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론 “20년 기술력 발판으로 ‘토털 ICT 전문 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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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트론 “20년 기술력 발판으로 ‘토털 ICT 전문 기업’ 도약”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9.05.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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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스토리지 사업 외 IoT 등 신규 사업 확대 … 지속 성장 발판 다져

국산 서버 제조 전문 기업 이트론(대표 황철운)이 토털 ICT 전문 기업으로의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20여 년간 축적된 제품 개발 및 운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하드웨어 사업 외에도 사물인터넷(IoT), 산업용 태블릿 등 신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에 나선 것.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을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트론을 찾아가 이트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현재 IT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지만, 불과 수년 전만 해도 IT 비즈니스의 중심은 하드웨어였다. 그중에서도 서버는 IT 인프라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이자 핵심 요소로, 클라우드가 확산되고 있는 오늘날에도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시대를 지나 개방성과 범용성을 앞세운 x86 서버 시장이 도래하면서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고, 이에 유명 글로벌 서버 벤더 외에도 직접 서버를 제조해 판매하는 국내 기업들도 등장했다. 이들은 외산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벤더의 시장 독식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시장 가격 안정화라는 측면에서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았던 하드웨어 사업도 소프트웨어 정의(SDx) 개념이 등장하면서 그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하드웨어 구동을 위해 소프트웨어가 필요했지만, 점차 소프트웨어를 위해 하드웨어가 필요한 상황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특히 클라우드의 등장은 사실상 물리 서버 없이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서버 시장이 축소되는 속도에 채찍질을 가하는 격이 됐다. 이는 가뜩이나 외산 벤더들과 험난한 경쟁을 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수익성 회복 나서
이트론은 1999년에 설립된 임베디드 그래픽 솔루션 전문 기업인 네오엠텔이 전신으로, 매출 및 사업 규모 확대 등을 위해 2013년 당시 국내 인텔 메인보드 총판이자 국산 서버 시장의 선두 주자로 활약하던 디지털헨지를 인수하고,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명을 변경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지난 200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디지털헨지 인수를 통한 서버 제작 및 기술지원 등으로 대고객 접점과 서비스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트론은 x86 서버의 성장·발전과 함께 하며 국내 서버 시장에서 활약해왔지만, 시장 상황 변화라는 외부 요인과 더불어 내부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2016년에 241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84억원까지 떨어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큰 위기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이트론에서 사업총괄을 맡고 있는 김명종 상무는 “매출 하락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주 사업 분야인 서버 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이는 직접 생산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다양한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추지도 못했었기에 시장 경쟁에서 도태됐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회사 매출이 떨어지면서 수익성도 덩달아 악화됐고, 그로 인해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도 늘어났다. 인력 이탈이 생기자 영업 기회 역시 줄어들게 됐고, 이는 다시 매출 확보를 어렵게 해 수익성을 낮추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회사는 20여년 이상 재무전문가로 활동했던 김명종 상무를 사업총괄로 발탁,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수익성을 회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했다.

원가 경쟁력 확보해 시장 재진입
김명종 상무는 우선 회사의 주력 분야인 서버 사업의 부진을 탈피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주 사업이 정상 궤도로 돌아와야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에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었다.

국내 서버 시장 트렌드 조사와 더불어 경쟁 제품에 대한 분석까지 마친 후 김명종 상무가 내린 결론은 ‘원가 경쟁력 부족’이었다.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시장에서 경쟁 제품 대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제품 중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굳이 값 비싼 제품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시된 처방은 구매력 강화였다. 이트론은 매출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구매력이 떨어졌고, 제품 주문을 받더라도 그때마다 필요한 수량만큼만 구매를 진행해왔기에 대량으로 구매할 때보다 구매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었다. 이는 제품 가격으로 이어졌으며, 결과적으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명종 상무는 이를 낮추고자 연간 제품 판매 추이를 계산해 계획적인 대량 구매를 추진했다. 이는 소량으로 구매할 때보다 낮은 가격으로 구매를 가능하게 했다. 이로써 올해 제품 생산 단가는 전년 대비 10~20% 하락했으며, 자연스럽게 제품 판매 가격도 낮아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김명종 상무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건비를 낮추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는 순간적인 비용 절감만 가능할 뿐, 궁극적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는 악순환을 야기한다”며 “오히려 구매력을 높여 원가를 낮추고 거기에서 나는 이익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출 다각화 위한 신사업 확대
주 사업 분야 경쟁력 확대에 이어 이트론에게 내려진 두 번째 처방은 매출 다각화를 위한 신사업 확대였다. 국산 서버 판매뿐만 아니라 히타치(Hitachi)의 스토리지 총판으로 하드웨어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트론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이익률을 높이자는 계획으로 기존 하드웨어 사업 외 신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매출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기대되는 분야는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연계한 스마트 그린 솔루션 사업이다. 이트론은 일본 이비스트레이드(EBIS Trade)와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녹조 저감 장치인 ‘제트스트리머(JetStreamer)’의 국내 유통을 시작했다. 제트스트리머는 일본 내 강, 댐, 호수 등 200여곳이 넘는 곳에 설치돼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제품으로 물을 순환시켜 녹조·적조 현상을 예방하고, 수질오염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트론도 제트스트리머로 국내 4대강을 비롯한 전국의 댐, 하천, 호수, 저수지 등 녹조 현상이 발생한 곳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개시했다. 이를 토대로 사업영역 확장과 회사 수익률 제고를 꾀하는 한편, 국내 수질오염 개선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용 태블릿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는 분야로, 이트론은 리노티(LINOTI)라는 자체 비즈니스 브랜드를 선보이며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유일한 산업용 태블릿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산업용 태블릿, 러기드 PDA, RFID 리더기, 스마트물류관리 비전 시스템, 스마트 쇼퍼, 스마트 키오스크 등 산업 및 일상생활 전반에 적용 가능한 통합 ICT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차주의 휴대폰 번호를 노출하지 않고, 운전자(사용자)의 스마트폰 앱에서 안심번호를 내려 받아 차주와 전화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안심번호단말기 서비스 ‘수호천사’도 선보였다. 이는 휴대폰 번호와 같은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추후에는 반려동물 인식기, 영유아표시위치기, 치매노인위치기 등으로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ICT 역량 강화에도 주력
이트론은 신사업과 더불어 기존 ICT 사업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구시 G클라우드 표준 서버 사업 등을 비롯해 공공·의료·교육·제조·유통·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국산 서버를 납품하고 있는 이트론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제품 성능과 내구성 확보에도 전념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부족하다 여겨졌던 유지보수도 강화해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도 시행할 예정으로, 국내 서버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탄탄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이트론은 지난 2월 후지쯔와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후지쯔의 서버와 스토리지 제품 공급에도 나섰다. 기존 자사가 공급하던 서버·스토리지 외에도 후지쯔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함으로써 보다 다양해진 시장의 요구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후지쯔와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보로 시장 기회를 넓히려는 이트론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보다 공격적인 영업이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네트워크 사업도 올해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이트론은 3년 전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노키아와 총판 계약을 맺고 국가 재난안전 지휘체계 구축을 위한 ‘재난안전 무선통신 인프라’ 사업을 지속적으로 두드려왔다. 그동안 좋은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최근 5G·IoT 등이 중요해지면서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이트론은 서버·스토리지 사업과 산업용 태블릿 제조 사업을 기반으로 통신 네트워크 사업 및 IoT 응용솔루션까지 아우르는 사업 체계를 갖춤으로써 토털 ICT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의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긍정적인 변화  ‘뉴 이트론’ 추구
이트론은 기존 사업 보강과 신규 사업 확보 등 사업적으로 반등을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매출 하락과 수익 감소, 인력 이탈이라는 악순환을 거치면서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는 것 또한 사업 모델 정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명종 상무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직원 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 올해들어 마케팅 팀을 신설하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내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소통하는 사내 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

김명종 상무뿐만 아니라 경영진도 이에 적극 동참하면서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중요한 내용은 정책으로 반영해 임직원 모두 회사가 변해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회의에서는 여느 기업처럼 일방적인 전달과 보고가 오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토론회를 방불케 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질 정도라고.

올해 이트론의 목표는 ‘뉴 이트론’이다. 내부 조직 결속을 강화하고 사업 모델을 정비함으로써 반등할 여건을 갖췄다. 이탈한 인력의 보충도 이뤄지면서 한층 젊어진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그만큼 도전정신도 충만해져 무엇을 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트론의 연말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김명종 상무는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지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다시금 성장할 수 있는 채비를 갖췄다. 올해부터는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사업 정비 외에도 그동안 부족했던 대외적인 활동도 늘려나가면서 ‘뉴 이트론’의 존재감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앞으로의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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