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ERP 구축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마친 김종현 상무(CIO)를 만나 ERP 구축과정과 전통 제조기업의 e-비즈니스 과제, LG화학의 e-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LG화학은 원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 부문, 인테리어·바닥재·자동차 내장재 등의 가공제품 부문, 2차 전지·디스플레이 소재 등 정보전자 소재 부문 등으로 사업을 크게 나눌 수 있다. 조직 면에서도 4개 사업본부와 15개 사업부, 50여개 사업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2,000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부문의 기업활동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0년 11월부터 20개월의 구축기간을 거쳐 지난 7월 ERP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 LG화학이 전 업무에 ERP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LG화학은 하나의 회사이지만 50여개 사업 단위를 가지고 있으며, 2,000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화학 회사이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명 경영을 위해서 세분화된 50여개 사업 단위별로 손익 계산이 이루어져야 하고 적시에 실시간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기존에 15개 사업부 단위의 인하우스로 만든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었으나, 2,000여종의 제품별로 손익을 계산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재무 결산은 5 영업일 이내에 처리 가능했지만, 관리 결산은 대략 15일 가량 걸렸다. 물론 결산을 위한 인력도 많이 필요로 했다.
ERP를 구축하면서 표준원가제를 도입하고 모든 실거래 데이터가 기록됨으로써 경영 투명성이 높아지게 되었고, 업무 관행 자체도 글로벌 표준과 베스트 프랙티스를 적용함으로써 업무 생산성이 나아지게 되었다.
● 이미 상용 패키지 ERP 솔루션을 도입한 대기업에 비하면 ERP 도입이 약간 늦었다고 볼 수 있는데.
지난 68년부터 전산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30여년 이상 각 사업부 단위의 인하우스 시스템 구축이 활발하였다. 물론 이 레거시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이나 파트너를 연결하는 CRM, SCM 등을 구축할 수도 있었으나, IT 인프라로써의 글로벌 상용 ERP 패키지 도입을 통해 향후에 e-비즈니스 도입과 시스템 확장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ERP 도입을 고민한 것은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시기가 이르다고 판단하고 프로젝트를 유보했다. e-비즈니스라는 것이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준비 수준도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검토만 했다. 예를 들어 국가적인 인프라와 거래 파트너의 e-비즈니스 환경도 어느 정도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00년이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구축하기 시작했다.
● SAP R/3를 선택한 이유는.
선진국의 석유화학 회사 대부분이 SAP 솔루션을 선택하고 있었으며, 유럽에서 발전한 석유화학 산업의 프로세스가 SAP 솔루션에 잘 녹아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글로벌 패키지 솔루션으로 ERP를 구축함으로써 e-비즈니스 관점에서 향후의 기업 변화나 새로운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으며, e-비즈니스 기업으로 발전해 가는데 든든한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 LG화학 ERP 시스템의 구축 내용은.
LG화학은 ERP 도입과 함께 BW(기업경영정보시스템), EIS(경영자정보시스템) 등 의사결정 시스템도 동시에 구축 완료하였다.
ERP 프로젝트 동안 970개 프로세스에 대한 현상분석, 450개의 변화 프로세스 설계, 800여개의 비즈니스 이슈 도출 및 해결, 300여회의 워크샵 및 설명회 실시, 3,000여개의 시스템 정의서 작성, 약 100만건의 주요 데이터 정비 등을 수행했다.
또한 그동안 각 사업부별로 부분 최적화 되어 있던 레거시 시스템을 과감히 버리고 글로벌 표준에 맞는 전사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