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아웃소싱①] IT 아웃소싱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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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아웃소싱①] IT 아웃소싱의 미래
  • 김영미 기자
  • 승인 2002.09.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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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IT 아웃소싱을 경쟁력 극대화를 위한 비즈니스 전략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도입기에 머무르고는 있지만 매출 1천억원 이상의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업체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고,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SLA 도입도 확산되고 있다. 경쟁력이 없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업체를 찾는 것. 전산실 운영이 어려운 기업이라면 IT 아웃소싱을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김영미 기자>

IT 아웃소싱 시장, 돌파구 찾을까

지난해 6월, 제일은행은 한달 내내 한바탕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IT 업무를 전면 아웃소싱하겠다는 회사측과 절대 안된다는 노조측이 팽팽하게 대립하다가 결국은 IT 아웃소싱 계획이 전면백지화 되는 등 내홍을 겪은 것. 일부 IT 아웃소싱 관계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이 사건을 두고 『제일은행 사례가 한국 IT 아웃소싱의 역사를 5년은 늦췄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제일은행 사례는 국내 IT 아웃소싱 사업의 고질적인 병폐로 제기되던 내부정보의 보안, 고용불안, 업체에 의한 종속 등의 문제가 총체적으로 나타난 사례였다. 제일은행은 이후 다각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호리에 행장이 물러나면서 논의 자체가 유야무야 됐다.

IT 아웃소싱은 기존 전산실 업무를 전문 서비스 업체에 위탁함으로써 기업의 핵심역량을 경쟁부문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한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고 일본과 호주는 성장기다. 유럽의 경우 보수적인 분위기로 그리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한도희 한국HP 아웃소싱사업부 상무는 『우리나라의 경우 IMF 이후 약간 반짝하다가 경제여건이 좋아지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안팎으로 직면한 여건이 만만치 않아 도입 10여 년을 맞이하고도 여전히 「도입기」에 머물러 있다』고 말한다. 객관적인 명분보다 정치적인 논리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신규 사이트 확보 실적 미비

현재 국내에서 IT 아웃소싱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은 대략 세가지 부류로 나뉜다. 관계사 IT 아웃소싱 사업과 대외 아웃소싱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대형 SI 업체, 한국IBM이나 한국HP와 같은 외국계 IT 전문 서비스 업체, 독립법인으로 출발한 IT 아웃소싱 전문업체 등이다.

삼성SDS는 관계사를 포함해 약 45개 사이트에 IT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외 사이트로는 관세청, 보건복지부, 인천국제공항,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동아일보, 한국산업은행 등이 있다. 삼성SDS는 한국산업은행에 95명, 인천국제공항에 225명을 파견하는 등 대규모 IT 아웃소싱에 주력하고 있다.

2000년 초부터 대외 아웃소싱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SKC&C는 현재 SK케미칼과 삼양사의 합작법인인 휴비스와 캐나다 현지법인인 텔스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10여명의 인력을 배치해 의욕적으로 대외사업을 펼친 것에 비해 성과는 전무하다. 현실의 벽을 절감한 SKC&C는 내부 역량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CNS는 별도의 아웃소싱 사업부나 총괄담당이 없는 경우다. 업종별로 나뉘어져 있어 서비스 현황을 파악하기가 내부에서도 힘들다. 얼마전 계약을 갱신한 에스콰이어나 국세청, 특허청 정도가 지속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사이트다. 현대정보기술은 총 25명의 인력이 한국담배인삼공사에 토털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계 업체로는 한국HP, 한국IBM과 EDS코리아 정도를 언급할 수 있다. EDS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 사무실를 마련하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EDS코리아는 지난해 제일은행 프로젝트가 결렬되면서 소강상태에 있다가 GM의 대우자동차 인수를 통해 국내 IT 아웃소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경영층 IT 마인드 낮아 접근 힘들어

한국IBM은 현재 충남방적, 동국제강, 대한항공, 미래신용정보, 주은투신, OB맥주, 로슈코리아 등에 토털 및 부분 아웃소싱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기간이 만료되는 충남방적은 8월까지만 IBM 서비스를 받고 9월부터는 케미스와 손잡는다. 한국IBM은 토털 아웃소싱 이외에도 e-호스팅, 그룹웨어 관리, 애플리케이션 운영 서비스 등 인프라 아웃소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견기업 대상 전문 IT 아웃소싱 전문업체인 링크웨어는 15개 업체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무원 계열 7개사를 비롯, 어필텔레콤, 매일유업, 한국바스프, 하나로통신에 토털 전산실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한국화장의 3개 계열사를 고객사에 포함시켰다. 한국HP는 토털 전산실 아웃소싱보다는 인프라 스트럭처 아웃소싱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특허청에 헬프데스크 및 시스템 운영, 폴리미래에 SAP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남대학교와 엑스펜에도 IMS(Infra-structure Management Service)를 제공하고 있다.

업체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견기업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IBM의 경우 토털 아웃소싱은 중견업체, 인프라 스트럭처 아웃소싱은 대기업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SKC&C 또한 중견기업을 타깃으로 보고 시장확대를 노리고 있다. 링크웨어는 매출 500억원∼1조원 사이의 업체를 주로 공략하고 있으며 한국HP는 IT SI 자회사를 거느리지 않은 금융권 및 공공부문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형 SI업체들은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신규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IBM이나 링크웨어 정도가 1∼2개의 사이트를 확보했을 뿐이다. 이는 국내 IT 아웃소싱의 태생적인 한계와 맞닿아 있다.

『IT 아웃소싱은 경영이슈다. 그러나 CEO를 만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토로하는 SKC&C 박용수 부장의 말은 국내 IT 아웃소싱 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력이관, 기업경영전략 등과 큰 축으로 맞닿아 있는 IT 아웃소싱을 IT 마인드로는 풀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에 대한 보안 우려, IT 업체에 대한 신뢰성 결여 등도 시장을 확대하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 전문인력을 이용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서비스 수준을 극대화한다는 아웃소싱의 취지를 감안할 때 사업 초기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사업 특성상 공개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국내 경영진의 IT마인드가 현실과 괴리를 보이는 것도 이유다. 그러나 국내 IT 아웃소싱이 활성화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로 관계사 SI업체로 인한 탈 경쟁구도에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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