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스마트 스테이션’에 화웨이 장비 도입…보안성 논란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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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스마트 스테이션’에 화웨이 장비 도입…보안성 논란 불거져
  • 강석오 기자
  • 승인 2019.07.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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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CCTV망 메인 백본 스위치로 화웨이 구축…보안적합성 검증 문제 제기

[데이터넷] 전 세계적으로 화웨이 5G 이동통신 장비의 보안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기술패권 경쟁 심화가 화웨이 견제로 이어진 측면이 크지만 여러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만큼 화웨이를 둘러싼 보안 이슈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역시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서울교통공사가 내년 3월까지 2호선 50개 전 역사에 구축을 추진하는 ‘스마트 스테이션’ 프로젝트에 화웨이 장비가 도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보안성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지하철 1~8호선,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가 2호선의 노후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개량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 스테이션은 안전, 보안, 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지능형 통합 관리 시스템을 적용한 미래형 도시철도 정거장을 일컫는다.

지난해 4월부터 서울 지하철 5호선 군자역에서 시범 운영된 ‘스마트 스테이션’은 역사 순회 시간과 돌발 상황 대응시간 등 여러 측면에서 효율성이 검증돼 2호선 전 역사로 확대 구축을 추진하면서 LG유플러스가 롯데정보통신, 하이트론씨스템즈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수주, 착수보고회를 마치고 구축이 본궤도에 올랐다.

논란의 중심은 스마트 스테이션 지능형 CCTV망의 메인 백본 스위치로 화웨이 장비가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화웨이 장비의 보안성 이슈는 차치하더라도 공공기관의 보안적합성 검증 의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서울의 핵심 교통기반 시설에 구축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의 보안성에 대한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강행되고 있다”며 “서울교통공사의 ‘스마트 스테이션’ 프로젝트에는 보안성 관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명시돼 있지만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성 검토 및 보안적합성 검증 의무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채 도입됐다”고 주장했다.

스마트 스테이션 프로젝트 제안서에는 보안성 관리 대책을 위해 ‘계약상대자는 『정보보안업무처리규정』 제54조(보안성 검토 신청) 및 제58조(보안 적합성 검증 신청)에 근거해 본 사업 중 해당되는 사항에 대하여 관계기관에 보안성 검토 및 보안 적합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러한 보안성 검토 및 보안적합성 검증 관련 사항은 공공 프로젝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항목이다. 그러나 이번 스마트 스테이션 사업에서는 검증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웨이를 둘러싼 보안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6, 7, 8호선 전송망 구축 사업에서도 보안 관련 유사한 조항이 있었지만 비용 등 여러 이유로 인해 화웨이 장비가 도입됐고, 국정원 보안성 검증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첨단 ICT 기능을 통해 1천만 시민의 발인 지하철의 인프라 정보를 쉽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화웨이 장비의 보안성 이슈가 해소되지 않으면 5G 이동통신의 보안 문제 못지않게 안정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지하철 역사의 기능 고도화, 시스템 통합, 5G 전용망 구축을 위한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긴급상황 발생 시 역무원이 신속하게 정보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3D 맵’ ▲위치별 CCTV 화면을 통한 가상순찰로 역사의 안전과 보안을 한층 강화시켜주는 지능형 CCTV ▲시설물 관리, 안전·보안 강화, 승객 서비스 및 열차 운행을 지원하는 ‘메트로 IoT’ 통합 플랫폼 ▲다수의 고화질 CCTV 데이터 처리, 역무원들을 위한 가상현실 교육 솔루션의 밑바탕이 되는 5G 전용망 구축 등이다.

이번 프로젝트 계약 주체인 LG유플러스는 화웨이 관련 논란은 시중에 떠도는 경쟁사들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나 흠집내기라고 일축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안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역사 내 모든 정보의 송수신이 이뤄지는 네트워크 백본의 보안은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고, 더구나 도입 장비의 보안성 검토 및 보안적합성 검증 의무를 소홀히 해 민감한 정보가 유출된다면 심각한 보안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비용 문제로 저가의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 차원에서 비난할 수만은 없지만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공공기관의 인프라 구축에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서 무리하게 보안 이슈가 있는 특정 벤더의 장비를 도입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울시가 이러한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고, 보안 논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호선을 시작으로 전 호선에 스마트 스테이션 도입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스마트 스테이션을 미래형 도시철도 역사 관리 시스템의 표준으로 정립해 해외 수출까지 모색하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특정 벤더에 대한 논란 해소는 물론 보다 큰 그림에서 보안 강화책 마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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