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광전송장비 시장 동향 (국내업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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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광전송장비 시장 동향 (국내업체 편)
  • 강석오 기자
  • 승인 2002.08.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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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경기의 침체로 힘겨운 지난 한해를 보낸 국내 광전송장비 업계는 이미 절반 이상이 지난 올해 역시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히려 올해가 지난해 상황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시장 상황이 어렵기만 하다.

세계적으로도 IT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국내 경기가 단기간에 반전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국내 통신시장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평가다. 따라서 국내 통신시장의 구조조정이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를 전환점으로 통신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 예측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통신사업자들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다시피 한 시점에서 일부 제한적인 시장을 둘러싼 관련 업계의 생존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외국업체들에 비해 기술력, 자금력 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국내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존 시장 수성과 차세대 시장 공략 등 생존을 위한 국내업체(이번호)의 행보를 해외업체(지난호)에 이어 점검해 본다.

통신사업자들이 1단계 광전송망 고도화 사업을 완료한 이후 불어닥친 국내외 IT경기의 침체로 인해 지속적인 투자가 위축되면서 국내 광전송장비업계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KT, 데이콤, 파워콤, 하나로통신, 지앤지, 두루넷, 드림라인, 온세통신, SK텔레콤 등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상반기 이후 전송망에 대한 투자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면서 국내외 광전송장비업체들의 매출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처럼 주요 사업자들이 1차 투자를 사실상 마무리한 데다가 구조조정, 경기위축 등으로 신규 투자를 전면 재조정하고 있어 올해 국내 광전송장비 시장은 가입자망 부분의 일부 투자 이외에는 대규모 증설이나 신규 투자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T는 MSPP 장비의 사전 BMT, 일부 광가입자망 전송장치 등의 구매 이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고, 하반기 구매를 계획하고 있던 광전송교환장비(OXC)도 내년으로 연기하는 등 투자를 연기하고 있다.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사정도 엇비슷해 상반기 구매 물량이 사실상의 올해 마지막 투자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두루넷, 파워콤 역시 매각문제 등으로 인해 인프라 투자를 중단하다시피 하고 있고, 자금난으로 인해 투자 여력이 없는 지앤지 또한 마찬가지다.

시장 침체로 사업 부진 장기화 조짐

이처럼 얼어붙은 국내 광전송장비 시장이 호전될 조짐을 좀처럼 보이고 있지 않는 가운데 국내업체들은 물론 노텔, 루슨트, 알카텔, 시에나 등 외산 장비업체들도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외산 장비업체들은 기존 시장보다는 금융권 백업 시장이나 MSPP, OXC 등 차세대 시장을 타깃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업체들은 외산의 텃밭인 기간망 장비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가운데 일부 10G SDH 장비 이외에는 대부분 중소용량의 가입자망 장비 시장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기 침체로 인한 축소된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국내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렇듯 국내 시장 상황이 어렵다보니 광전송장비 사업을 정리하는 업체도 있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주력 사업을 변경하는 업체들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FLC-C 등 광가입자망 전송장치를 개발해 왔던 한화는 정보통신사업부문을 정리했고, 뉴튼네트웍스도 올해부터 자체 전송장비 개발을 중단하고 외산 장비의 공급을 일부 진행할 뿐 광전송장비 사업을 정리하고 네트워크 장비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매출 부진으로 인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다수의 광전송장비업체들이 R&D 투자를 축소하거나 연구 인력을 감원하는 등 단기적인 자구책 마련에 급급한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업체들의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고부가가치의 기간망 장비 시장은 외산이 독식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때 삼성전자, 한화 등이 소량의 10G 장비를 공급했을 뿐 국내업체들은 기간망 장비 시장에서는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또 LG전자도 2.5G 8채널의 20G WDM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지만 급속한 장비의 대용량화 추세에 따라 1~2년밖에 사업을 지속하지 못했다. 그 이외의 대부분의 국내업체들은 51M, 155M, 622M 등의 중소용량의 가입자망 전송장치에 치중하고 있는 형편으로 대용량이나 차세대 장비의 연구개발은 중단되다시피 한 상황으로 향후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국내업체들이 지금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관련 기술의 라이프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외국업체에 자금력이나 기술력이 뒤지는 국내업체들이 적기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하고 공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최근 국내업체들이 틈새시장이나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는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으로 원가절감, 상호협력 등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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