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 개발 위한 새로운 장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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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 개발 위한 새로운 장 열어”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9.04.19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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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에 드는 시간·비용 대폭 절감…보다 정확한 결과 값 도출도 기대
[데이터넷] 인공지능(AI)이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며 관련 산업 발전을 촉진시키는 가운데, 제약업계에서도 AI의 활용성에 주목하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더 빠른 속도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연구개발비 절감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신약 개발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추세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우상욱 부경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를 만나 현재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AI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 우상욱 부경대 교수

인류가 지속적으로 번영하기 위한 조건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질병을 극복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손꼽힌다. 오래전부터 많은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약들이 개발되며 과거에는 손도 쓸 수 없었던 질병을 극복하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아직도 정복하지 못한 질병들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에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질병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신약 개발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단백질 구조에 대한 분석과 그것의 변형 및 조합으로 인한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많은 비용을 들여 오랜 기간 연구개발을 하더라도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AI)이다. 특히 딥러닝 기반 인공신경망은 기존의 엑스레이(X-Ray) 구조법을 이용하는 것 대신 이미 알려진 단백질 구조를 학습시킨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으로, 정확도 높은 결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어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상욱 부경대 교수는 “AI를 활용한 연구는 양자역학 또는 물리학에서 수학적으로 난해하다 여겼던 영역에 대해 정확한 모델 없이 결과 값을 얻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각광받고 있는 추세”라며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연구는 점점 더 많이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시간 단축·비용 절감 기대

바이오·제약 분야에 AI가 도입되면서 가장 큰 기대 효과는 연구개발 시간 단축이다. 통상적으로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기간은 적게 잡아도 수년, 많게는 십여 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AI를 활용하면 그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어 제약회사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서도 충분히 신약 개발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가령 신약 후보물질을 찾고자 막 단백질 구조를 분석한다 하더라도 이를 엑스레이 구조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으며, 많은 실험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기존에 알려진 단백질 구조 데이터를 딥러닝을 통해 훈련시킬 경우, 이를 활용해 새로운 답을 찾아내기까지 단 몇 분이면 가능하다.

데이터를 훈련시키는 과정은 오래 걸릴지라도 한 번 입력된 데이터는 지속적인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실험 없이 다양한 결과 값을 모색해볼 수 있다. 이는 결국 잘 훈련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처음 연구개발을 시작하는 이라도 기존 엑스레이 구조 없이 단 며칠 만에 원하는 결과 값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학계와 업계에는 단백질과 약물에 대한 데이터가 상당 부분 축적돼 있는 상태이며, 이들을 토대로 AI를 활용한 결과 값의 신빙성 여부에는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실험이 없는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결과 값을 예측할 수 있게 돼 실제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는 점이며, 그로 인해 AI를 활용한 연구개발은 계산생물학, 분자물리학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데이터 확보가 관건

그동안 신약 개발을 위해 진행되던 연구개발은 예상되는 여러 약물 후보군들의 분자 구조를 확인하며 그 대상을 점점 축소시켜 가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AI가 도입된 이후에는 대상 자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되면서 알려진 단백질 구조가 없을 경우에도 역으로 재조합하는 방식까지 가능해졌다.

이는 시간 단축 이외에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해볼 수 없던 연구개발까지 가능하게 함으로써 가히 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장이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데이터베이스(DB)가 축적되면서 미지 상태부터 시작하더라도 빠른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추상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 범위를 한정시키는 것만 해도 업적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구체화된 좁은 영역에서부터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되면서 좀 더 높은 정확성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연구개발 추세가 데이터를 활용한 AI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그만큼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아울러 계산된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방대한 빅데이터를 구성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는 선순환적인 모습도 기대되고 있다.

우상욱 교수는 “AI를 활용한 연구는 실질적으로 신약 개발에 있어 시간 절감과 비용 단축, 결과 값 정확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구개발을 위한 새로운 장들이 다양하게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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