3,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시장의 경우 2003년경 약 20억달러 규모의 시장형성이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의 급속한 보급과 초고속국가망의 완성,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제도 등의 요인으로 인해 미국시장보다 빠른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의하면 “국내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완성단계에 와있고 국내 이동통신환경 또한 대단히 우수한 점으로 인해 해외 그 어떤 시장보다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 무선에서도 제 3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이 홈네트워킹과 어우러져 다양한 복합서비스가 출현될 것”이라며 “오는 2005년까지 국내 홈네트워킹은 최고의 황금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네트워크 표준, ‘난항중’

홈네트워킹은 언급한 것처럼 가정내의 PC, 전화, 가전기기 및 기타 장치를 연결하기 위한 총체적인 네트워크다. 홈네트워킹의 전송방식은 크게 유선방식과 무선방식으로 나뉜다. 유선기술에는 이더넷과 홈PNA, PLC, IEEE1394, 무선기술로는 블루투스와 홈RF, IrDA(적외선통신), 무선랜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은 아직까지는 일반적인 네트워크 기술에 그치는 수준이며 진정한 홈오토메이션(원격제어) 기술과의 연동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홈네트워킹과 홈오토메이션을 비슷한 의미로 혼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홈오토메이션 기술은 집안의 조명, 냉난방, 방재, 방범, 오락 및 통신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제어함으로 가정을 안락하고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앞서 언급한 각종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가정내의 가전기기와 전등, 도어락, CCTV 등을 제어하는 원격제어 기술을 홈오토메이션이라고 하는 것. 따라서 가정내의 가전기기 등에 특정한 칩을 장착하고 홈서버, 홈게이트웨이 등에도 같은 칩을 창작해 서로 연동되도록 구성, 홈패드나 리모콘 등으로 명령을 내려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까지 구현을 위해 개발중인 단계다.

한편 가정내의 PC, VOD 등 인터넷사용을 위한 유·무선 통신기술로는 보편화된 이더넷 기술과 무선랜이 안정성과 활용성면에서 선호되고 있다. 이더넷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로 현재 1등급 아파트 구축에 기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구축되고 있는 1등급 사이버아파트들은 대부분 광케이블로 연결되는 추세이므로 댁내외망에 랜방식의 이더넷이 주로 사용된다.

홈PNA는 전화선을 이용해 고속의 댁내망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그간 홈PNA가 새로 케이블을 깔 필요없이 기존 전화선을 이용해 편리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파트 통신망 구축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어왔으나 인프라의 발달로 인해 최근 사이버아파트에서는 외면받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4일 인터넷정보가전표준포럼의 홈네트워크 분과위는 홈네트워크에서 가정 안팎의 통신망을 연결하는 홈게이트웨이의 댁내망 인터페이스 표준을 홈PNA와 이더넷을, 댁외망은 xDSL과 이더넷을 각각 채택했다. 그러나 실제 건설현장에서는 홈PNA2.0보다 속도가 빠르게 나오고 구성이 편리한 이더넷을 선호하는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표준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실제 건설현장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며 “표준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해 말 결정된 인터넷정보가전표준포럼의 표준결정에 따르는 업체들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현실적으로는 표준이라고 따라가다가 금방 다시 바뀌어버리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홈네트워킹의 표준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현재 건설사들은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제도의 1등급을 받기 위해 이더넷 구성을 더 선호하는 추세지만 기존 건물들의 홈네트워킹을 위해서는 어디에나 설치되어 있는 전화선을 활용하는 홈PNA가 필수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홈네트워킹의 기본 표준인 홈PNA와 이더넷을 동시에 지원하면서 PLC, IEEE1394 등을 적절히 활용, 홈오토메이션과 홈네트워킹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삼성, LG 등의 가전업계는 IEEE1394·홈PNA 2.0·USB 2.0·IEEE802.11b 등 각종 데이터 전송방식을 모두 지원할 수 있는 홈서버 등을 개발중이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홈네트워크에 있어서 가전업체의 입장과 건설업체의 입장이 상호 틀리고 표준을 연구하는 정부와 ETRI 등의 연구기관의 관점이 다르다. 홈네트워킹은 성격상 ISP, 건설회사, 가전업체, 부품업체 등 각 분야의 총체적인 기술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현실성과 안정성, 향후 확장성 등을 고려한 현명한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1등급 인증받은 사이버아파트들이 본격적으로 분양되는 내년경부터 2∼3년 가량은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관련업체들의 혼란기다. 그러나 지금부터 준비해 현실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실제 가정에서 가장 필요한 홈네트워킹의 요소가 어떤 것인지, 어떤 기술이 적합한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업체들은 혼란을 두려워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홈게이트웨이란

인터넷 또는 광역 서비스 네트워크와 홈랜간의 가교(Bridge) 역할을 수행하는 장치.

홈게이트웨이의 특징

- 지능적 역할을 수행하지만 PC에 의존하지 않음
- IP 주소관리를 위한 내장 라우팅 기능 수행
- 인터넷에 대한 광대역 접속을 필요로 함
- 튼튼하고 신뢰성 강한 내구성이 있어야 함
- 공중망으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보안성
- 인터넷을 통한 원격관리 기능
- 주택 전체를 통해 음성, 데이터, 비디오 등과 같은 복수의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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