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스포츠는 그만! 직접 참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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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스포츠는 그만! 직접 참여하세요”
  • 승인 2002.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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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성 역할이 모호해진 시대에는 ‘여성스럽다’라는 표현이 반드시 애교가 많거나 행동거지가 차분한 여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국EMC의 정윤이 씨는 지금의 잣대로는 평범한 여성이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여성스럽지 않은 여성’의 표본이었다. <권혁범 기자>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배드민턴 라켓으로 상대방을 향해 날카로운 스매싱을 퍼부으며, 온갖 영법을 구사하며 수영하는 여성을 상상해보자.

여기에 오래 전부터 익혀 온 검도를 틈틈이 즐기며, 주말이면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인라인 스케이트로 왕복 질주를 하고, 사람들이 북적대는 주말 한강 공원에서 프리즈비(FRISBEE)까지 즐긴다면?

상당수의 남성들은 아마 전문 스포츠 선수이거나, 아니면 유사한 직업을 가진 여성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에야 일반 남성들도 소화하기 어려운 운동을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감당해낼 수 없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EMC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윤이 씨는 예전에 축구와 배드민턴 대표선수 생활을 하긴 했지만, 현재는 스포츠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회사에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업무도 각종 공문이나 정책을 미국 본사에 전달하는 테크니컬 라이터(Technical Writer)니까, 특별히 튼튼한 체력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남성같은 체형을 가진 여성’이라는 또 다른 선입견이 고개를 들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보면 이러한 생각 역시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무런 배경 없이 그녀를 만난다면 결코 만능 스포츠우먼이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녀는 현재 우리 사회에 팽배한 고정관념으로는 도저히 분석할 수 없다. 다만 건강한 정신과 건장한 육체를 가진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고정 관념을 버려라

사실 국제 경기와 같이 흥미진진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는 스포츠가 아닌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정윤이 씨 역시 청소년기를 필리핀이라는 낯선 외지에서 보내지 않았다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필리핀에서 보낸 그녀에게 있어 스포츠란, 보는 게 전부가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낯선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계속 유지시켜야하는 나름대로의 고민이 많은 작용을 했다.

“필리핀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힘든 일이 많았어요.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들과 지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불안감도 많았고, 나쁜 감정이 들 때도 더러 있었어요. 그 때 제게 힘을 줬던 게 바로 운동이었어요. 특히 축구는 팀웍이 반드시 필요한 스포츠라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에는 최고였죠. 가만히 있으면 딴 생각이 들던 그 때, 축구는 제게 땀을 흘리고 나서의 상쾌함은 물론이고 맑은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용기를 줬답니다.”

한국에 있는 지금, 그녀는 상당히 밝은 표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동을 그만 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한국에 와서는 인라인 스케이팅과 프리즈비라는 운동종목까지 새롭게 시작했다. 그녀에게 스포츠는 더 이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매개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www.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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