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정보화①] 국내 금융권 정보화 추진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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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정보화①] 국내 금융권 정보화 추진현황
  • 권혁범 기자
  • 승인 2002.09.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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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전산 투자 규모가 한해 2조원 이상의 매머드급으로 확대되면서 IT 선도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회사, 신한금융지주회사의 금융그룹 출현, 증권사의 대형화 추세, 은행과 보험상품이 통합된 ‘방카슈랑스’의 등장으로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금융상품 영역이 통합되는 등, 금융 네트워크 구축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올해 금융권의 IT투자는 차세대 시스템, ERP(전사적자원관리), 인터넷뱅킹, 콜센터, CRM(고객관계관리), 원격지 백업센터(DR), HTS(홈트레이딩시스템), BPR(업무프로세스혁신), VPN(가상사설망), 회선증대 등에 집중될 전망이다.

본지는 창간 9주년 기념 특집으로 금융권을 대표하는 은행과 증권사의 정보화 현황과 향후 방향에 대해 점검해봤다. <편집자>

제 1부 : 국내 은행 정보화 추진현황
제 2부 : “전사적 금융업무 프로세스 개선 시급하다”
제 3부 : 신한은행 ESM 구축 사례
제 4부 : 국내 증권사 정보화 추진현황
제 5부 : 종합증권업서비스시스템 ‘BASE21’

창간 9주년 | 국내 금융권 정보화 추진현황

은행권 금융정보시스템 선진화 열기 뜨겁다
올해 IT예산 지난해 대비 급상승 … 차세대 시스템·CRM 등 新 금융기법 도입

지난해말 자산 규모 기준 세계 66위에 오른 대형 국내 은행 탄생과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의 등장이라는 키워드가 상징하듯 현재 국내 은행권은 그 어느 때보다 체제 변환의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전략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금융권 전산시스템에도 상당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권혁범 기자>

외환 위기 이후 불거진 국내 은행권에 불어닥친 대형화 붐이 최근 또 다시 일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형화 붐은 지난 98년 정부 주도의 강제적인 부실 은행 퇴출 및 합병과는 달리,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 방식의 업무 겸업화와 합병을 통한 자발적인 대형화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삼성화재와 업무제휴를 체결한 우리은행, BNP파리바와 방카슈랑스 도입을 준비중인 신한은행은 대표적인 업무 겸업화 사례이다. 두 은행은 우리금융지주회사와 신한금융지주회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계 금융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3월 지주회사설립추진사무국까지 만들며 본격적인 지주회사 설립작업에 착수한 조흥은행과 매킨지의 컨설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외환은행도 지주회사를 통한 대형화를 검토중이다.

반면 주택은행과의 통합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은행으로 자리매김한 국민은행, 평화은행과의 통합 이후 현재 경남은행, 광주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적극 진행중인 우리은행, 최근 서울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은행은 합병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경우다. 특히 이들 3행은 국내 은행권 자산규모에서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장악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중이다. 현재 자산규모를 살펴보면 국민은행(198조원)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은행(104조원), 하나+서울은행(84조원) 순이다.

은행의 대형화는 단지 국내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다. 은행간 합병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미국만 하더라도 1999년 은행의 평균 자산 규모가 1985년에 비해 2배로 증가했고, 은행지주회사의 평균자산은 무려 3배로 늘어났다. 결국 소수 대형 은행 중심의 시장 개편은 국내 은행권은 물론 세계에서도 당분간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대형화·겸업화로 시스템 통합 문제 ‘대두’

은행권의 대형화는 필연적으로 전산시스템 통합이라는 과제를 동반한다. 대부분의 업무가 자동화된 현 금융권에서 수작업을 요구하는 업무는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대형화된 은행은 궁극적으로 인원과 점포 축소, 그리고 전산설비 투자 절감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초기 대규모 전산설비(IT) 투자가 불가피하다. 오는 9월 23일 추석 연휴 기간동안 전산시스템 통합작업을 완료할 예정인 국민은행과 향후 경남은행, 광주은행과의 시스템 통합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의 올해 전산시스템 투자비용이 여타 은행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통합 시점부터 시작해 현재 구 주택은행과 구 국민은행간 시스템통합 작업을 마무리짓고 테스팅 작업이 한창인 국민은행은 지난해 대비 6.9% 늘어난 4,668억원(지난해 전산시스템 투자 집행금액: 4,365억원)을 올해 투자 예산으로 책정해 놓은 상태다. 올해 투자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대부분의 신규 전산설비 투자가 통합 업무로 인해 상당부분 연기됐기 때문이다. 이는 곧 올해 예산 가운데 상당 부분이 통합작업에 투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집행한 국민은행의 전산설비 투자 내역을 보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IT 통합 시스템 관련 기기 도입 및 개발에 대부분의 예산을 투자했다. 이번 전산시스템 통합작업이 인프라부터 전반 설비를 모두 건드려야 했던 만큼 아예 통합 시스템 자체를 대용량으로 교체했다. 올해 1/4분기 한국EMC로부터 350테라라는 엄청난 용량의 스토리지를 구매한 것도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다. 또 국민은행은 단말을 일원화시키자는 취지에서 기존 노후 기기를 전면 교체했고, 현금지급기/현금자동입출금기(CD/ATM)도 대폭 늘렸다. 최근에는 구 주택은행과의 고객 데이터 통합과 인터넷뱅킹 등 인터넷 업무 강화를 위해 eCRM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달 안에 통합 인터넷뱅킹 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초 설 연휴를 계기로 구 평화은행과의 전산통합작업을 완료한 우리은행은 향후 경남은행, 광주은행과의 통합을 감안해 올해 전산시스템 투자비용을 지난해보다 75% 증가한 3,150억원(2001년 전산시스템 투자집행 금액: 1,800억원)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아직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자회사 편입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대부분의 투자는 노후 CCTV 교체,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설치, 재택근무자를 위한 가상사설망(VPN) 도입 등 기초 설비투자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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